내가 만든 최고의 옷 2
디자이너의 옷은 늘 누군가에게 평가된다. 그래서 반대로 물었다. 당신이 직접 평가하고 고른 이번 컬렉션 최고의 의상은? 2012 봄/여름 서울 패션위크에 참여한 여성복 디자이너 20인이 선별한 이번 시즌 나의 최고의 옷 세 벌과 그 이유.
정혁서&배승연
Concept 도시의 일상에 지친 여성들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린 ‘Fly Me Away’를 주제로, 실용적이고 경쾌한 룩을 연출했다.
Designer’ s Comment 1. 여름의 추억과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사랑스러운 꽃무늬 원피스에 잠옷 느낌의 팬츠와 목 베개를 매치했다. 마치 지금 막 여행지에 도착해 비행기 안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2. 진과 진의 매치가 경쾌하다. 그리고 여행을 떠날 때 데리고 갈 수 없는 우리 고양이들, 타쉬와 래쉬를 그림으로 그려 가방 포켓에 넣은 점이 웃음짓게 만든다. 3. 머리에 안대를 한 모델이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이 룩은 이번 시즌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동시에 여행에 대한 로맨스를 꿈꾸게 한다.
이승희
Concept 여성의 몸의 곡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유기적인 형태의 그림자, 그리고 그 몸의 움직임에 따라 생겨나는 또 다른 그림자 등 ‘숨쉬는 그림자’를 주제로 신비로운 감성을 담았다.
Designer’ s Comment 1. 인체의 몸에 생길 수 있는 수많은 그림자의 선을 조합해 그림을 그린 후 프린트로 입힌 드레스. 허리에서 등으로 넘어가면서 생기는 그림자의 모양을 구멍 장식으로 표현했다. 2. 흰색의 소재를 섞어 자연스러운 주름을 만들고, 시스루 장식을 더해 살아 있는 그림자인 몸의 선을 살렸다. 3. 저지와 실크 소재를 매치한 톱과 마치 그 톱의 그림자처럼 표현한 섬세한 바이어스 컷의 롱 스커트.
최지형
Concept 이번 시즌 ‘쟈니 해잇 재즈(Johnny Hates Jazz)’에서 ‘지 초이(Ji Choi)’로 이름을 바꾼 최지형. 1910년대 아르데코 양식의 그래픽 프린트와 마린 룩의 세일러 장식에서 영감 받았다. 특히 20세기 초반의 앙리 마티즈의 작품을 모티프로 한 회화적인 요소들을 볼 수 있다.
Designer’ s Comment 1. 가죽을 패치워크한 레깅스 팬츠와 주름진 재킷의 만남으로 재미있는 대비를 보여주고자 했다. 2. 간결한 실루엣에 회화적인 느낌으로 표현한 직선의 그래픽 프린트를 넣었다. 3. 아르데코풍의 주름 실루엣이 만들어내는 구조적인 분위기가 이번 시즌의 콘셉트를 명확히 드러낸다.
문영희
Concept 현대와 프랑스 벨 에포크 시대의 조화를 표현하고자 한 이번 컬렉션의 핵심은 면과 선이 분할된 ‘몬드리안 그래픽 아트’에 있다. 몬드리안의 작품을 한지 공예 버전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Designer’ s Comment 1. 리넨 소재에 굵게 잡은 주름을 더해 한없이 가벼운 감성을 강조했다. 2. 실크, 면 등 자연의 소재와 부드러운 색상의 조화를 면을 분할해 표현했다. 3. 몬드리안 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우리나라 조각보 기법으로 응용했다.
김석원&윤원정
Concept 휴양지에서의 나른함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절제된 실루엣으로 표현한 리조트 룩. 밝은 한낮에서부터 노을이 지는 저녁까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컬렉션을 선보였다.
Designer’ s Comment 1. 창백한 민트색 롱 드레스. 부드러운 실루엣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우아함으로 리조트에서의 여유와 낭만을 표현하고 싶었다. 2. 브런치와 함께 샴페인을 한잔 해도 좋을 듯한 느낌을 담은 시스 드레스. 로열 블루색의 청명함을 가늘고 유연한 실루엣에 담았다. 3. 빈티지 서핑 보드의 이미지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한 프리트 점프슈트와 비키니 브라, 간결한 디자인의 블레이저의 조합으로 휴양지의 멋을 담아내고 싶었다.
송자인
Concept 가벼운 실크와 입체적인 패턴, 기하학적인 프린트 원단을 사용해 성숙한 여성스러움을 표현했다.
Designer’ s Comment 1. 원색의 컬러 포인트로 평소보다 좀 더 화려한 룩을 연출했다. 2. 그래픽적인 줄무늬와 커팅 장식, 실크 시스루 소재 재킷의 율동적인 만남을 담았다. 3. 수채화처럼 표현한 꽃무늬 스커트에 나른한 부츠를 신는 연출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성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박춘무
Concept 번지다, 물들다. 물을 머금은 색이 스며들어 퍼져나가는 모습을 추상적인 느낌으로 의상 곳곳에 물들였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회화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Designer’ s Comment 1. 태극을 형상화한 붉은색과 푸른색의 번짐을 강조했다. 2. 힘이 넘치는 어깨와는 상반되는 언밸런스 커팅의 헴라인처럼, 구조적인 실루엣과 자연스러운 실루엣의 조화로 한국의 전통미를 드러내고 싶었다. 3. 열두 발 길이의 상모가 만들어내는 원형의 추상적인 아름다움은 이번 컬렉션의 중요한 모티프로 자리한다.
홍은주
Concept 봄과 여름을 가로지르는 부드러운 바람, 초여름 과일의 상큼함과 달콤함을 표현한 소재와 색상, 실루엣으로 계절의 낭만과 풍요로움을 노래한다.
Designer’ s Comment 1. 와인의 깊은 붉은색을 물들인 듯한 리넨을 워싱해 자연의 투박함과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 2. 도시적인 느낌의 흰색과 검은색 조합에 구김이 있는 저지와 워싱된 리넨 소재를 곁들였다. 3. 여름바람의 향기를 주제로 가볍고 달콤한 한여름의 낭만을 패치워크로 표현했다.
이재환
Concept 이번 시즌 주제는 ‘Flying Lesson 66’이다. 사람도 날 수 있다.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된다는 의미를 담았으며 이재환만의 코드명 66으로 표현한 옷을 입고 날아다니는 상상을 펼쳤다.
Designer’ s Comment 1. 미래지향적인 여성을 상상했다. 술 테이프 장식은 그 상상의 연결 고리가 된다. 2. 실버, 체인, 언밸런스 커팅 등 다채로운 조합을 차갑고 도도하지만 우아한 섹시함을 지닌 여성의 감성으로 표현했다. 3. 깃털 같은 가벼움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 실버 술 테이프 장식을 절제된 실루엣에 섬세하게 배치했다.
이보현
‘플라스틱 정글’을 주제로 이국적인 정글의 요소를 도시적인 세련된 느낌으로 풀어냈다. 현대인들이 도시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위협적이면서도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정글과 비슷하다는 아이러니함을 디자인 모티프로 삼았다.
런웨이 VS. 프론트 로의 스타
런웨이의 모델로, 프론트 로의 관객으로, 서울 패션위크를 빛낸 스타들.
<프론트 로의 스타> 1. 곽현주컬렉션 쇼의 서인영 2. 곽현주컬렉션 쇼의 포미닛 현아와 남지현 3. 푸시버튼 쇼의 고준희
VS. <런웨이> 1. 박윤수 쇼의 애프터스쿨 나나 2. 송지오 쇼의 김형준 3. 장광효 쇼의 인피니트 엘 4. 이상봉쇼의 카라 강지영
길이길이 기억되리!
옷만 예쁘다고 최고의 쇼가 되는 건 아니다. 아름다운 무대 연출로 쇼를 관람하는 즐거움을 한껏 끌어올린 컬렉션들.
1. 지춘희 모두 함께 샴페인 축배를 들 수 있도록 배려한 지춘희 컬렉션의 피날레. 행복했던 서울 패션위크의 첫날 밤. 2. 박춘무 서울중요무형문화재 3호 남사당놀이를 이수한 안중범이 상모돌리기를 펼쳤다. 뒤를 이어 등장한 태극 모티프의 회화적인 의상들은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게 만들었다. 3. 이상봉 단청이 그려진 큐브를 설치한 런웨이, 그리고 암흑 속에서 시작된 비보이의 화려한 퍼포먼스.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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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선영
- 포토그래퍼
- 박재영, Courtesy of Seoul Fashion W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