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NESS

새로운 시선과 영감을 가득 채워줄 새해의 전시

2024.12.29이재윤

NATURE GLORY

이채원, ‘고요의 바다’, 2024, Oil and Acrylic on Canvas, 181.8×227.3cm.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 작가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이채원은 자연을 직접 관찰할 뿐 아니라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기억의 조각을 문장과 그림으로 풀어내며, 온라인에서 편집된 가상의 풍경을 수집하고 구글 어스 같은 기술을 활용해 지구 반대편의 모습을 탐구한다. 그의 개인전 <모든 숨>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우리가 속한 생태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다. 작품 제목에 수없이 등장하는 단어 ‘숨’ ‘마음’ ‘호흡’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존재를 저마다의 맥박과 체온, 감정을 지닌 독립적이고 온전한 주체로 여긴다. 시적 감상이 흐르는 화폭에는 자유와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인간의 폭력성에 훼손된 크고 작은 실체에 대한 걱정이 함께한다. 1월 10일까지, 디스위켄드룸

기억의 시간

홍영인, ‘학의 눈밭’, 2024, 왕골, 자연 염색한 왕골, 스테인리스스틸, 두루미를 위한 8쌍의 신발 설치, 가변 크기. 협업 제작: 이충경(짚풀공예 명인).

그룹전 <언두 플래닛>은 2023년 강원도 철원군에서 5명(팀)의 작가와 서울대학교 기후연구실, 철원석담짚풀전수회, DMZ두루미평화타운 등이 함께 진행한 장소특정적 연구에서 비롯했다. 비인간, 대지미술, 커뮤니티라는 3가지 주제 아래 국내외 작가 17명(팀)이 모여 지구와 생명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 ‘봉희’라는 꿀벌을 주인공으로 분단과 냉전, 긴장과 충돌로 점철한 인간세계를 돌아보는 양혜규의 영상 작업 ‘황색 춤’(2024), 겨울철 철원으로 날아드는 두루미를 위한 홍영인의 왕골 신발, 대지미술의 일환으로 자연으로의 개입을 시도한 시마부쿠의 사진 작업, 버려진 천 위에 도시와 자연의 풍경을 그리는 하셀 알 람키의 작업까지. 모든 작품은 ‘기억’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연결된다. 1월 26일까지, 아트선재센터

시각 격차

박진아, ‘키친 01’, 2022, Oil on Linen, 100×190cm.

카메라 렌즈를 통해 포착한 일상의 장면을 담아내는 박진아가 개인전 <돌과 연기와 피아노>를 열었다. 유화와 수채화로 표현한 작가의 자연주의적 화법이 돋보이는 신작 36점을 만날 기회. 미술관 전시장, 레스토랑 키친, 피아노 공장을 찾은 그는 공간 속 인물의 행위보다 조리대와 조리 도구, 바닥에 깔린 시트지 같은 비주류적 요소에 집중한다. 특정 주제나 장면이 지닌 사회적 맥락이나 의미를 소거한 채 점, 선, 면의 형태적 관계를 부각한 것. 광각렌즈를 통한 선의 왜곡, 조명으로 인한 공간의 변형 등 사진에 담긴 여러 현상은 화면에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사진과 회화 사이 경계를 허물고 자율성을 획득하려는 작가의 실험은 계속된다. 1월 26일까지, 국제갤러리

COUNTERCULTURAL DECADE

James Rosenquist, ‘Shadows’, 1961, Oil on Canvas, 172.7×243.8cm.
James Rosenquist, ‘Bedspring’, 1962, Oil on Canvas with Painted Twine and Painted Wood Stretcher Bars, 91.4×91.4cm.

제임스 로젠퀴스트는 지난 50여 년간 여러 매체를 아우르며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개인전 <꿈의 세계: 회화, 드로잉 그리고 콜라주, 1961-1968>은 1960년대에 제작한 작가의 기념비적 회화와 비정형 캔버스, 연구작, 스케치, 소스 콜라주 등을 한데 모아 그가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립한 결정적 시기를 조명한다. 잡지에서 찾은 대중적 이미지를 결합한 콜라주, 다양한 도상을 파격적 비율로 병치한 화면 등 옥외 광고판 화가로 활동한 경험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시각적 어휘를 구축했다. 이렇게 탄생한 다차원적 작업물은 작가 개인의 서사를 넘어 정치, 과학, 예술, 역사 전반에 관심이 깊은 그의 끝없는 탐색이 낳은 결과다. 1월 25일까지, 타데우스 로팍 서울

    사진출처
    COURTESY OF KUKJE GALLERY, THIS WEEKEND ROOM, ASJC, THADDAEUS ROPAC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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