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춘희, 길 위의 인생

지춘희에게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의 수식어 외에도 ‘라이프스타일 멘토’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먹고, 입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 있어 뛰어난 안목과 열정을 지닌 그녀. 일상도, 여행도, 인생도 멋지게 꾸려나가는 그녀에게서 길 위의 인생을 배웠다.

흰색 드레스와 가방, 스팽글 운동화는 미스지컬렉션(Miss Gee Collection), 선글라스는 아이씨베를린(Ic! Berlin).

흰색 드레스와 가방, 스팽글 운동화는 미스지컬렉션(Miss Gee Collection), 선글라스는 아이씨베를린(Ic! Berlin).

지난 한 달 동안 디자이너 지춘희를 세 차례 만났다. 첫 번째는 <얼루어>의 ‘여행 아이콘’으로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한 자리였다. 여행 잡지가 집과 사무실 벽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온 터라 그녀를 ‘여행 아이콘’으로 선정하는 데 있어 조금의 망설임은 없었다. 식사를 하며 자유롭게 담소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여행에 대한 알짜배기 정보가 쏟아졌다. “여행을 가면 한 호텔에 머물지 않고 귀찮음을 감수하더라도 여러 호텔을 옮겨 다니려고 애써요. 유명한 디자이너나 아티스트가 디자인한 호텔은 일부러라도 찾아 다니면서 봐요. 평소에 잡지나 신문에서 호텔과 관련된 기사가 있으면 스크랩해두었다가 기회가 있을 때 찾아가고요.” 아름답고 좋은 것을 구별해낼 줄 아는 타고난 안목에, 수십 년간 여러 나라를 다니며 터득한 노하우에, 여행책과 잡지 등을 통해 모은 고급 정보까지 두루 갖추었으니, 그녀만큼 여행에 대해 잘 아는 이도 드물 것이다. 인터뷰도 좋지만 그보다는 여행길에 동행하며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바람이 더 컸다. “가까운 시일 안에 여행이나 출장을 떠날 계획이 있으세요?”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내일이오!”라는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한 잡지사와 매달 장소를 정해 배우와 함께 화보 촬영을 가는데 내일이 바로 그날. 화보 촬영의 스타일링은 물론 촬영 장소도 직접 정하는데, 이번에는 염전으로 유명한 전남 증도로 떠날 예정이라 했다. 2년 가까이 해오다 보니 촬영 스태프가 여행 메이트가 됐다고. 메이크업아티스트 고원혜와 사진가 이건호가 늘 함께하는 단짝이다. “남도로 내려간 김에 싱싱한 민어회도 먹고, 광주에 들러 무등산 자락에 자리 잡은 의재미술관에도 갈 계획이에요.” 그리고 다음 날 새벽, 증도로 떠났다.

전날 밤, 장마가 막 시작된 터라 밤새 폭우가 쏟아졌다. 새벽에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걱정은 됐지만 촬영 팀이 떠났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서둘러 출발했다. 여섯 시간쯤 달렸을까 점심시간쯤 돼서야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 앞에는 김장훈의 사진이 프린트된 대형 버스가 서 있었다. 지춘희와 절친인 김장훈이 그녀의 지방촬영을 위해 자신의 투어용 버스를 빌려준 것이다. 검은 자동문이 열리더니 흰색과 남색 줄무늬 티셔츠에 흰색 맥시 스커트를 입은 지춘희가 내렸다. 걸쳐 입은 베이지색 우비가 한 벌처럼 잘 어울렸다. “먼길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비가 많이 오네요. 그래도 참 좋죠?” 비바람에 휘날리는 우산을 붙들고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우비는 언제 준비해오셨어요? 트렌치코트처럼 멋스러워요.” “여행 다닐 때 우비와 우산은 꼭 챙겨요.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요.” 역시 여행 전문가다웠다. 때때로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와중에도 화보 촬영은 계속됐다. 해수욕장에서 시작된 촬영은 염전과 소금창고가 끝없이 펼쳐진 태평염전으로 이어졌다. 날이 흐린 탓에 눈처럼 하얀 소금밭은 볼 수 없었지만, 나무 창고 안에 소금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소금 창고가 옛날 일본식 가옥 같지 않아요? 하얀 소금밭은 없어도, 바람 불고 비에 촉촉이 젖은 섬도 운치 있고 멋지네요.”

증도와 광주 의재미술관에서 보낸 여행의 추억들. 길가에 핀 붉은 꽃, 비바람이 부는 증도의 숲, 끝없이 펼쳐진 염전, 그리고 사람들. 갑작스럽게 함께하게 된 여행길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어쩌면 불청객이었을지도 모를 우리를 기꺼이 동행으로 맞아준  촬영 팀이 그랬고, 맛깔스러운 전라도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해준 허달재 작가가 그랬고, 스태프들을 다정한 엄마처럼 살뜰히 챙기던 지춘희가 그랬다.

증도와 광주 의재미술관에서 보낸 여행의 추억들. 길가에 핀 붉은 꽃, 비바람이 부는 증도의 숲, 끝없이 펼쳐진 염전, 그리고 사람들. 갑작스럽게 함께하게 된 여행길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어쩌면 불청객이었을지도 모를 우리를 기꺼이 동행으로 맞아준 <여성중앙> 촬영 팀이 그랬고, 맛깔스러운 전라도 음식을 푸짐하게 대접해준 허달재 작가가 그랬고, 스태프들을 다정한 엄마처럼 살뜰히 챙기던 지춘희가 그랬다.

마지막 컷 촬영을 위해 셔츠 스타일의 흰색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촬영이 끝나갈 무렵, 저녁식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그녀는 식당에 민어회를 주문했다. “작은 건 맛이 없어. 크고 싱싱한 걸로 준비해달라고 해.” 촬영 때마다 현지의 맛있는 식당을 찾아내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는 것도 그녀의 몫이라고. “이제는 국내도 구석구석까지 다 알려졌잖아요. 신문에 나오는 여행기사는 항상 꼼꼼히 읽고 가보고 싶은 여행지나 식당에 대한 정보는 따로 스크랩해둬요. 다녀온 사람이 주는 정보를 다 모아서 가는 거니까 이보다 더 좋은 정보가 어디 있겠어요. 요즘은 국내여행 책도 많이 나와 있어서 시간 날 때마다 서점에 들러 찾아봐요. 얼마 전에는 서울에서의 여행을 소개한 책을 샀어요. 여성지 기자로 일하던 작가가 제주도에서 몇 년간 머물면서 펴낸 <제주도 비밀 여행 코스>란 책도 샀는데, 참 잘 썼더라고요.” 외국에 갔을 때도 서점에 들러 여행책과 지도를 사는 걸 잊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국 지도도 사고, 한국 지도도 사서 모아요. 지도 보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낯선 지명도 외우고, 길도 보고. 지도를 보면 사람들의 삶이 보여요. ‘중국과 라오스가 국경을 맞대고 있으니 같은 문화권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여행 다큐멘터리도 즐겨 봐요.”

그때 해안가 옆에 자리한 작은 식당 앞에 버스가 멈춰 섰다. 식당 안에는 붉은빛이 도는 싱싱한 민어회와 짚에 돌돌 말아 구운 낙지, 고소한 참기름 향이 폴폴 풍기는 낙지회와 맛깔스럽게 버무린 밑반찬이 한 상 차려져 있었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를 정도였다. “맛을 모르는 사람은 멋이 없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여행의 큰 즐거움이잖아요. 요즘 국내 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실망스러울 때가 많아요. 예전에 그 맛깔스럽던 전라도 음식들, 어느 집에 들어가도, 오천원짜리 백반도 맛있었던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평소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지인들을 초대해 직접 차린 밥상을 대접하는 그녀이기에 식당을 고르는 기준도 깐깐할 것 같았다. “식당을 고르는 정해진 기준은 없어요. 음식도 유행이 있고 그 나라만의 음식문화가 있는 거니까 그때마다 달라요. 싸고 맛있는 집이 가장 좋고, 비싼 대가를 치렀다면 그만큼 값어치를 해야겠죠. 여행지에서는 시간이 많지 않기에 여행을 가기 전 계획을 꼼꼼히 짜는 편이에요. 미리 공부도 하고 약도도 보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호텔이나 식당도 살펴보면 하루를 있어도 오래 머문 것처럼 느껴지지요.” “때로는 계획없이 떠난 여행이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잖아요?” “시골 같은 데서는 길을 걷다가 마음이 끌리는 데로 무작정 들어가기도 해요. 프랑스 니스를 여행할 때 골목을 헤매다가 한 허름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마을에서 이름난 식당이었어요. 그때 먹은 음식이 얼마나 맛있었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맛있는 음식과 여행 이야기에 이날 저녁은 배도 마음도 든든했다.

다음 날 아침, 전날 비가 내린 게 야속하게도 하늘이 맑게 갰다. 전날 촬영을 모두 마친 촬영 팀의 얼굴에도 여유가 묻어났다. 숙소를 떠나 광주로 향하는 길, 붉은 흙이 깔린 양파밭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길가에는 붉은 자루에 담긴 양파가 견고한 벽을 이루고 있었다. “흙 색깔이 참 곱죠?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 창밖을 내려다보면 그 나라의 땅의 색깔, 대지의 느낌이 전해져요. 땅이 구획이 되어 있고 밭을 가는 정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데 위에서 보면 얼마나 근사한지 몰라요. 북아프리카는 땅이 초콜릿색이에요. 멕시코는 둥글둥글한 나무숲의 윗부분만 보이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고요.” 문득 그녀가 디자인한 옷의 색깔이 자연의 색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행을 통해 보고 느낀 것들이 작업의 영감이 되어주는지 물었다. “물론이죠. 6개월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에 따라 컬렉션이 결정되는 거니까요. 투스카니로 가는 길에 아름답게 핀 빨간 제라늄이 눈길을 사로잡고 가을 햇빛에 노랗게 타 들어가는 해바라기가 마음에 들어오면 그 자체가 프린트의 문양이 되는 식이죠. 골프만 줄기차게 치면 구름과 잔디만 떠오르고 그럼 그게 또 프린트가 되고요.”

양파밭을 지난 버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장을 지나쳤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마트와 백화점만 가지 재래시장은 통 가지를 않아요. 그러니 제철 음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느 지역에서 나는 채소와 과일이 맛있는지도 모르죠. 그 지방에 대해 알고자 하면 시장에 가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아요. 낯선 여행지에 가면 반드시 시장을 찾아요. 현지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 시장의 분위기와 사람들에게서 풍기는 느낌 같은 것을 관찰해요. 모로코에 갔을 때는 땅에서, 자연에서 얻은 향신료의 색감이 참 좋았어요. 시간에 따라서도, 계절에 따라서도, 빛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게 자연이니까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작품은 없을 거예요.” 자연이 아름다운 여행지를 추천해달라는 말에 최근에 다녀온 뉴질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뉴질랜드는 자연과 관광이 자연스럽게 맞물린 곳이에요. 골프장 역시 자연 속에 녹아 있죠. 넓은 초원에 창고처럼 한 채씩 자리한 호텔인 ‘로지’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요. 창밖으로 하늘과 초원이 펼쳐진 로지에서 자고 골프도 치고 양떼도 보고 절벽도 보고 바람도 맞고 별도 막 쏟아지고. 그렇게 큰 별은 처음 봤어요. 자연이 주는 선물인 것 같아요.”

스페인, 라스베이거스, 뉴질랜드 등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 여행을 통해 보고 느낀 것들은 그녀의 작업에 영감이 되어준다.

스페인, 라스베이거스, 뉴질랜드 등을 여행하며 촬영한 사진들. 여행을 통해 보고 느낀 것들은 그녀의 작업에 영감이 되어준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버스는 푸르름으로 물든 무등산 초입에 멈춰 섰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따라 걸은 지 10여분쯤 지났을 무렵 푸른 숲과 나무에 둘러싸인 의재미술관에 도착했다. 미술관 지하 갤러리에는 하얀 매화가 피어 있는 한국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언젠가 서울의 한 갤러리에 갔는데 이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예전에는 동양화가 쉬운 그림이라 생각해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그림을 보고 동양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매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이 있나봐요. 머리맡에 놓으면 하얀 매화가 머리 속으로 쏟아질 것 같아요. 그림도 좋지만 그림에 적혀 있는 글도 참 좋아요. ‘마음이 붉으면 매화도 붉고, 마음이 희면 매화도 희다’ 나는 흰 매화가 좋아요.” 외국에 나가서도 갤러리나 미술관을 자주 찾는지 궁금했다. “자주 찾는 편이지만 역사를 공부하거나 장황한 설명을 듣기보다 그냥 보고 느끼려고 해요. 갤러리에서 보는 그림은 다 좋지만 집에 두는 그림은 편안한 게 좋아요. 좋은 그림은 미술관 가서 보고 집에는 편안한 그림을 두고 오래오래 보는 거죠.” 찬찬히 그림을 둘러보고 매화 그림을 그린 허달재 작가와 함께 숲 속에 자리한 다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은 주인을 닮는다 했던가. 넉넉한 웃음과 여유로움이 그림과 꼭 닮았다.

인생이 여행이고, 여행이 인생이라 말하는 그녀와 함께했던 여행은 일상처럼 잔잔하고 편안했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것에 가치를 두는 지춘희에게 여행은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일상의 연장선이자 특별한 선물이다. 언젠가 탱고를 배워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뒷골목의 탱고 추는 곳에 들어가 그 정취를 맛보고 싶다는 그녀는 진정한 여행의 멋을 아는 사람이다.

1 여행 잡지와 스크랩한 자료가 가득한 사무실 벽장과 골프 마니아인 그녀가 추천한 골프 여행 책들. 2 아이패드에는 호텔과 여행 정보를 담은 어플이 가득하다. 3 여행을 가기 전에 호텔과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는 물론 위치까지 정확히 확인한다. 4 비행기나 호텔에 슬리퍼가 없을 때를 대비해 슬리퍼를 챙긴다. 5 여행지에서 격식을 차려 입어야 할 때를 위해 클러치백 한두 개는 꼭 챙긴다. 컬러는 무난한 게 좋다. 6 그녀가 즐겨 하는 패션 소품이자 트레이드마크가 된 다양한 디자인의 선글라스. 7 리조트로 여행을 갈 때 반드시 챙기는 모자와 수영복, 그리고 랩스커트. 8 기계주름이 잡힌 새틴 소재의 원피스는 둥글게 말 수 있어 짐의 부피를 줄여준다. 9 비행기 안에서 사용할 화장품은 샘플을 이용해 부피를 줄인다. 10 평소 샘플로 받은 화장품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여행 키트에 담는다. 11 자연으로 떠날 때는 원색의 옷을 준비한다. 격식을 차리는 정찬을 위한 원피스도 여벌로 챙긴다.

1 여행 잡지와 스크랩한 자료가 가득한 사무실 벽장과 골프 마니아인 그녀가 추천한 골프 여행 책들. 2 아이패드에는 호텔과 여행 정보를 담은 어플이 가득하다. 3 여행을 가기 전에 호텔과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는 물론 위치까지 정확히 확인한다. 4 비행기나 호텔에 슬리퍼가 없을 때를 대비해 슬리퍼를 챙긴다. 5 여행지에서 격식을 차려 입어야 할 때를 위해 클러치백 한두 개는 꼭 챙긴다. 컬러는 무난한 게 좋다. 6 그녀가 즐겨 하는 패션 소품이자 트레이드마크가 된 다양한 디자인의 선글라스. 7 리조트로 여행을 갈 때 반드시 챙기는 모자와 수영복, 그리고 랩스커트. 8 기계주름이 잡힌 새틴 소재의 원피스는 둥글게 말 수 있어 짐의 부피를 줄여준다. 9 비행기 안에서 사용할 화장품은 샘플을 이용해 부피를 줄인다. 10 평소 샘플로 받은 화장품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여행 키트에 담는다. 11 자연으로 떠날 때는 원색의 옷을 준비한다. 격식을 차리는 정찬을 위한 원피스도 여벌로 챙긴다.

지춘희의 여행 노하우

1 호텔 선택의 노하우 “호텔은 잠을 자고 쉬는 곳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편안함이 유지되어야 해요. 침대, 이불, 분위기를 염두에 두고 골라요. 누웠을 때 침대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호텔 사진을 보면 느낌이 와요. 너무 클래식한 호텔도 싫고 너무 모던해서 몸까지 뻣뻣해질 것처럼 경직되는 호텔도 싫고, 디자인에 지나치게 집중해서 장난치는 것 같은 곳도 싫어요. 잠자기 전에 욕조에 몸을 담그고, 머리맡에 늘 읽을 거리를 준비해가죠.”

2 비행기에서의 피부 관리 노하우 “세안을 깨끗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클렌징 오일과 물수건으로 닦아내고 수분 크림을 듬뿍 발라요. 비행기 안에서는 팔, 다리도 건조해지기 때문에 샘플 크림을 잔뜩 챙겨서 듬뿍 바르죠. 그리고 실내 조명이 다 꺼지면 마스크 팩을 붙이고 사람들이 많을 때는 아이전용 마스크 팩을 붙여요. 얼굴에 미스트도 수시로 뿌려요.”

3 짐 싸는 노하우 “도시로 가느냐 리조트로 가느냐에 따라 옷이 달라지죠. 자연으로 갈 때는 가능하면 검은색은 안 가져가고 누트럴 톤이나 초록이나 오렌지, 노랑 등 원색이 들어간 옷을 주로 가져가요. 길지 않은 여행이라면 챙겨 가는 신발이 두 개가 넘지 않도록 옷을 정하는 게 중요해요. 검정 신발에 베이지는 괜찮지만 브라운은 어울리지 않잖아요. 그래서 먼저 색깔을 정해요. 기본 색깔 하나를 맞춰서 싸면 옷 싸기가 편하죠. 운동화에 편한 차림이면 저녁식사를 하러 갈 때 입을 원피스와 구두도 따로 챙겨요. 현지의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 스웨터와 비옷, 우산은 반드시 준비하고요.”

4 기념품 사는 노하우 “예전에는 작은 기념품을 많이 사왔는데, 막상 둘 데도 없고 먼지만 잔뜩 쌓이더라고요. 요즘은 되도록이면 큰 걸 사와요. 의자나 가구처럼 확실하게 쓸 수 있는 것이오. 나무쟁반, 나무접시 등 나무로 만든 큰 그릇도 좋아해요.”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조은선
    포토그래퍼
    안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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