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얼루어 그린 캠페인으로의 초대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얼루어 그린 캠페인’. 캠페인이 열린 4월의 남산은‘ 친환경’을 생각하기에도, 밴드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에도 최고의 장소다. 가장 푸르렀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에 전한다.
4월 들어 이토록 화창한 날이 있었을까? 전날 내린 비는 방금 닦은 유리창처럼 말끔한 하늘과 촉촉해진 잎새를 제외하면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친환경’과 ‘얼루어링한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이야기하는 얼루어 그린 캠페인이 올해로 4회를 맞이했다. 그리고 올해도 남산을 찾았다. ‘서울’과 ‘남산’은 언제나 어울리는 한 쌍이지만, 행사가 열린 지난 4월 24일의 남산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 찼다. 절정을 향해가는 벚꽃의 물결,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을 따라 사람들의 행렬이 향한 곳은 행사가 진행된 N서울타워 앞 광장. 친환경을 외치면서 환경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플래카드 몇 장을 빼면 행사를 알리는 어떤 이정표도 만들지 않았지만 ‘환경’과 ‘친환경적인 삶’을 생각하는 수많은 발걸음은, 길을 헤매는 법이 없었다. <얼루어>는 지난해부터 녹색연합과 함께 산양 보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산양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그린 캠페인 행사 수익금은 모두 산양 보호 프로그램에 기부했고, 지난 겨울에는 산양 보호 서식지인 울진군을 방문하기도 했다. 단발적인 행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랑하고 싶은 관심과 노력이다.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얼루어>를 위해 만든 에코 티셔츠를 판매한 팝업 스토어, <얼루어>와 뜻을 함께하는 브랜드 부스와 에코 플리마켓, 북스토어, 그리고 에코 클래스까지, 4월 24일의 남산은 분주했다. 그리고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을 무렵, 에코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스윗소로우 네 남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껏 달콤하게 만들어놓은 남산의 공기를 밴드 몽구스가 ‘청춘의 밤’을 외치며 이어받았고, 김창완밴드가 10곡을 완주하던 순간, N서울타워에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얼루어 그린 캠페인의 완성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그린 라이프를 알리는 신호였다.
얼루어 팝업 스토어
<얼루어>는 팝업 스토어의 주제를 에코 티셔츠로 잡았다. 멸종 위기에 처한 산양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해 10명의 일러스트레이터는 산양을 그렸고, 10명의 패션 디자이너는 이 산양 그림을 넣은 티셔츠를 디자인했다. 그리고 한승연, 여진구, 박시연, 백진희 등 10명의 셀러브리티는 이 특별한 산양 티셔츠를 입고 촬영을 했다. 이처럼 여러 명의 손길이 모여 만들어진 산양 티셔츠가 얼루어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되었다. 한편 15개의 국내 패션 브랜드에서도 이 팝업 스토어를 위해서 에코 티셔츠를 기증했다. 이렇게 모인 티셔츠의 인기는 하늘을 찔러서, 문을 연 지 2시간 만에 거의 모두 판매되었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녹색연합의 산양 보호 프로그램을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
그린 북 스토어
문학동네 출판그룹의 달출판사와 톨출판사에서 기부한 리퍼브 북 300권을 모은 그린 북 스토어도 한쪽에 자리잡았다. ‘리퍼브 북’은 서점에 입고되었으나 구매자의 변심 등 다양한 이유로 다시 환불 처리된 도서를 가리키는 말. 내용도, 표지도 멀쩡하지만 판매는 어려워진 300권의 책이 그린 캠페인을 통해 창고에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컴컴한 창고 속에 있던 수많은 활자와 종이가 <얼루어> 독자들 덕분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 떠나게 됐다. 문화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완벽한 이벤트였던 셈이다. 도서의 판매 수익금 역시 녹색연합에 전달될 예정이다. 책은 다 팔렸냐고? 물론이다.
에코 쿠킹 클래스
국내산 친환경 식재료만 사용하는 코리안 다이닝을 선보이는 ‘다담’의 정재덕 셰프가 행사장을 찾았다. 쿠킹 클래스의 타이틀은 바로 ‘내 남자친구를 위한 채식 레시피’. 두부와 견과류를 사용해 만든 채식 마요네즈를 재료 삼아 달걀과 빵, 야채, 과일을 넣은 채식 샌드위치를 완성했다. 이날 만든 샌드위치는 정재덕 셰프가 직접 준비한 도시락 상자에 곱게 담겨 참가자들의 손에 쥐어졌다.
특별한 메이크업 서비스
아마 <얼루어> 독자들이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마주한 부스는 맥의 부스가 아니었을까? 무려 4곳에서 수정 메이크업 이벤트를 펼친 맥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말 그대로 재능기부자였다. 수정 메이크업 비용인 1천원은 고스란히 환경보호 기금으로 전달되니까. 곱게 하고 나온 메이크업이 남산의 봄 햇살에 지워져 속상하던 <얼루어> 독자들은, 맥의 착한 손길에서 다시 생기를 찾았다.
남산숲체험
남산이 예전에는 목멱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아는지? 숲 해설가의 인솔하에 <얼루어> 독자들이 총 3팀으로 나뉘어 남산길을 걷는 자리가 마련됐다. ‘명동에 땐스홀을 허하라’고 말하던 명동 멋쟁이들이 활보하던 근대 시절, 남산은 서울에 거주하던 당시 일본인들의 무대이기도 했다. 남산에 벚나무가 많은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남산에 60여 종의 새가 살고 있고, 목련은 봉오리가 붓처럼 생겨 모필화라고도 불리며, 나폴레옹이 사랑한 노란제비꽃도 봄의 남산을 수놓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숲 해설가가 이야기하는 남산은 역사와 생명이 함께 숨쉬는 공간이었다. 남산을 생태학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남산의 밤, <얼루어>의 밤!
남산에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팔각정 앞에 마련된 에코 콘서트의 무대에 불이 들어왔다. ‘에코 레이디’이자 사회를 맡은 모델 송경아가 산양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르자 남산 광장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무대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어서 무대에 오르는 네 남자, 그리고 봄의 밤공기 속을 가로지르며 울려 퍼지는 달콤한 하모니. 누굴까? 그렇다. 스윗소로우였다! 올 초 발매한 신곡 ‘첫 데이트’의 가사, ‘스땁따루라 뚜라랏따’는 하루 종일 계속된 부스 구경과 행사로 지친 팔다리가 순식간에 말랑말랑해질 정도로 달콤했다. <무한도전> 출연 이후 전 국민의 노래가 된 ‘정주나요’는 또 어땠나. 어떤 ‘락페’의 ‘떼창’도 부럽지 않았다. 한껏 달콤해진 분위기는 밴드 몽구스가 무대에 오르며 밤을 향해 달려갔다. 첫 번째 곡은 남산의 밤에 더없이 잘 어울린 ‘서울의 밤, 청춘의 밤’이었다. 서울의 밤을 외치기에 남산보다 더 나은 장소가 있을까? “춤추지 않는 당신은 21세기의 몬스터!”라고 외치는 보컬 몽구의 고함 앞에 사람들은 모두 뛰고 춤췄다. 물론 “아름다운 밤입니다. 하지만 여기 <얼루어>의 뜻깊은 행사에 자리한 여러분이 더 아름다워요”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달구어질 대로 달구어진 무대 위에 김창완 밴드가 올랐다. “남산에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역시 좋군요”라는 짧은 인사말 외에 별다른 말 없이, 그는 에코콘서트 1주일 전에 발매한 35주년 기념 앨범 <분홍굴착기>에 수록된 10곡을 쉬지 않고 불렀다. ‘아니 벌써’가 남산에 울려 퍼지던 순간에는 남산을 찾은 시민들까지도 하나 되어 흥겹게 춤을췄다. 밴드의 마지막 곡이 끝나고, 무대의 불빛이 꺼지고, 남산에 완연한 어둠이 내린 찰나. N서울타워는 ‘환경’과 ‘그린 라이프’를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이 초록 불빛은 반포에서도, 한남에서도, 아니 남산이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그 초록색 기운이 서울 곳곳에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봄기운 촘촘한 남산을 내려왔다.
에코 브랜드 이벤트
N서울타워 광장에 <얼루어>와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전하는 데에 뜻을 모은 13개의 브랜드 부스가 세워졌다. 참가자들은 환경서약을 하고, 운동화끈에 그림을 그리고,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1 직접 만드는 신발, 빅토리아 슈즈
빅토리아 슈즈는 100% 천연 캔버스와 고무, 인체에 무해한 오가닉 염색제를 사용한다. 에코키트의 제품을 담은 에코백 제작을 비롯, 풍성한 행사 내용이 돋보였다. 빅토리아 슈즈의 제품 소개와 역사를 담은 간단한 사진집 <꼴로레스 드 빅토리아> 증정을 비롯해 저렴한 가격에 슈즈를 판매하고, 구입한 신발을 레이스와 페인트 마커로 꾸밀 수 있는 이벤트도 열렸다.
2 녹차의 여정을 따라, 이니스프리
이니스프리는 녹차 씨앗이 어떤 과정을 거쳐 화장품으로 탄생하는 지를 보여주고, 그 순서를 맞히면 샘플 키트를 증정하는 흡사 생물시간과도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이니스프리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독자 중 2시간에 한 번씩 당첨자를 뽑아서 정품 씨드크림을 증정하기도 했다.
3 에코 플랜트 증정, 멜비타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의 대명사인 멜비타는 샘플 증정과 동시에 베스트 셀러 아이템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플로럴 부케 나르시수스 에센스 워터, 소프트 시어버터, 아르간 제라늄 롤온 뷰티 오일, 플로럴 부케 클렌징 폼, 로즈넥타 데이 크림 등 멜비타를 대표하는 제품들은 독자들의 호응 속에 판매됐다. 500명에게는 화분과 흙, 씨앗이 증정되는 에코 플랜트를 받아가는 행운이 주어졌다.
4 재생용지를 사용하는 브랜드, 폴라초이스
포장에 사용되는 모든 용지를 재생용지로 만드는 폴라초이스는 친환경과 가장 가까운 브랜드 중 하나다. 직접 만져보며 그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재생지를 진열함은 물론, 재생용지로 나만의 에코 노트를 만드는 이벤트도 열었다. 환경과 폴라초이스에 대한 상식을 체크하는 코너도 마련되었으니 바로 크로스 퍼즐! 다 맞춘 참여자에 한해 피부 타입에 맞는 마스크와 샘플 3종류를 선물하기도 했다.
5 리사이클 아트, 스킨푸드
새로 나온 탄산수 풋사과 라인을 모티프로 곳곳에 풋사과 모형을 장식한 싱그러운 스킨푸드 부스는 2011년 슈퍼모델 우승자와 함께 친환경 라이프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고 사과 음료와 신제품 테스팅을 진행했다. 마무리는 방문자들이 사과주스를 먹고 난 종이컵을 수거해 풋사과 모양의 리사이클 아트를 만드는 것!
6 오가닉 화장품의 시초, 닐스야드
닐스야드는 1980년 런던 근교에 자리한 닐스야드에서 시작됐다.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허브와 약재를 사용하는 이 영국에서 날아온 오가닉 화장품 브랜드는 비누와 향초, 오가닉 소재 손수건과 재활용 종이로 만든 연필 증정 등 다트를 맞힌 사람에게 해당 상품을 선물했다. 샘플 제품 테스트와 각종 허브를 구경할 수 있어 다트가 빗나가도 속상하지 않았다.
7 꿀벌을 지켜요, 버츠비
누가 뭐래도 버츠비는 꿀벌을 사랑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꽃도, 열매도, 그리고 인류도 사라질지도 모른다. 버츠비의 부스에는 꿀벌이 사라져가는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꿀벌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10가지 행동을 소개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모두에게 ‘썬 프로텍팅 패션프루트 립밤 SPF8.5’를 증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8 내가 남긴 그린 메시지, 프리메라
아모레퍼시픽의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인 프리메라의 부스는 풍성한 이벤트로 가득했다. 독자들은 샘플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내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찾고 이벤트 참여를 통해 프리메라 오가니언스 5종 샘플과 재생 노트를 선물 받았다. 그중 가장 뜻깊은 행사는 재생지를 이용해 만든 담벼락에 메시지나 그림을 남기는 것.
9 건강한 향기 생활, 아로마티카
프랑스 에코서트 인증을 받은 아로마티카는 합성향이 인체와 환경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렸다. 합성향을 가리키 ‘Perfume’, ‘Fragrance’가 적힌 용기를 가져오면 100명에게 에로틱무드 롤온 정품을 증정하고, OX퀴즈를 통해 답을 맞히면 인도 재스민 삼박 오일이 들어간 핸드크림과 로즈플로럴 워터를 선물하는 이벤트가 이어졌다. 클렌저와 세럼, 플루이드를 넣은 샘플 키트가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 바로 “건강하게 향을 즐기자!”는 것이었다.
10 1회용 페트병 대신 타파웨어 브랜즈
타파웨어는 친환경 라이프의 기본인 물병을 가득 들고 얼루어 그린 캠페인을 찾았다. 에코 서약을 하고 다트를 던져서 당첨자에게 핑크색 에코 주니어 물통을 증정했는데, 광장 곳곳에 자리한 수도에서 분홍색 타파웨어 브랜즈의 물병에 물을 가득 담아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11 에코백 패키지 증정, BNX
BNX는 우리가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과하고 있는 대기오염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행사장을 찾았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위한 생활 실천을 한 가지씩 약속하는 독자에게 <얼루어>를 위해 직접 만든 에코백 패키지 1천 개를 증정했다.
12 에코 트리 만들기, 액티비아
건강음료인 액티비아의 부스는 에어볼 게임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버튼을 눌러 빙글 빙글 돌아가는 에어볼을 멈춰 당첨되는 행운의 주인공에게 무려 14일 동안 액티비아를 배달해주는 게임이다. 3천 명의 독자에게 선사한 얼루어 에코 키트에 들어 있던 액티비아의 빈 병을 부스로 가지고 오면 그 병을 모아 에코트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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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이마루
- 포토그래퍼
- 안형준, 조세영, 이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