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루어 그린 캠페인_산양을 이야기하다 1

일러스트레이터는 산양을 그리고, 디자이너는 일러스트를 담아 티셔츠를 만들었다. 그리고 10명의 셀러브리티가 그 티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건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한 산양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이강훈
불쌍하고 나약한 산양이 아닌 ‘우리는 공존해야 한다’고 당당히 말하는 산양의 눈빛을 표현했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이며 천연기념물인 산양을 직접 본 이들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사람들은 한약재와 박제, 식용을 위해 산양을 무분별하게 잡아들이기 시작했고 산양의 수는 급격하게 줄어갔다. 햇볕이 잘 들고 가파른 암벽지대에 서식하는 산양은 사람이나 동물이 드나들지 않는 바위 구멍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한번 살 곳을 정하면 죽을 때까지 그곳을 떠나지 않는다. 산양의 주요 서식지 중 월악산과 설악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고 비무장지대는 일체의 개발행위가 통제되어 그나마 안심이 되지만 울진과 삼척지역은 여전히 산양 보호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에 녹색연합은 산양을 위한 산양 보호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얼루어>는 지난해 ‘얼루어 그린 캠페인’을 통해 마련한 수익금 전액을 녹색연합의 산양 프로젝트에 기부해 그들의 활동을 도왔다. 기부금은 산양 서식지의 무인 카메라 설치를 통한 모니터링 활동, 울진 지역 주민과 청소년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에 쓰였다. 올해 <얼루어>는 더 많은 이들에게 산양 보호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서 10명의 일러스트레이터, 패션 디자이너, 셀러브리티와 마음을 모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 특별한 티셔츠는 오는 4월 24일 남산에서 열리는 ‘얼루어 그린 캠페인’에서 판매되며 티셔츠 수익금은 전액 산양 보호를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275C가 그리고 지초이(Jichoi) 최지형이 디자인한 티셔츠. 팬츠는 지초이. 니트 모자는 질 바이 질 스튜어트 바이 해츠온(Jill by Jill Stuart by Hats on). 목걸이와 반지는 엠주(Mzuu). 체인 장식 팔찌는 엠디엠지(Mdmz). 나머지 팔찌는 모두 에디터 소장품. 헤어 | 이현(제니하우스 올리브점) 메이크업 | 오윤희(제니하우스 올리브점)

275C가 그리고 지초이(Jichoi) 최지형이 디자인한 티셔츠. 팬츠는 지초이. 니트 모자는 질 바이 질 스튜어트 바이 해츠온(Jill by Jill Stuart by Hats on). 목걸이와 반지는 엠주(Mzuu). 체인 장식 팔찌는 엠디엠지(Mdmz). 나머지 팔찌는 모두 에디터 소장품. 헤어 | 이현(제니하우스 올리브점) 메이크업 | 오윤희(제니하우스 올리브점)

박시연
“소설 를 읽다보니 산양이 나오더라고요. 궁금해서 자료를 뒤져봤어요. 멸종 위기 동물이란 건 그제야 알게 되었는데 눈빛이 참 선한 동물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얼루어>에서 산양 보호 캠페인의 제의를 받았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어요. 이렇게 산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화보 촬영을 하는 것만으로 산양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기뻐요. 오랫동안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인지 멸종 위기 동물에게도 마음이 가요. 살아 움직이는 생명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요즘에는 친구 효리에게서 많이 배워요. 유기견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하루 빨리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이번 캠페인이 좋은 시작이 될 것 같아요.”

이크종이 그리고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고태용이 디자인한 티셔츠. 팬츠는 비욘드 클로젯. 모자는 헬렌 카민스키(Helen Kaminski). 헤어&메이크업 | 오미영

이크종이 그리고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고태용이 디자인한 티셔츠. 팬츠는 비욘드 클로젯. 모자는 헬렌 카민스키(Helen Kaminski). 헤어&메이크업 | 오미영

여진구
“8박 9일 동안 촬영을 위해 이탈리아를 다녀왔어요. 책에서만 보던 유적지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중심가에서 조금만 멀어져도 훌륭한 자연경관이 펼쳐진다는 거예요. 거리도 깨끗하고 나무와 꽃이 정말 많더라고요. 산으로 들어가는 길도 산을 깎아서 만든 게 아니라 산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길을 만들었어요. 사람은 좀 불편해도 그곳에 서식하는 식물과 동물에게는 다행인 일이죠. 산양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웠어요. 사람의 편리와 욕심 때문에 산양이 살고 있는 터전을 망가뜨리는 건 정말 이기적인 행동이에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산양을 도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샴푸와 린스를 적게 쓰고 이면지를 사용하고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작은 행동들이 깨끗한 환경을 만들고 그것이 산양이 살아가는 환경 또한 바꿔줄 거라고 믿어요.”

김시훈이 그리고 칼 이석태(Kaal E. Suktae)가 디자인한 티셔츠. 스커트는 칼 이석태. 헤어밴드로 연출한 스카프는 데뷰턴트(Debutante). 팔찌는 모두 엠주. 헤어&메이크업 | 오미영

김시훈이 그리고 칼 이석태(Kaal E. Suktae)가 디자인한 티셔츠. 스커트는 칼 이석태. 헤어밴드로 연출한 스카프는 데뷰턴트(Debutante). 팔찌는 모두 엠주. 헤어&메이크업 | 오미영

한승연
“지난해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 덕분에 우리 집도 더 평화로워졌어요. 싸움을 하려 하면 애들이 와서 짖거든요. 강아지를 키우면서 위기 동물, 야생 동물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동물 농장>도 진행하게 되었고 이렇게 산양을 도울 수 있는 캠페인에도 참여하게 되었고요. 저의 친환경 행동이요? 항상은 아니지만 시간이 될 때는 도시락을 싸서 다녀요. 배달 음식 쓰레기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절수용 샤워기를 쓰면서 물 사용량도 눈에 띄게 줄었어요. 강아지를 목욕시키기에도 훨씬 편하고요. 일본의 공중 화장실 중에는 일회용 변기 커버를 쓰지 않고 세제로 닦을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 많아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완전히 회복하는 건 어렵더라도 우리가 노력하면 분명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분명 그렇게 될 수 있을 거예요”

이크종
안경은 꼭 필요한 물건이지만 패션의 용도로 쓰는 경우도 많다. 산양을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은 진심인 걸까, 패션인 걸까. 산양을 바라보는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두식앤띨띨
짙은 갈기와 작은 뿔을 가진 산양의 얼굴, 그 아름다운 얼굴을 오래오래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올드독이 그리고 뎁(Debb) 윤원정이 디자인한 티셔츠. 재킷과 스커트는 뎁. 목걸이로 연출한 헤어밴드는 꼴레트 말루프(Colette Malouf). 뱅글은 아즈나브르(Aznavour). 반지는 엠주. 양말은 해피삭스(Happy Socks). 슈즈는 게스 슈즈(Guess Shoes). 헤어 | 한결(바이라), 메이크업 | 경아(바이라)

올드독이 그리고 뎁(Debb) 윤원정이 디자인한 티셔츠. 재킷과 스커트는 뎁. 목걸이로 연출한 헤어밴드는 꼴레트 말루프(Colette Malouf). 뱅글은 아즈나브르(Aznavour). 반지는 엠주. 양말은 해피삭스(Happy Socks). 슈즈는 게스 슈즈(Guess Shoes). 헤어 | 한결(바이라), 메이크업 | 경아(바이라)

백진희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환경을 위해 제가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웬만하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고, 집에서 분리배출도 열심히 하고 있고, 촬영장에 갈 때는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종이컵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가족들과 외출을 할 때는 제 것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텀블러까지 꼭 챙겨요. 물론 누구나 하고 있는 아주 작은 행동일 거예요. 하지만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서 결국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산양은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처음 알게 된 동물인데 조그만 뿔과 맑은 눈이 참 귀여웠어요. 멸종동물로 지정된 동물인 만큼 많은 사람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할 것 같아요. 저 역시 앞으로도 계속 산양에게 관심을 가질 거고요.”

이강훈이 그리고 파츠파츠 바이 임선옥(Partsparts by Imseonoc)의 임선옥이 디자인한 티셔츠. 스커트는 파츠파츠 바이 임선옥. 헤어밴드는 꼴레트 말루프. 헤어&메이크업 | 오미영

이강훈이 그리고 파츠파츠 바이 임선옥(Partsparts by Imseonoc)의 임선옥이 디자인한 티셔츠. 스커트는 파츠파츠 바이 임선옥. 헤어밴드는 꼴레트 말루프. 헤어&메이크업 | 오미영

이은원
“<지젤> 공연이 끝나고 바로 <스파르타쿠스> 공연 연습에 들어갔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발레를 하다 보면 물을 많이 마시게 되요. 그때마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쓰레기 양이 엄청날 거예요. 텀블러에 물을 받아 마시는 건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무용수들도 음료수를 뽑아먹는 대신 집에서 준비해온 텀블러에 티백을 넣어 마시거나 비타민을 넣어 마시죠. 커피숍에도 텀블러를 들고 가서 담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요. 친구들에게 저는 일명 ‘BMW’ 타는 아이로 통해요. 여기서 ‘BMW’란 버스, 메트로, 워킹을 줄인 말이예요. 정말 급할 때를 제외하고는 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요. 집이 노원구라서 예술의전당까지 오려면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해요. 워낙 어릴 때부터 그렇게 다녀서 익숙하기도 하고 지하철을 타면 연습 시간에 늦을 일도 없으니 좋아요. 생명이 있는 건 다 소중해요. 산양도 마찬가지예요.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산양을 돕는데 힘을 모았으면 해요. 시간을 내서 산양이 살고 있다는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에도 가보고 싶어요.”

고부기가 그리고 제인 송(Jain Song) 송자인이 디자인한 티셔츠. 팬츠와 부츠는 제인 송.목걸이는 블랙뮤즈(Black Muse). 은색 팔찌는 제이스칼렛(J-scarlet). 금색 팔찌는 엠주.모자는 캉골(Kangol). 헤어 | 이하나(아우라), 메이크업 | 윤선희(아우라)

고부기가 그리고 제인 송(Jain Song) 송자인이 디자인한 티셔츠. 팬츠와 부츠는 제인 송.목걸이는 블랙뮤즈(Black Muse). 은색 팔찌는 제이스칼렛(J-scarlet). 금색 팔찌는 엠주.
모자는 캉골(Kangol). 헤어 | 이하나(아우라), 메이크업 | 윤선희(아우라)

이청아
“언젠가 TV에서 산양을 본 적이 있어요. 멸종위기 동물이라고 해서 안쓰러웠는데 <얼루어>를 통해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되었네요. 장애인 인권 홍보 대사로 활동하기도 했고 유기견 캠페인과 환경 캠페인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자동차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바꿨어요. 운전을 하면서 내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가스에 늘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유해가스를 기존 자동차보다 90%나 줄일 수 있고 연비도 좋고 게다가 공영 주차장 주차료도 반값이더라고요.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고 결코 어렵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쓰레기 분리배출은 물론 분리 설거지를 하고 있어요. 세제를 써야 하는 것과 아닌 것을 나눠서 설거지하는 거죠. 기름이 묻은 그릇이 아니면 베이킹 소다를 이용해서 씻어도 충분해요. 이런 작은 실천이 결국 사람과 동물 모두 건강한 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것 아닐까요?”

    에디터
    박선영, 조소영
    포토그래퍼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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