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주관한 ‘KOMCA 저작권대상’에서 대중 작사, 작곡, 편곡 분야를 아우르는 역대 최초 전 부문 석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소감은 어떤가?|
범주 나 자신에게 더 큰 원동력이 된 상이라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함께 작업한 아티스트들이 존재했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들과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 모두 사랑합니다!
지난 연말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이하 ‘AAA’)에서 베스트 프로듀서상을 받았을 때도 세븐틴에게 영광을 돌렸고, 특히 우지와 함께 받는 상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는데.
범주 우지는 프로듀서로서 재능이 뛰어난 친구다. 함께 받아 마땅했다. 늘 플레디스 아티스트의 무대 곡을 만들어 보낸 ‘AAA’ 자리에서 귀한 상을 받아 감회가 새로웠다. 그간 해오던 작업이 연달아 인정받은 건 굉장한 행운이다.
아티스트로서 또 프로듀서로서 K-팝의 정체성을 확립한 범주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그만큼 전 세계 리스너들이 자신의 음악을 친화력 있게 느끼는 건데, 비법이 있나?
범주 언제나 즐겁게 작업한다. 그래서 그 느낌 그대로 유쾌하고 희망찬 노래를 만들고 있다. 최근 호시와 우지가 발매한 싱글 1집 ‘BEAM’ 작업 때만 해도 그렇다. 서로가 의기투합해 놀고 즐기며 거침없이 아이디어를 내놓았기에 결과물도 새로울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건 ‘악함’이 없는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온 세상에 선한 영향력이 깃들기를 바라며.
이런 범주의 크루라면 더욱 기대되는데, 그 멤버가 궁금하다.
범주 91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오늘 함께한 동진은 뮤지션의 음악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창조하는 에이디아스튜디오(Aedia Studio) 뮤직비디오 프로덕션을 이끌고 있으며, 성용은 앳에어리어(At Area) 레이블에서 아티스트 육성부터 음반 계약과 제작을 담당하는 A&R로 있다.
성용 사실 우리 크루 멤버는 셋 말고도 몇몇이 더 있다. 모두 업계에서 착실히 경험치를 쌓은 이들이다. 일을 할 때는 대부분 나이를 묻지 않는다. 처음에는 일로 만났지만 마음이 동했고 게다가 동갑이라니 순식간에 친해졌다.
크루의 애칭도 따로 있나?
동진 양문이라고 부르곤 한다. 1991년생 양띠가 모였는데 하나같이 외계인처럼 독특하다. 그래서 “다 함께 달나라로 떠나는 그날을 위하여!”라는 외침으로‘양 투 더 문’, 양문이라고 지었다.
성용 일론 머스크가 화성 탐사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요즘, 양문 크루가 진짜로 달에서 모일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날이 꼭 오길 바란다. 그렇다면 범주를 필두로 한 양문 크루의 특별한 점을 꼽는다면?
성용 음악을 매개로 한 정이 있다. 우리의 공통 관심사이자 주된 업무다. 특히 작업할 때 끈끈한 일체감을 느낀다.
범주 뮤지션에 맞는 악곡을 발견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성용에게 곡을 맡기고, 곡을 만들며 머릿속에 떠오른 형체 모를 느낌을 시각화하는 동진에게 의지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누구보다 서로의 성향을 잘 알기에 모든 과정이 수월하다. 실제로 동진에게 나도 모르는 사이 무리한 요구를 한 적도 있다.
무리한 요구라면?
범주 여느 때처럼 동진에게 전화해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두서 없이 던졌다. 뮤직비디오 마감일이 앞당겨졌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서.
동진 시간에 비해 꽤 큰 작업량이었지 아마?(웃음) 잔뜩 흥분해서, 아니 신이 났다고 해야 할까? 그의 열정을 알기에 담담히 받아들였고, 시간을 쪼개 범주의 의뢰를 먼저 해치웠다. 성심성의껏.
성용 심지어 동진은 당시 해외에 있어서 밤낮 시간이 바뀌어 있었는데, 범주는 그조차 몰랐을 거고.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면 사고였을지도. 그렇다면 함께 힘을 합쳐 진행한 일 중 유독 기억에 남는 건?
동진 아무래도 범주가 이끌고 있는 프리즘필터 뮤직그룹에서 대히트를 시킨 QWER의 ‘고민중독’ 뮤직비디오 작업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선 누구라도 기분 좋아지는 밝은 분위기의 노래라 나 역시 작업할 때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덕분에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꽤 높았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나는 건 프로미스나인의 ‘슈퍼소닉’!
동진 아무래도 범주가 이끌고 있는 프리즘필터 뮤직그룹에서 대히트를 시킨 QWER의 ‘고민중독’ 뮤직비디오 작업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선 누구라도 기분 좋아지는 밝은 분위기의 노래라 나 역시 작업할 때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덕분에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꽤 높았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나는 건 프로미스나인의 ‘슈퍼소닉’!
범주 QWER, 프로미스나인 친구들과 각각의 음원, 뮤직비디오까지 삼박자가 고루 잘 맞아떨어졌다. 감사하다. 참, ‘슈퍼 소닉’ 촬영장은 굉장히 치열했다. 속도감 있는 비트에 맞춰 숨가쁘게 바뀌는 영상을 본 자라면 얼마나 많은 수고를 들였을지 알아차릴 테다. 명품 밥차도 맛있었고.(웃음)
성용 역시 피, 땀, 눈물이 깃들어야 오래 기억되는 법이다. 그간 만들어낸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지만, 개인적으로 공개를 앞둔 최근 작업물도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뜻깊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크루 외에 영감 받는 존재나 도전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범주 평소 옷을 좋아해 패션과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기획을 종종 생각해본다. 뮤지션 & 프로듀서이자 일본 스트리트 패션을 이끄는 후지와라 히로시와 니고가 그렇듯. 대중을 감동시키는 문화적 뿌리가 같은 두 장르를 결합하는 건 참 멋질 것 같다. 어떤 형태일지는 더 고민해야겠지만, 나의 색깔을 담고 친구들이 함께한다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거다.
성용 그루비룸 규정과 휘민. 앳에어리어의 존재 이유기도 하고 장르 경계 없이 다양한 뮤지션과 협업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성장할 수 있었다. 요즘은 앳에어리어의 새 식구 유주의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난 그의 변신을 기대해달라.
동진 리얼리티 그 이상을 표현하는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아직 시행착오가 많고 AI 아티스트가 따로 있을 만큼 결과값에 대한 편차가 큰 분야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제대로 도입한다면 뮤직비디오 세트를 짓는 인력과 자원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며, 그동안 보지 못한 이색 이펙트를 생성할 수도 있기에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범주 LA로 떠난다. 이국적 환경에서 낯선 이들과 새 문화를 접하며 영감을 얻기 위함이다. 그곳의 광휘와 자유를 담은 작업도 기대해달라.
동진 성용과 나 또한 곧 함께 기획한 새 비디오가 나올 예정이다. 다른 이해관계가 있어 정해질 때까지 밝힐 수는 없지만 K-팝의 영역을 폭넓게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성용 크루 친구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 멋짐은 날이 갈수록 짙어져만 간다. 그들과 함께해서 멋짐이 배가되는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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