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미스 디올을 만나다
뜨거운 기쁨, 설렘, 충만함…. 사랑을 생각할 때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담은 향수, 미스 디올. 그 달콤한 촬영 현장에서 나탈리 포트만과 소피아 코폴라를 만났다. 그들이 만들어낸 사랑의 순간과 영원히 존재할 ‘미스 디올’의 향기 속으로.
캘리포니아의 햇살이 선명한 로스앤젤레스의 오후. 미스 디올의 촬영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디올의 뮤즈, 나탈리 포트만이다. 그녀가 영화 <블랙스완(Black Swan)>으로 얻은 성취는 연기뿐만은 아니었다. 이 작품으로 만나게 된 뉴욕 시티 발레단의 발레리노 벤자민 마일피드와 결혼했고, 아들 알레프를 얻었다. 그사이 작품을 쉰 것도 아니다. 올해만해도 <토르(Thor)>의 새로운 시리즈에 다시 출연하고, 마이클 패스빈더와 함께한 서부극 <제인 갓 어 건(Jane Got a Gun)>, 테렌스 멜릭 감독의 신작으로 크리스천 베일과 호흡을 맞춘 <나이트 오브 컵스(Knight of Cups)> 등 새로운 기대작이 줄줄이 개봉 예정이니까. 기쁨으로 충만한 날들이 이어지는 그녀가 ‘사랑’을 상징하는 향수 미스 디올의 모델로 감독 소피아 코폴라와 두 번째 필름을 촬영하고 있는 것이다.
1947년 파리에서 첫 선을 보인 미스 디올은 자신의 감정과 사랑에 솔직한 생기 있는 여자를 위한 향수다.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며 세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여성상은 시대를 앞선 것이었다. 그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디올은 새로운 시프레 향조를 창조했다. 이 시프레 향조는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 진취적인 모던함으로 미스 디올이 여전히 동시대의 향수로서 사랑받게 만들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아한 향수병은 좀 더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새 옷을 바꿔 입은 건 향수병만이 아니다. 디올 하우스를 이끄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는 역시 1949년에 만들어진 무슈 디올의 빈티지 드레스를 재해석했다. 레이스 위로 정원에서 갓 거둔 듯한 수 백송이 꽃을 수놓은 무슈 디올의 빈티지 드레스는 라프 시몬스의 손을 거쳐 한층 모던해졌다. ‘디올 드레스처럼 사랑스러운 향수’를 만들고 싶었던 무슈 디올의 철학은 이렇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마치 바람이 불면 금세라도 날아갈 것처럼 섬세하게 꽃잎을 장식한 드레스. 장미가 가득한 정원에서 이 드레스를 입은 나탈리 포트만은 완벽한‘미 스 디올’이었다.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의자 옆에는 오늘 입을 쿠튀르 의상이 단정하게 걸려있는데, 의상은 모두 화사한 장밋빛으로 물들어 있다.
나탈리 포트만은 이 필름에서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진다. 분수 속으로 걸어들어간 커플, 연인과 함께 하는 드라이브, 의자에 기댄 평온한 모습.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촬영하고 기획한 소피아 코폴라! 2년 만에 다시 미스디올의 필름 디렉터가 된 그녀는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쇼츠 차림으로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섬웨어(Somewhere)>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후에도 그녀는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았다. 이 미스 디올 필름은 엠마 왓슨, 레슬리 만과 함께한 신작 <더 블링 링(The Bling Ring)>의 촬영을 끝낸 후 처음 맡은 연출이다. “<더 블링 링> 작업을 막 끝냈어요. 이 영화는 셀러브리티의 패션과 가방을 가지고 싶어서 그들의 집을 터는 틴에이저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소피아 코폴라는 이번 디올 필름이 좀 더 로맨틱하고,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그녀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고. 나탈리 포트만과 소피아 코폴라 두 사람이 만든 사랑, 사랑이 장밋빛으로 물드는 완전한 순간이 여기 펼쳐지고 있었다.
나탈리 포트만에게 묻다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을 맡은 미스 디올 촬영은 어땠나요?
이 필름은 절대적으로 ‘영화(Cinematographic)’예요. 컨버터블, 분수, 인테리어 등 영화 느낌이 나는 요소가 많고요. 그런 요소와 장치들이 콘셉트를 이해하고 촬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어요. 특히 이번 촬영을 하면서 오래된 로맨틱 영화들이 떠올랐어요. 멋진 로맨스 영화의 전설적인 장면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죠.
당신이 생각하는 미스 디올은 어떤 사람이에요?
우선 사랑에 빠진 여자죠. 미스 디올은 사랑에 빠진 여성을 표현하는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어요. 웃음과 강렬한 감정, 즐거움과 몰입처럼 사랑에 빠진 여성이 가진 다양한 감정을 보여줘요.
미스 디올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요! 분명히 성숙해졌어요. 미스 디올과 같은 향수는 영혼이 있답니다. 이번에는 깊이와 관능적인 매력이 더해졌죠.
소피아 코폴라와의 두 번째 작업이죠? 그동안 서로 더 친해졌어요?
그녀와 다시 일하게 되어서 기뻤어요. 소피아 코폴라와 저는 호흡이 잘 맞아요. 그녀와 있으면 촬영 하나하나가 웃음과 즐거움으로 채워지죠. 그래서 편안하면서도 집중력 있게 촬영에 임할 수 있어요. 그리고 또 그녀는 배우들을 잘 디렉팅하는 보기 드문 능력을 가진 감독이에요. 모든 감독이 그런 건 아니거든요.
소피아 코폴라와 나눈 말들
당신에게 ‘디올’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두말할 나위 없이 프랑스의 상징적인 브랜드죠! 디올은 하이 패션을 지향하는 파리지엔을 표현합니다. 손목에 지니고 싶은 참처럼 매력적이에요.
디올과의 첫 만남은 언제였어요? 그때를 기억하고 있어요?
리처드 아베돈(Richard Avedon)이 1980년대에 촬영한 미스터&미세스 디올(Mr & Mrs Dior) 광고를 좋아해요. 매력이 넘치는 커플을 표현했죠.
모델인 나탈리 포트만과 일하는 건 어땠어요?
그녀와 일하는 것은 큰 영광이에요. 그녀는 정말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다양한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나탈리 포트만과 미스 디올이 공유하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뭐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타고난 미인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죠. ‘미스 디올’이 가진 특징을 모두 가진 매력적인 여성이에요.
미스 디올은 곧 ‘사랑’을 닮은 향수예요. 당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 향기를 어떻게 필름으로 표현하려고 했나요?
저는 새로운 사랑의 즐거움과 열기를 담은 로맨틱함을 강조하려고 노력했어요. 주인공은 캘리포니아로 가서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촬영지를 파리에서 LA로 옮겼고요.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허윤선
- 기타
- Photography |Courtesy of Di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