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에이의 수지와 지아

꺄르르하고 넘어갈 듯이 웃다가도 카메라 앞에서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는 듯이, 어떤 것도 숨길 게 없다는 듯이.

수지가 입은 원피스는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지아가 입은 블라우스는니나리치(Nina Ricci).

수지가 입은 원피스는 돌체앤가바나 (Dolce&Gabbana). 지아가 입은 블라우스는 니나리치(Nina Ricci).

SUZY

어제는 좀 잤어요?
두 시간 잤어요. 좀 피곤하긴 하지만 화보 찍는 걸 워낙 좋아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왔어요. 내일 중요한 공연이 있는데 연습을 못해서,그게 좀 아쉽긴 해요.

메이크업 받을 때 보니까 팝송을 열심히 따라 부르던데, 공연 연습한 거예요?
곧 대만에서 쇼케이스를 하는데 멤버마다 솔로 곡이 있거든요. 틈날 때마다 노래 틀어놓고 따라 불러요. 제가 평소에도 노래 들으면서 따라 부르는 걸 좋아하거든요.

라이브로 들으니까 더 좋던데요? 요즘 ‘대세 수지’인 거 실감해요?
그럴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앨범 활동 시작하고 인터뷰하거나 회사 분들, 업계 사람들 만나면 반응이 좀 다른 것 같긴 해요. 팬들의 연령대가 확실히 넓어진 것 같아요. 연세 있으신 분들이 영화 잘 봤다면서 인사해주고 그러거든요.

하루에도 수지에 관한 기사가 수십 개씩 쏟아져요. 그런 거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기사가 하도 많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오해해요. 왜 수지 기사만 나오냐고. ‘언플’하는 거 아니냐면서. 제가 활동을 많이 하니까 기사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좋은 기사가 나오면 정말 좋은데‘어 , 이게 아닌데, 왜 이런 기사가 나왔지’ 할 때도 있어요.

얼마 전 대학가요제 MC 하는 거 봤어요. 떨지도 않고 방글방글 웃으면서 어찌나 잘하던지요.
MC 경험이 많아서 생각보다 떨리지는 않았어요. 다만 이효리 선배님이 오랫동안 해왔고, 이적 선배님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야 하니까 더 긴장되는 부분이 있었죠. 진행하기 전에 이적 선배님을 만나서 밥도 같이 먹었어요. 이른 아침이라 좀 정신이 없긴 했지만요. 편안하게 리드해주셔서 무사히 끝낼 수 있었어요.

확실히 많이 늘었어요. 처음 MC 볼 때 기억나요?
학교 다닐 때도 앞에 나가서 발표하거나 조리 있게 말하는 거 잘 못했어요. 처음 MC 볼 때도 완전 국어책 읽는 수준이었어요. 실수도 많이 했는 데 그게 쌓이면서 큰 경험이 된 것 같아요.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되었죠.

막 끝난 <청춘불패2> 역시 새로운 경험이었겠죠?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모두가 이렇게 다 다른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아요.

드레스는 데니 쉐르(Deni Cheur). 팔찌는스와로브스키(Swarovski).

드레스는 데니 쉐르 (Deni Cheur). 팔찌는 스와로브스키(Swarovski).

원피스는 돌체앤가바나.

원피스는 돌체앤가바나.

시종일관 카메라가 돌아가는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형식이 아이돌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었을 텐데요.
네.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촬영하고 나면 얼굴이 시뻘개지고, 온몸에서 열이 나고 녹초가 되었어요. 하지만 촬영하는 순간만큼은 즐거웠어요. 무대에서의 화려한 모습은 내려놓고 진짜 저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또래 친구들이 옆에 있으니까 더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이번 앨범은 맘에 들어요? 남자 없이 잘 살고 있고요?
그럼요! 노래 처음 듣고, “너무 좋아요!” 그랬어요. 우리가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강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곡이 아니라는건 좀 아쉬웠지만 노래 자체가 좋으니까 자신이 있었어요.

정규 앨범이 나오고 무대에 서는 건 또 다른 기분이죠?
열심히 준비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니까 더 설레죠. 제가 꿈꿔온 일인 만큼, 하고 있는 많은 일 중에 가장 중심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요.

특히 어떤 지점에서 그렇게 좋아요?
노래마다 다 달라요. 댄스곡은 무대에 있을 때가 좋고, 발라드는 녹음할 때가 좋아요. 녹음실에서는 제 목소리가 잘 들리잖아요. 제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노래할 때 정말 좋아요.

좋아하는 게 많아서 그런 걸까요. 어쩜 그렇게 항상 웃고 있어요?
원래 제가 웃는 얼굴이에요. 예전에는 힘들고 지칠 때 표정 관리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스스로 “난 프로야”라고 주문을 걸어요. 진짜 즐겁지 않으면 티가 나는데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거든요. 그 순간만큼은 다 잊고 즐기려고 해요.

조금 늦었지만, 국민 첫사랑이 된 소감은요?
좋지만 그만큼 부담이 돼요. 과분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가수 활동을 하다 보면 콘셉트나 분위기에 따라서 바꿔야 할 때도 있는데, 아이라인이 좀 진해지고 입술이 빨개지면 팬들이 항의를 해요.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저도 가끔은 변신하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스무 살이 되면 뭐가 제일 하고 싶어요?
아직은 무대에서 할 수 있는 퍼포먼스, 보여줄 수 있는 의상에 제약이 많아요. 더 자유롭게 저를 보여주고 싶어요.

데뷔 3년 차예요. 그때와 달라진 것이 많죠?
처음에는 예쁜 옷 입고, 하고 싶었던 노래를 하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게 그저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 일에 책임감을 느끼게 되요. 통장에 입금되는 것만 봐도 진짜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책임감을 느끼는 만큼 고민도 많아졌겠죠?
마냥 귀엽고 풋풋한 게 아니라 더 잘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데 항상 스케줄이 있으니까 저만의 시간이 부족해요.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연습을 제대로 못하니까 속상하기도 하고요.

이 일을 하는 동안 지켜나가고 싶은 건 뭐예요?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일하는 직업인 만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기 위해서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스스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사는데 직업이 연예인일 뿐인 거라고요. ‘난 연예인이니까 특별해’ 라고 생각하면 다 어긋날 것 같아요.

연예인이라서가 아니라, 수지라서 특별한 건 어쩔 수 없어요. 솔직히 본인이 봐도 예쁘죠?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어요. 저 아까 셀카 엄청 찍는 거 보셨죠?

드레스는 이상봉(Lie SangBong). 구두는 지미추(JimmyChoo). 반지는 엠주.

드레스는 이상봉(Lie Sang Bong). 구두는 지미추(Jimmy Choo). 반지는 엠주.

ZIA

이제 방송국에 가면 인사하는 후배들이 꽤 많겠어요.
정말 많아요. 제가 요즘 팀들을 잘 몰라서 인사받으면 좀 미안해요. 반갑게 인사해주는데 잘 알아보지 못하니 민망하고 쑥스럽기도 하고요.

깃발 들고 있는 앨범 커버 사진이 지아의 아이디어라면서요?
네. 화보 촬영하는 것도 좋아하고, 시안 찾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아이패드에 화보 사진이 가득할 정도예요. 시안이랑 의상을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는데 채택이 되었죠.

원래도 잘했지만 한국말이 많이 늘었네요.
데뷔 초반에는 방송할 때 너무 떨려서 실수를 많이 했어요. 이제는 편하게 말해요. 저도 모르게 반말이 나오면 “죄송합니다” 하고 바로 사과하고요.

차분한 검은색 머리로 변신했네요.
저는 염색머리를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좀 무서워했어요. 데뷔할 때도 박진영 피디님이 한 명이 좀 튀게 염색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해서 제가 핑크색을 하겠다고 한 거예요. 그 후로도 노란색으로, 주황색으로 색깔을 많이 바꿨어요. 머리카락을 너무 못살게 해서 좀 미안하죠.

확실히 지금은 좀 더 여성스러워진 느낌이네요.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 저는 사실 염색 머리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남자들이 싫어하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얼마 전에 숙소를 나왔다고 들었어요. 왜 독립을 결심한 거예요?
11살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숙소생활을 했으니 혼자 살 때도 되었죠. 아니, 이미 지났죠. 혼자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어요. 멤버들과 지낼 때도 좋았지만, 제가 옆에 있는 사람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라 힘든 부분도 있었거든요.

혼자 살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을 텐데 외롭지는 않아요?
전혀요. 아직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좋기만 해요. 고양이도 키우고 있어요. 2개월 된 스코티시 폴드예요. 이름은 ‘선데이’라 지었어요. 우리가 일요일에 만났거든요.

고양이 밥도 줘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아졌겠네요.
네. 이것저것 다 해요.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요리도 하고…. 아무리 피곤해도 집에 가면 안 피곤해요. 그게 참 신기해요. 자기 전에 고양이와 노는 것도 빠뜨리지 않고요.

멤버들과 집들이는 했어요?
컴백하자마자 이사해서 시간이 없었어요. 이번 활동 끝나고 집들이 해야죠. 제가 요리를 잘하거든요. 멤버들 오면 고기 볶음요리 해주려고요. 카레도 넣어서요. 아, 갑자기 배고파지네요.

톱과 쇼츠는 이상봉.망토는 돌체앤가바나.액세서리는 모두 엠주.

톱과 쇼츠는 이상봉. 망토는 돌체앤가바나. 액세서리는 모두 엠주.

혼자 살면 돈 쓸 데도 많잖아요. 용돈은 어디에 많이 쓰는 편이에요?
옷이랑 신발이요. 집 앞에 나갈 때도 그냥 막 입지 않고 신경 쓰는 편이에요. 해외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도 사고, 가로수길이나 백화점에 가서 사기도 하고요.

친구는 많이 사귀었어요? 멤버들 말고는 누구랑 친해요?
에프엑스의 엠버랑 친해요. 저랑 유머코드가 잘 맞아요.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많이 웃어줘서 좋아요. 그리고 중국 연습생들과도 친하게 지내요. 제가 이미 겪어왔으니 그들의 마음을 잘 알잖아요. 맛있는 거 먹고 싶은데 잘 못 먹고, 놀러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도요. 그래서 시간 나면 그 친구들과 같이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그래요.

3년 전과는 달리 걸그룹이 무척 많아졌어요. 거기서 오는 불안함이나 걱정은 없나요?
예전부터 많은 분들이 미쓰에이의 라이벌이 누구냐고 물어봤어요. 전에는 없다고 대답했는데 이제 알게 되었어요. 바로 미쓰에이예요. ‘배드 걸 굿 걸’이 잘되어서, 여전히 그 노래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아요.‘배 드 걸 굿 걸’ 때의 미쓰에이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계속해서 더 발전 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미쓰에이 지아가 아니라 24살의 지아가 가장 마음을 쓰고 있는 건 어떤 거예요?
연예인도 많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무척 많잖아요. 엄청 예쁘게 생겼거나 엄청 실력을 갖고 있거나 뭔가 뛰어난 재능이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저만의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춤도, 노래도, 랩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요.

이 일을 많이 사랑하는 게 느껴져요. 또 어떤 걸 해보고 싶어요?
연기도 하고 싶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나가고 싶어요. 제가 <런닝맨>을 좋아하거든요. 거기 나가면 이름표 정말 잘 뗄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부모님께 차도 사드렸다면서요?
네. 차도 사드리고 아이폰도 사드렸어요. 덕분에 요즘은 영상통화를 많이 해요. 더 열심히 해서 집도 사드려야죠. 처음 소속사에 들어갈 때 이후로는 서울에 오신 적이 없어요. 이제 독립했으니까 부모님 초대해서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서울 구경도 시켜드리고 싶어요.

팬들마다의 성향이 있잖아요. 지아의 팬들은 어때요?
수줍음이 많아요. 그리고 편지 써주는 팬이 많아요. 받을 때마다 감동받아요. 별 말이 없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돼요. 제게 직접 말을 못 하니까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거잖아요. 항상 고맙고 미안하죠.

미쓰에이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요?
아주 어렸을 때는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춤이 좋아지면서부터는 댄서가 되고 싶었고요. 그러던 중에 JYP에 캐스팅되었어요. 만약 미쓰에이가 안 되었다면 전문 댄서로 활동하고 있을 것 같아요.

춤출 때의 지아가 가장 멋있어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죠?
네. 춤을 추면 정말 행복해요. 요즘은 그렇게 못하지만 연습생 때는 고민이 있거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새벽에 연습실 가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춤추고 그랬어요. 그러면 정말 거짓말처럼 괜찮아지거든요.

이번 크리스마스 계획은 뭐예요?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지만 아마 방송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방송 끝나면 우리끼리 신나게 파티해야죠!

    에디터
    조소영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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