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남자, 손호영

탁한 공기마저도 상쾌하게 바꿔주는 기분 좋은 미소와 적당히 힘있어 보이는 근육질 몸매.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지닌 가수 손호영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성정과 몸을 지녔다. 그는 마치 충분한 물과 햇빛을 받고 자란 건강한 화분 속 식물 같았다.

화이트 슬리브리스 후드 톱, 실버 펄감이 독특한데님 팬츠는 모두 제너럴 아이디어 바이 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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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네이비 컬러 티셔츠, 허리에 맨 셔츠,그레이 데님 팬츠는 모두 서상영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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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밀착돼 근육의 떨림을 방지하고 운동효과를 높여주는 상·하의는 나이키 프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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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영이 그룹 GOD의 멤버로 활동할 즈음,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관심은 지금 같지 않았다. 노래를 끝내주게 부르는 김태우나 독특한 콧수염에 어눌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박준형, 다섯명 중 가장 훈남이던 윤계상의 개성에 가려져, 천의 미소를 가진 손호영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걸까. 하여튼 그에 대한 이미지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고, 언제나 잘 웃는, 무슨 일이든 묵묵히 열심히 해내는 건전하고 평범한 청년이 전부였다(이 글을 읽은 피처 디렉터는 손호영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고 주장했지만). 누가 인기가 제일 많았든 간에 한 가지 확실한 건 GOD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HOT에 대적할만큼 메가급 인기를 누렸다는 거다. 그러나 최고의 주가를 누리던 바로 그때, 그야말로 산꼭대기 정상에 섰을 즈음 GOD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져 개인 활동을 시작했다. 윤계상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은 노래가 아니라 연기였다며 드라마에 얼굴을 내비췄고, 대니는 라디오 DJ로 활동했으며, 박준형은 쇼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김태우는 군대엘 갔다. 그리고 손호영은 자신의 솔로 앨범 <YES>를 발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타이틀곡‘ YES’가 1위를 차지했고, 중국과 일본 음악 시장 진출도 성공적이었다. 손호영은 다섯 멤버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빛나고 돋보였다.

안 입은 듯 가벼운 느낌을 주는 피부 밀착형기능성 웨어는 모두 나이키 프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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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에게 가식적이라는 말을 많이 해요. 늘 웃고 누구에게나 친절하다는 게 이유죠. 친구들에게 얻어맞은 적도 많아요”

“솔로 데뷔하면서 정말 힘들었죠. 형제처럼 지내던 멤버들이랑 떨어져 혼자 활동하려니까 부담도 되고 외로웠어요.” 그룹으로 시작해 정상에 올랐을 즈음 솔로를 선언하는 것은 이미 가요계의 관행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수들이 연기를 하거나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고, 계속 노래를 부르더라도 그 존재감은 그룹 때만 못하다. 하지만 손호영은 이 두 가지 징크스를 모두 깬 셈이다. 늘 웃는 얼굴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로 정면 승부를 건 결과였다. 그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저에게 가식적이라는 말을 많이 해요. 심지어 저희 소속사 식구들도 저를 그렇게 대했구요. 언제나 웃고 누구에게나 친절하다는 게 이유였어요. 전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바보처럼 실실 웃고 다녀서 친구들한테 얻어맞은 적도 많아요. 하지만 잘 웃는 건 타고난 복인 것 같아요. 웃음은 에너지의 근원이니까요.”

사실‘ 손호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반달 눈을 그리며 바보스러울 정도로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실제로 그를 만나보니, 그 미소를 지을 땐‘ 하하하’ 하고 리드미컬한 웃음소리까지 낸다. 근심걱정을 어깨에 둘러메고 사는 사람들과는 달리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해 보였다. 사람들이‘ 가식적’이라는 질타를 보내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리라. 그는 마음이 맞는 연예인 동료들과 일명‘ 건전지파’를 조직하기도 했다. 옥주현, 조여정 등이 포함된 이 모임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영이나 등산을 즐기는, 말 그대로‘ 건전’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다 보니 남자보다 여자 동료들하고 보내는 시간이 많더라구요. 주현이나 여정이처럼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자주 만나요.” 이 모임 덕분에 옥주현과 스캔들도 났지만 그는 사실과 다르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자신의 이상형은 두 팔로 안았을 때 팔이 모자랄 정도로 건강한 여성이라며 누군가를 껴안는 시늉까지 내면서. 이날 화보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찾아온 리포터에게도 운동을 열심히 해서 살을 찌우면 더 예쁠거라는 말을 서너 번이나 했다.

두 팔이 모자랄 정도로 건강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그 역시 지난 3년간 강남의 모 피트니스 센터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었다. 그 결과 트레이너 없이도 웬만한 동작을 구성할 정도로 운동 도사가 되었고, 보디빌더를 능가하는 근육질의 몸도 얻게 되었다. 이번 촬영도 부드러운 얼굴 이면에 감춰진 탄탄한 몸을 주제로 한‘, 발레리노의 몸’이었다. 첫 컷을 찍기 위해 그가 상의를 훌러덩 벗었을 때, 촬영장의 여자 스태프들은 하나같이 환호성을 질렀다(물론 남자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도드라진 목젖과 굵은 목선, 봉긋하게 솟아오른 어깨와 쇄골뼈가 트라이앵글을 이뤘고, 이두근과 삼두근이 보기 좋게 부풀어 오른 팔뚝 위로 푸른빛을 띤 혈관이 흐르고 있었다. 섹시함의 절정은 허리에서 골반을 타고 내려가는 치골 근육이었다. 복부의 식스 팩처럼 올록볼록한 근육들이 치골에도 자리 잡고 있었다. 메이크업 스태프가 매트한 느낌을 내는 파운데이션을 몸에 발라주는 동안, 모두들 넋을 잃고 손호영의 백만불짜리 몸을 감상했다. 그는 마치 충분한 물과 햇빛을 받고 자란 식물처럼 건강해 보였다.“ 일부러 만든 건 아니에요. 매일 운동을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이런 근육들이 생기더라구요.” 그는 촬영하기 직전, 조명 아래에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깨 너비로 팔을 벌려 빠른 속도로 수십 번 올리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더니, 그 다음엔 팔을 더 벌려 조금 느린 속도로 수십 번을 반복했다. 그러고는 촬영장에 굴러다니던 덤벨을 집어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암 프레스를 시작했다. 근육은 순식간에 탄력 있게 부풀어 올랐다. 카메라의 셔터 소리와 함께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스크리닝되는 그의 몸은 우리의 컨셉트대로 발레리노를 닮아 있었다. 부드러운 콧날과 길게 늘어뜨린 팔, 혹독한 훈련으로 잘 다져진 팔다리는 부드럽지만 강인해 보였고, 남성적이지만 유려했다.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더니, 스태프들에게 마치 노래를 부르듯 인사를 건넸고, 춤을 추듯 악수를 청했다”

그는 몸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음식을 가리진 않는다고 했다. 가리지 않고 잘 먹을 뿐만 아니라 많이 먹는다고. 하지만 먹은 만큼 활발히 활동하고 매일 운동을 하기 때문에 군살이 생길 틈이 없다. 모 건강 프로그램에서 검사한 결과, 손호영의 신체 나이는 19세. 실제 나이보다 열살은 더 젊게 나온 것이다. 지난달에는 보건복지부로터 비만 예방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가진 그가 비만 퇴치에 앞장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손호영이야말로 웰빙 라이프에 가장 근접해 있는 인물이었다.

그가 건강한 이유는 또 있다. 언제 어디서나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리드미컬하게 춤을 춘다는 것.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더니 마치 노래를 부르듯 스태프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춤을 추듯 악수를 청했다. 듣던 대로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고, 촬영을 위해 에디터의 주문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발레리노처럼 두 다리를 쫙 벌려서 일자로 앉을 수 있겠냐’는 무리한 요구에 ‘못해서 죄송하다’며 두 손을 모아 미안함을 표시했을 땐, 오히려 내가 미안해졌다. 그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이래서 가식적이라는 말까지 듣는구나.’ 단 세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그에게 가식적이라는 수식어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다음 컷으로 넘어가자는 사인이 들릴 때마다 내 얼굴을 쳐다보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사진이 잘 나왔냐는 물음이었다. 나 역시 엄지손가락을 들어 잘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것은 사진이 잘 나왔다는 의미와 함께 ‘당신은 최고’라는 뜻을 담은 것이었다.

    에디터
    정세영
    포토그래퍼
    정기락
    스탭
    스타일리스트/박지영, 헤어 / 이순철, 메이크업/방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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