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서울 생활
다른 나라의 음식이 먹고 싶을 때마다 제트기를 띄울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이 커다랗고 복잡한 지구에서 우린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맛으로 소통하는 장안의 외국인 셰프들. 그들로 인해 이 도시는 좀 더 풍성해졌다. 그들이 이 도시에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불가리아, 불가리아 | 바실 테르지스키
온갖 맛이 뒤섞여 있는 이태원에는 불가리아 레스토랑 젤‘ 렌’도 있다. 잘생긴 젊은 오너와 눈매가 선한 젊은 셰프는 물론 모두 불가리아에서 왔다. 이태원에서 가장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있는 이 레스토랑은 하루 종일 부드럽고 고소한, 이국적인 향기로 가득하다. 그리고 한국어를 한국인보다 잘하는 금발의 루마니아 아주머니도 있다.
내가 살던 곳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다. 대도시라는 점에서 서울과 비슷하다. 서울 상륙 5년 되었다. 젤렌의 시작부터 함께했다. 오너는 이미 한국에 있었고, 오너의 형이 소피아에서 면접을 봤다. 오너가 이태원에서 레스토랑을 차린 것도 그 형 때문이다. 형이 서울에서 일을 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생각한 건 새로운 곳에 간다는 것에 그저 흥분되었다. 쇼크로 다가온 한국 음식 혹은 음식 문화 음식이 굉장히 맵다. 그리고 김치를 여름을 포함해 사계절 내내 먹는다는 것이 놀라웠다. 불가리아에서 절인 음식은 겨울에만 먹는다. 서울의 단골집 이태원의 산토리니. 장 보러 가는 곳 마장동, 노량진, 이태원. 고향에 가져가고 싶은 식재료 3가지 된장, 김, 그리고 한국의 배. 불가리아 배와 다르게 생긴 한국의 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구 오븐 사용을 시작하길. 한국 사람들은 오븐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 오븐은 정말 훌륭한 도구다. 향수병에 시달릴 때 팔네미 추슈키(Palnemi Chushki)를 만든다. 피망 속에 고기와 야채볶음밥을 채우고 오븐에 구워서 먹는 요리인데, 젤렌의 메뉴에도 있다. 서울을 떠난다면 친절한 사람들, 평온함과 고요함을 그리워할 것이다. 불가리아 음식과 한국 음식 한국 음식은 굽고 볶는 경우가 많은데 불가리아에서는 오븐을 많이 사용하고 바비큐를 자주 해 먹는다. 거의 모든 야채를 절여 먹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불가리아에서는 겨울에만 절임 음식을 먹는다. 서울에서 불가리아 음식을 한다는 것 이곳에와서 치즈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수입한 치즈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요거트는 직접 만들어 쓴다. 그리고 ‘ 추브리차’ 같은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특정 허브는 불가리아의 친구들이 보내주어 사용한다. 딜(Dill)은 다행히 구할 수 있다. 아주 비싼 게 흠이지만. 이곳의 이름 ‘젤렌(Zelen)’은 불가리아어로 ‘초록색’이란 뜻이다. 불가리아 음식은 오븐을 이용하는 요리가 많고 치즈, 요거트, 올리브오일을 많이 사용해서 건강에 매우 좋다. 그런 의미를 넣었다. 한남동에도 젤렌이 하나 더 있다.
서울 컴백 | 미샤 리히터
경리단길에 위치한 ‘더 베이커스 테이블’의 그 베이커를 촬영하는 모습을 본, 동네 주민인 외국인은 바이크를 타고 지나가면서 정확한 한국말로 이렇게 외쳤다. “멋있다!” 미스터 빅을 닮은 셰프는 명실상부한 이 동네의 인기인이다. 이곳이 생기기 전에는 도대체 어떤 빵을 먹고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 작은 가게는 하루 종일 붐비고, 처음 오는 사람들은 “Real Bread!”라는 말을 유레카처럼 외친다.
내가 살던 곳 독일의 작은 도시 쾰른. 맥주와 고딕 양식의 대성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서울 상륙 1990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의 파티시에로 처음 한국에 왔다가 1993년 독일로 돌아갔다. 이후 한국이 좋아서 돌아온지 11년이 되었다. 서울로 돌아온 이유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서 다시 왔다. 쇼크로 다가온 한국 음식 혹은 음식 문화 멍게는 여전히 못 먹겠다. 젤리 같은 식감을 견딜 수 없다. 또 산낙지를 어떻게 먹나. 서울에 처음 왔을 땐 월요일 아침마다 지하철에서 풍기던 김치와 소주 등 술 냄새가 섞인 냄새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서울의 단골집 삼각지에 있는 주꾸미 식당. 장 보러 가는 곳 베이킹에 필요한 건 다 여기 있다. 개인적으로는 해산물은 가락시장에서 사고, 광장시장에서 장 보는 것을 좋아한다. 고향에 가져가고 싶은 식재료 3가지 주꾸미와 소주. (우리말로)’폭탄주는 진짜 싫어요.’ 김치를 만들 수 있도록 고춧가루도 가져가야겠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구 베이킹을 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도구가 있다. 하나는 좋은 오븐. 빵은 오븐에 따라서 맛이 결정되기 때문에 좋은 오븐일수록 좋다. 오븐이 나쁘면 절대 좋은 맛의 빵을 만들 수 없다. 또 하나는 반죽을 위한 좋은 믹서. 물론 손으로도 할 수 있지만 아주 힘들다. 향수병에 시달릴 때 메시드 포테이토와 소시지 등 무엇이든 감자와 함께 먹는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맛 처음으로 즐기게 된 한국 음식인 두부김치와 삼계탕. 서울을 떠난다면 날씨와 낙산과 속초가 있는 동해, 그리고 안전함이 그리울 것 같다. 서울은 매우 안전한 도시다. 미친 사람들도 많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빵과 디저트 유럽에서는 빵과 디저트가 완전히 다르다. ‘Bread’라고 할 때 디저트와 관련된 무엇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태원과 경리단길 이태원은 완전히 엉망이 됐다. 가로수길도 그렇다. 이곳 녹사평 쪽은 아직 괜찮은 것 같다. 이게 독일 스타일 한국의 대부분의 빵집과 프랑스식 빵도 설탕과 버터를 많이 사용한다. 독일식 빵은 좀 더 단순하고 씨앗과 통밀을 사용하며 동물성지방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 채식주의자들이 좋아한다. 바로잡고 싶은 것 서울에는 멋진 레스토랑이 많다. 그런데 그 레스토랑에서 멋진 파스타와 함께 내놓는 빵의 맛은 형편없을 때가 너무 많다. 독일 빵의 맛 유럽에서 먹었던 독일식 빵이 그리워서 오는 사람들이 많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한국인의 입맛이 점점 바뀌는 것 같다. 실험 정신이 강해지고 다크브레드처럼 이국적인 것을 즐긴다. 다크브레드는 레드 와인과 함께 먹으면 최고다.
총주방장은 미식가 | 키아란 하키
키아란 하키는 W호텔의 총주방장이다. ‘키친’과 ‘나무’, ‘우바’는 물론 연회장 음식과 W호텔의 이름으로 나가는 모든 음식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 와중에도 기내지 <모닝캄>에 한국 음식 여행을 연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새로운 음식을 탐닉하고 집에선 아이들을 위해 김치볶음밥과 잡채를 만든다.
내가 살던 곳 아일랜드 더블린 인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도심 밖으로 나가면 온통 초록빛이고 나무가 많다. 서울 상륙 2007년에 왔다. 원래 2년만 있으려고 했는데 한국이 좋아서 더 머무르는 중이다. 얼마 전 W호텔에서 5년간 일하면 받게 되는 검은색 W 마크가 찍힌 특별한 유니폼을 받았다.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생각한 건 1988 올림픽, 2002년 월드컵,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것밖에 몰랐다. 주변에서는 아시아에서도 한국은 조금 다르다고 했는데 그땐 무슨 말인지 몰랐다. 쇼크로 다가온 한국 음식 혹은 음식 문화 한국의 음식은 유럽의 음식과 굉장히 다르면서 또 한편으로는 비슷한 면이 많다. 내가 여전히 적응 못하는 것은 수많은 갑각류와 패류를 날로 먹는 것이다. 게, 새우, 조개… 특히 멍게와 해삼은 못 먹겠다. ‘스태미나’에 좋다고 하는데, 한국 사람만큼 ‘스태미나’를 많이 필요로 하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 또 처음에는 매운 음식을 매운 반찬과 먹는 것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서울의 단골집 한국의 불고기 식당들. 고기는 조금 거뭇하게 태운 것이 맛있어서 식당 갈 때마다아 ‘줌마’랑 옥신각신한다. 그릴이 딱 좋게 달궈져 있는데 아줌마가 자꾸 그릴을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특히 양념을 하지 않은 삼겹살 같은 고기는불 판을 바꾸지 않는 것이 맛있다고 생각한다. 이태원 ‘미카사’의 타파스를 좋아하고, 특별한 날에는 ‘ 품 서울’에도 간다. 그리고 W서울의 직원 식당. 장 보러 가는 곳 남대문 시장! 수많은 수입 제품에 놀랐다. 원두를 볶아 파는 사람도 있었는데, 커피가 정말 훌륭했다. 최근에는 이태원의 하이스트릿마켓도 이용한다. 특히 영어를 지원하는 온라인 스토어도 운영해서 좋다. 5년 사이에 구할 수 있는 외국 식재료가 부쩍 늘어서 좋다. 고향에 가져가고 싶은 식재료 3가지 인삼, 고춧가루, 그리고 된장. 고춧가루는 마치 레몬처럼 맵고 달며 신맛이 난다. 된장은 맛있는 수프를 만들어준다. 챙겨 가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잡채를 위한 당면도 꼭 가져갈 것이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구 다이아몬드 파우더로 덮인 다이아몬드 스틸 샤프너로 칼을 갈면 정말 예리해진다. 물결처럼 날이 선 수도쿠 나이프는 재료가달 라붙지 않아서 집에서 쓰기 편하다. 향수병에 시달릴 때 로스트치킨과 메시드 포테이토. 그런데 유럽의 닭에 비해 한국의 닭은 너무 작고 말랐다. 날이 어둑하고 비가 올때 면 아일랜드 생각이 많이 난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맛 길거리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포장마차를 아일랜드에 가져가고 싶다! 명동에서 파는 즉석 핫바도 맛있고 어제 처음먹 어본 호떡도 맛있었다. 얼마 전에는 광장시장에서 생애 최고의 김치를 맛봤다. 아줌마가 절인 배추를 막 씻어서 바로 양념을 묻혀 입에 넣어주셨다! 서울을 떠난다면 다양한 레스토랑이 그리울 것이다. 한국 스타일의 술파티도! 술 마시고 취하는 것을 즐기는 점은 아일랜드 사람들과 정말 똑같다. 그리고 한국의 날씨가 정말 그리울 것이다. 겨울은 정말 춥고 여름은 정말 덥다. 나는 한국의 봄과 가을이 진심으로 좋다.
청담동 속 작은 인디아 | 디벤더 싱
SSG마켓 옆에 자리한 ‘그래머시홀’은 작은 공간을 잘 활용한 영리한 멀티키친이다. 메뉴는 간소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 숨겨진 화덕에서 척척 구워내는 진짜 난부터 그냥 매운 것이 아니라 고소하고 짙은 풍미를 가진 커리 그리고 기름은 쪽 빠졌지만 촉촉함은 여전한 탄두리 치킨까지 말이다. 모두 그의 손으로 만든다.
내가 살던 곳 인도 산악 지대의 한 마을이다. 서울 상륙 6년 전에 왔다. 첫 레스토랑은 홍대에 있었는데 전형적인 인도 레스토랑이었다. 발리우드 음악이 나오고 인도 실크가 드리워져 있었다.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생각한 건 떠나온 가족과 새로 만나게 될 사람들을 생각했다. 쇼크로 다가온 한국 음식 혹은 음식 문화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는 것! 서울의 단골집 홍대에 있을 때는 삼거리포차에 자주 가서 김치찌개를 시켰다. 그리고 삼겹살집. 장 보러 가는 곳 이마트와 신세계 명동점. 인도 음식 재료가 필요할 때에는 이태원에 있는 인도 마켓에 간다. 고향에 가져가고 싶은 식재료 3가지 고추장, 김치, 돼지갈비. 최고다. 고추장에 다양한 채소를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도구 내 생각엔 뭐든지 있으면 좋은 것 같다. 다양한 칼과 도구를 사용해보길. 향수병에 시달릴 때 염소 커리를 만든다. 그리고 송어 요리를 해 먹는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맛 잘 모르겠지만 역시 김치찌개의 맛일 것 같다. 매운 국물 맛. 서울을 떠난다면 이곳에서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나서 친구들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맛있는 한국의 돼지갈비와 김치찌개. 그래머시홀의 매력 이곳은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멀티키친(Multi Kitchen)이다. 다양한 셰프가 멋진 음식을 만들고 있는 게 마음에 든다. 게다가 SSG마켓이 바로 옆에 있으니 필요한 재료가 떨어져도 걱정이 없다. 재미있는 공간이다. 홍대와 강남 스타일 원래 다르다고 알고 있었는데 겪어보니 완전히 다른 것 같다. 홍대는 젊고 청담동은 좀 더 모던하다.
최신기사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허윤선
- 포토그래퍼
- 안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