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잠 못 이루는 밤
밀러는 매해 여름,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200명의 ‘뮤직 투어리스트’를 선발해 ‘밀러뮤직투어’를 떠난다. 올해의 여행지는 365일 잠들지 않는 뉴욕으로 정해졌고, 그 도시에 머무는 동안 술과 음악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캐피털 레코드의 루프탑에서
밀러뮤직투어의 시작은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차 안에서 부터다. 비 내리는 뉴욕의 예상하지 못한 추위에 떠는 우리를 구원한 건 멋진 기사가 딸린 포르셰였다. 사방의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리한나의 음악을 들으며 비행의 피로감 따위는 느낄 새도 없이 첼시에 위치한 드림다운타운 호텔로 향했다. 우주선 같은 기묘한 디자인의 이 호텔이 바로 5박 6일간 펼쳐질 밀러뮤직투어 뉴욕의 베이스 캠프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밀러 투어리스트들이 호텔의 펜트하우스로 모여들었고, 낮부터 밀러를 마시며 악수를 나눴다. 드림다운타운 호텔의 꼭대기에 위치한 ‘PH-D’에서는 디제잉에 맞춰 힙합 그룹 파놈(Fanomm)의 멤버들이 배틀을 하듯 랩을 주고받고 있었다.
다음 날 호텔 앞에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차에 올라탔고 기사가 내려줄 곳을 점쳤다. “어디로 가는 걸까?” “대낮부터 클럽에 가는 건 아니겠지?” 그곳이 어디든 새로운 음악을 듣고 밀러를 마시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차에서는 카니예 웨스트의 음악이 흘러나왔고, 리듬을 타며 운전을 하던 흥많은 흑인 기사는 간판도 없는 오래된 건물 앞에 차를 세웠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콜드플레이, 비틀스 등 시대를 풍미한 뮤지션의 포스터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곳은 팝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캐피털 레코드의 사옥이었고, 포스터의 주인공은 레이블의 자랑스러운 소속 가수들이었다. 레코드 회사의 오랜 역사를 함께한 듯한 머리가 희끗한 스태프가 입구에서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뉴욕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캐피털 레코드의 루프탑에는 피아노와 드럼을 올려놓은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스눕독, 데이브 매튜스 밴드, 릴리 알렌, 그리고 에밀리 산데까지 밀러뮤직투어에서 만날 수 있는 뮤지션의 수준은 이미 정평이 난 터라 내심 더 기대가 되었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뉴욕의 경치를 훑는 동안 무대 위로 가뿐히 뛰어오른 주인공은 바로 조니 보렐이었다. 영국 밴드 레이저라이트의 리더인 로커 조니 보렐은 커스틴 던스트와 에디 캠벨의 전 남자친구로도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그는 이날 레이저라이트 멤버가 아닌 자신의 솔로 밴드 ‘자주(Zazou)’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베스트와 헌팅캡으로 단장한 드러머 프레드 스티츠, 보라색 슈트로 멋을 낸 색소포니스트 조앙 멜로, 정갈하게 땋은 머리 위로 두건을 쓴 데런 베리까지 그 스타일만 봐도 과연 영국판<보그>의 화보를 장식한 조니 보렐의 밴드다웠다. 그들은 곧 발매될 조니 보렐의 싱글 앨범 <Borrell 1>의 곡들과 레이저라이트의 히트곡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땀을 비 오듯 흘려가며 노래하는 그는 무수한 파파라치 사진 속의 모습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멋졌다. 수줍은 듯 관객을 마주 보지 않고 바닥이나 하늘을 보며 노래하는 것도, 음표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짚어나가는 힘있는 목소리도 말이다. 밴드의 멤버들은 곡이 바뀔 때마다 드럼과 피아노, 기타를 번갈아 연주하며 다재다능함을 드러냈다. 그들은 흥겨운 리듬으로 몸을 들썩이게 하다가도 개러지 록답지 않은 웅장한 스케일로 귀를 즐겁게 했다. 티셔츠 하나도 무겁게 느껴지는 더운 날씨에 조니 보렐은 두꺼운 가죽 재킷까지 입고 공연이 끝나면 쓰러지리라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노래했다. 그의 신곡 ‘Joshua Amrit’로 시작된 공연은 레이저라이트의 ‘Golden Touch’, ‘Power to the Woman’으로 이어졌고,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 ‘America’를 부를 때는 높은 건물들 위로 해가 떨어지며 절정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Borrell 1>의 첫 번째 싱글곡이자 아이튠즈를 통해 선공개된 ‘Pan-European Supermodel Song(Oh! Gina)’을 마지막으로 1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공연이 끝났다. 조니 보렐은 가쁜 숨을 내쉬며 말했다. “미친 듯이 공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 멤버들에게 ‘여기서 제대로 한번 보여주자’라고 이야기했죠. 곧 나올 솔로 앨범을 저 역시 기대하고 있어요. 뉴욕의 멋진 옥상에서 열리고 있는 이 파티처럼 재미있는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요?”
거버너스라는 뜨거운 축제
밀러뮤직투어는 투어가 시작되기 전에 프로그램을 공개하지 않는다. 때문에 일정을 시작하기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건 밀러뮤직투어만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전세기를 타고 LA와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를 넘나들던 지난해 밀러뮤직투어의 최고 이벤트가 LA에서 열린 MTV 뮤직 어워드 시상식의 VIP 티켓이었다면 올해는 거버너스 볼 뮤직 페스티벌(Governors Ball Music Festival)의 VIP 티켓이라 할 수 있겠다. 2011년 시작된 거버너스 볼 뮤직 페스티벌은 매년 6월 뉴욕주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로 인디 록, 일렉트로닉, 댄스,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 비하면 아직 인지도도 낮고, 역사도 짧은 편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화려한 라인업으로 뮤직 페스티벌 고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랜들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자유분방한 페스티벌 룩으로 멋을 낸 이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카니예 웨스트와 더 엑스엑스, 베이루트, 에이빗 브라더스, 루미너스, 디어 헌터, 하임까지 하루 동안의 출연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름들이 오늘 라인업의 주인공이었다. 이틀 전에 내린 엄청난 양의 비 덕분에 랜들 아일랜드는 그야말로 진흙탕이었고, 발을 한번 디뎠다하면 복숭아뼈까지 들어가는 바람에 벗겨지는 신발을 두 손으로 힘껏 뽑아내기를 반복해야 했다. 목이 바싹 말라왔지만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NYC스테이지로 서둘러 간 건 하임(Haim)의 무대를 보기 위해서였다. 영국의 BBC는 매해 그해를 이끌 만한 실력 있는 신인을 뽑는 ‘Sound Of’ 투표를 진행하는데(아델과 클락손스도 유망주로 선정된 적 있다,) 그들이 선정한 2013년의 유망주가 바로 하임이다. 3명의 재기발랄한 자매로 이뤄진 하임의 무대는 해가 가장 뜨거운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되었지만, 무대 앞을 메운 관객들은 온몸으로 햇빛을 받아가며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베이시스트 에스테는 “당신들 정말 멋져요. 우리 사이에 어떠한 방해도 없도록 이 선글라스를 벗어야겠어요”라는 귀여운 멘트를 날렸고 알레나는 ‘The Wire’, ‘Falling’이 나오는 동안 키보드와 기타를 번갈아 연주하며 유망 뮤지션으로서의 실력을 과시했다.마지막 곡 ‘Let Me Go’를 부르기 전에 관객을 향한 간곡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카니예 공연장에 가면 우리 자리도 좀 맡아줘요!”
NYC스테이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영원히 도착하지 못할 것만 같았던 유알두잉그레이트 스테이지를 애써 찾은 건 디어헌터와 베이루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베이루트의 단독 공연을 다녀온 터라 페스티벌에서의 베이루트가 더 기대되었다. 리더 잭 콘돈을 중심으로 멤버들은 저마다의 악기를 안고 등장했다. 잭 콘돈은 여느 때처럼 침착하게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 트럼펫, 우쿨렐레, 프렌치 혼, 트럼본, 투바, 베이스, 드럼이 내는 신비로운 소리가 곧 섬 전체로 울려 퍼졌다.
다음은 록 밴드 그리즐리 베어(Grizzly Bear)의 순서였다. 그들은 이름만큼이나 독특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발산하며 공연장의 공기를 바꾸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밴드이고,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진짜 회색 곰의 기사에 밀리지만 2004년에 결성되어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실력 있는 밴드다. 2012년 발매한 앨범 <Shileds>에 수록된 ‘Sleeping Ute’, 최고의 히트곡인 ‘Two Weeks’ 등 사이키델릭한 팝과 포크 록을 섞은 듯한 특유의 매력을 쏟아내는 곡들로 공연을 이어갔다.
몽환적이면서도 멜랑콜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록을 결합한 음악을 선보이는 더 엑스엑스(The XX)는 해질녘의 무대를 장악했다. ‘XX’와 ‘Coexist’, ‘Angels’가 흘러나올 때 관객들은 일제히 몸을 흐느적거렸다 . 특히 ‘Angels’를 부르는 로미 매들리 크로프트와 올리버 심은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 편안해 보였다. 그들의 음악을 혼자서 조용히 침잠하며 듣는 음악이라 생각했던 판단은 완전히 빗나갔다. 완전히 오픈된 공간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조도 아래 그들의 음악을 듣는다는 건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으니까.
이제는 오늘 페스티벌의 명백한 주인공, 카니예 웨스트의 공연만이 남아 있었다. 9시 30분으로 예정된 그의 무대는 좀처럼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무대 앞을 빼곡하게 둘러싼 수천 명의 팬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오늘 공연에서 새 앨범< Yeezus>의 신곡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터라 묘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카니예는 10시가 되어서야 마릴린 맨슨이 샘플링에 참여한 그의 신곡 ‘Black Skinhead’로 무대에 올랐다. 그의 등장과 함께 섬 전체는 거대한 클럽으로 변했다. 관객들은 그의 음악에 맞춰 몸을 낮추고 손을 흔들고 함께 소리지르고 멈추기를 반복했고, 무대 전면을 장식한 화려한 스크린은 관객들을 더욱 열광시켰다. ‘New Slaves’를 부를 때는 ‘Not for Sale’이라는 사인이 쉴 새 없이 반짝였고, 멀리 있는 팬들을 배려해 가끔씩 그의 얼굴을 스크린에 비추기도 했다. 예수와 자신의 애칭을 섞어 앨범 타이틀을 ‘Yeezus’라 지은 만큼 ‘I am a God’을 부르기 전에는 “나는 조금 전 예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라고 소리 지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어 ‘Jesus Walks’, ‘Heartless’ ‘Flashing Lights’, ‘All of the Lights’ 그리고 ‘Clipue’를 부르는 동안 그는 정말 자신에게 취해 있는 듯했고, 관객들도 그 순간만큼은 그를 예수로 인정하는 듯했다. 카니예는 말했다. “라디오용 싱글도 없고, 홍보 활동도 하지 않았다. 앨범 커버도 없이 그냥 진짜 음악을 만들었다. 판매량에 신경 쓰기보다는 단지 사람들이 이번 여름 미쳐 있을 만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조지 콘도가 디자인한 커버를 앨범에 넣은 것도, 아무것도 없이 달랑 CD 한 장만 넣어 앨범이라 내놓은 것도 카니예 웨스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그걸 알기에 라이브로 듣는 그의 공연이 더욱 감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공연은 11시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끝났고, 축제를 끝낸 관객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공연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랜들 아일랜드의 뜨거운 밤공기를 실감하고, 속옷까지 땀으로 젖어 있는 걸 확인한건 결코 나뿐만이 아니었을 거다.
클러빙의 낮과 밤
하룻밤 꿈 같았던 거버너스에서의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거짓말처럼 다시 비가 내렸다. 여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뉴욕은 어느 길이든 꽉꽉 막혔다. 점심 식사를 위해 찾은 곳은 패리스 힐튼의 생일 파티 장소로도 유명한, 5번가에 위치한 라보. 낮에는 레스토랑으로, 저녁에는 클럽으로 운영되는 곳이지만 밀러뮤직투어가 진행되는 오늘만큼은 대낮부터 클럽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오후 1시라는 다소 민망한 시간, 광란의 파티가 시작된 건 스트립 댄서가 등장하면서부터였다. 무대에 오른 댄서들은 본격적으로 ‘봉춤’을 추기 시작했고, 각국의 뮤직 투어리스트는 국기를 들고 무대 중앙으로 진출했다. 모두 다른 국기를 든 이들이 서로의 어깨를 이어 잡고 기차 행렬을 만들었다. 모두가 이방인인 이 공간에서는 시간을 계산할 필요도,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밀러를 들고 ‘Cheers’를 외치면 그것으로 친구가 되었으니까.
한낮의 파티를 즐긴 후에는 세계적인 DJ 세바스티안 인그로소의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었다. 세바스티안은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드는 DJ이자 프로듀서이며, ‘Refune’이라는 레이블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2010년부터 스티브 안겔로, 악스웰과 함께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라는 DJ 그룹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DJ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세 명의 시너지는 폭발적이었고, 그들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DJ’ 3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개인의 색깔을 드러내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지난해 투어를 끝으로 해체를 선언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승승장구 중이다. 오늘 그가 뉴욕을 찾은 건 첼시의 하이라인 볼룸 클럽에서 있을 공연을 위해서다.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선정한 070명의 팬과 함께 블록버스터급 싱글곡 ‘Reload’의 뮤직비디오 촬영도 예정되어 있다. 선택을 받은 700여 명의 클러버와 밀러뮤직투어의 참가자에게만 그의 뉴욕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 것이다. 그는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예요. 뉴욕의 팬들과 함께 ‘Reload’의 뮤직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흥분됩니다. 아주 특별한 시간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의 호스트인 세바스티안은 자정이 넘어서야 등장했고, 클러버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휴대폰을 꺼내 사진 촬영에 열중했다. ‘Don’t You Worry Child’, ‘Save the World’와 같은 히트 곡이 나올 때에는 떼창도 이어졌다. ‘Reload’의 순서에서는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의 작사가이자 피처링을 하는 존 마틴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깜짝 이벤트가 펼쳐졌다. 큰 움직임 없이 기계에 올린 두 손만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던 세바스티안이 손을 위로 올리고 손뼉을 치자 천장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수천 장의 종이가 흩뿌려졌다. 덕분에 시야가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음악을 즐기고 술을 마시는 데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당신도 밀러의 뮤직 투어리스트가 될 수 있다!
해마다 새로운 도시에서 열리는 ‘밀러뮤직투어’는 지난해는 샌프란시스코, LA,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며 펼쳐졌고, 올해는 뉴욕에서 개최되었다. 프로그램은 투어가 시작되는 순간까지 비밀에 부친다. 참가자 응모는 매년 봄, 밀러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www.facebook.com/millerkorea)에서 할 수 있으며, 만 스무 살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단, 밀러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당첨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Interview
진격의 DJ, 세바스티안 인그로소를 만나다
세계적인 DJ이자 유능한 프로듀서인 세바스티안 인그로소. 그를 소호의 한 펜트하우스에서 만났다.
어떤 음악을 들으며 자랐나요? 디스코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디스코 음악에 맞춰 춤도 췄나요? 물론이죠. 제가 어렸을 때 한 춤 했어요.
음악을 정규 과정으로 배우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그것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 한번은 스티브 원더의 곡을 연주하려는데 제대로 익히는 데만 3달이 걸렸죠. 물론 그건 지금처럼 음악을 잘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지금의 당신 스타일의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스티브 앙겔로는 힙합을, 저는 테크노 음악을 좋아했어요. 어느 날 스티브 집에서 함께 음악을 듣는데, 이런저런 음악이 나오다가 펑크 음악이 나오는 순간 스티브가 말했죠. “잠깐만, 나 이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라고요. 그렇게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신의 음악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나요? 주로 긴 데모 음악을 만들고 더 나은 소리를 내기 위해 다듬고 또 다듬어요. 어떤 때는 하나의 곡을 8개의 다른 곡으로 변환하기도 해요. 한 곡을 만드는 데 몇 달이 걸리기도 하죠. 진짜 원하는 음악을 만들때까지 만족할 수 없어요. 노래의 마지막 한 부분까지도요.
음악 한 곡의 작업이 끝났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곤 해요. “굉장해, 최고야!”라고 말하면 그때 작업을 끝내죠. 뮤지션뿐 아니라 일반 친구들에게도 자주 묻는 편이에요.
그렇게 의견을 묻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중들에게 들려줄 음악을 만드는거니까요.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제가 만드는 음악을 대중이 원하지 않을 수도 있죠.
당신의 레이블 ‘Refune’에는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어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요? 특별한 사람들을 찾아요. 남들과는 다른 사람이요. 그 다음으로는 음악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을 찾습니다. 제가 항상 옆에서 도와줄 수 없거든요 . 열정이 없거나 의지가 약한 사람들과는 함께 일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의 레이블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싶나요? 거대한 아티스트 단체로 만들려는 생각은 없어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음악을 만드는 곳이죠.
레이블 소속 뮤지션과 함께 공연할 생각은 없나요? 브랜드처럼 함께 움직이고 싶지 않아요. 개성 있는 뮤지션이 자신의 능력으로 이끄는 공연이 좋은 공연이라 생각해요.
어셔, 퍼렐 윌리엄스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의 작업은 어떤 경험인가요?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같은 것만 반복하다 보면 가끔은 지루할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에는 제가 하던 음악으로 돌아가고 싶어져요.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는 재결합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어렵지 않을까요?
작업을 하면서 깨닫게 된 중요한 사실은 뭔가요? 너무 많이 취하면 안 된다는 거죠.
뉴욕의 여름밤엔 이곳으로!
Lavo 낮에는 브런치 레스토랑, 밤에는 클럽으로 변신한다. 토요일마다 브런치 파티가 열려, 대낮부터 클러빙을 하고 싶다면토요일 점심을 공략하면 된다. 패리스 힐튼이 생일 파티를 연 장소로도 유명한 곳인 만큼 유명 할리우드 배우의 방문 또한 잦다. 주소 39 East 58th St.
Circle 뉴욕에서 한국인과의 부킹을 원한다면 무조건 서클로 가야 한다. 뉴욕의 대표 한인 클럽으로 싸이와 어셔가 방문하면서 더욱 유명해졌고, 최근에는 구준엽과 장우혁이 디제잉을 선보이기도 했다. 테이블을 예약한 손님에게 웨이터가 부킹까지 해주는 철저한 한국 스타일이 특징이다. 주소 135 West 41th St.
Cielo 그날그날 파티의 콘셉트에 따라 일렉트로닉, 힙합, 하우스 뮤직 등 음악의 장르를 바꾸고 실력 있는 디제이들의 공연이 잦은 만큼 진정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다. 지리적인 요인 때문인지 스타일리시한 클러버가 자주 출몰하며 그걸 구경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주소 18 Little West 12th St.
230 Fifth Rooftop bar 빌딩의 꼭대기 층에 내리면 통유리창으로 된 넓은 바가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테이블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진정한 ‘아메리칸 스타일’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루프탑에서는 무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며 알록달록한 꽃과 나무를 장식해 은근히 로맨틱하다. 주소 230 5th Ave.
Marquee 전 세계에 체인을 둔 클럽 마퀴의 히든 카드는 역시 ‘댄스 쇼’인데 그중에서도 최고는 천장에서 줄 하나에 매달려 내려오는 스트립 걸의 쇼다. LA의 마퀴에 비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트립 댄서들이 옷을 너무 갖춰 입었다는 정도? 주소 289 10th Ave.
Ava Lounge 드림 호텔 14층에 위치한 라운지 바로 뉴요커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주말에는 30~40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으며, 복장 제한 또한 엄격한 편이다. 높은 편은 아니지만 위치가 좋아 타임스퀘어와 브로드웨이까지 한눈에 전망할 수 있다. 주소 210 West 55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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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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