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걸었다 <1>
우리는 가장 가까운 서울을 두고 다른 도시를, 나라를 배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9일 동안 여행자로서 만난 서울은 때로는 익숙했고 때로는 놀라울 만큼 생경했다. 이 익숙하고도 낯선 곳에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경험인지를 이제는 안다. 지금 당장, 당신도 이 도시의 특별한 여행자가 될 수 있다.
서촌 | 서울의 인왕산과 경복궁 사이, 이상과 윤동주, 이중섭 같은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동네. 이정표 하나 없는 친절하지 않은 골목을 따라가며 두리번거리기만 해도 어디를 찾냐고 묻는 친절한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11:00 am 대오서점 & 대오서점 카페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으로 1951년에 문을 열어 지금까지 한곳을 지키고 있다. 현재는 책 판매를 중단하고 헌책이 있는 카페로 변신해 손님을 맞는다. 유자차 한 잔을 시켜놓고 주인 할머니가 쓰던 방과 오래된 책방을 구경했다. 손때 묻은 책, 옛날 라디오, 고무신 등 곳곳에 놓인 물건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엽서를 사서 방문기념 도장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주소 종로구 누하동 33 문의 02-735-1349
12:00 pm 슬로우브레드에버 천천히 오랫동안 발표시켜 빵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가게 이름은 슬로우브레드에버다. 식빵, 바게트, 치아바타 등의 빵은 낮 12시부터 판매하는데, 조금만 늦었다가는 원하는 빵을 먹지 못할 수도 있다.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작정하고 일찍 찾았다. 다행히 한입 베어 물면 화이트 초콜릿이 흘러나오는 화이트 초콜릿 바게트를 사는 데 성공했다. 초콜릿이 흘러내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베어 먹으며 다시 서촌 거리로 나섰다. 주소 종로구 옥인동 104 문의 02-734-0850
2:00 pm 통인시장 통인시장에 왔으니 도시락 투어에 나서는 것이 정답. 시장 안에 있는 고객행복센터 엽전을 받아 시장 곳곳을 돌며 도시락통을 채웠다. 가득 담아도 3천원을 넘지 않는 가격. 반찬 위주로 담을 수 있어 기름떡볶이, 서촌국수, 떡볶이떡에 돼지고기를 얇게 두른 떡갈비는 따로 사 먹었다. 주소 종로구 통인동 10-3 문의 02-722-0911
04:00 pm 박노수 미술관 2011년 타계한 박노수 작가가 자신의 작품 1천여 점과 40여 년간 살았던 가옥을 기증하면서 시민들을 위한 쉼터가 되었다. 한옥과 양옥을 절충한 가옥으로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로 되어 있는데, 3개의 벽난로가 특히 눈길을 끈다. 미술관을 둘러보고 나서는 뒷길의 산책코스에 올랐다. 미술관의 유려한 지붕선과 옥인동 일대 가옥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 아마도 이 풍경이 박노수 미술관의 마지막 작품일 거다. 주소 종로구 옥인동 168-2 문의 02-2148-4171
05:00 pm 인왕산 수성동 계곡 서촌에서 고개를 들면 가장 커 보이는 산이 바로 인왕산이다. 소란스러운 폭포 소리가 경복궁까지 들린다 하여 지어진 수성동이라는 이름은 1969년, 옥인아파트가 들어서며 물소리를 잃었고, 아파트 철거 후, 겸재 정선이 남긴 그림을 토대로 계곡을 복원했다고 한다. 오르막 끝에 드디어 수성동 계곡이 나타났다. 가문 날씨 탓에 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파란 하늘 아래 계곡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얕은 계곡을 내려다보니 새까만 것이 꿈틀거리는 게 보였다. 올챙이 떼였다. 주소 종로구 옥인동 185-3 문의 02-2148-2844
07:00 pm 바르셀로나 서촌에 좀 다닌다는 사람 치고 바르셀로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서촌에 바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단연 바르셀로나다. 군더더기 없는 테이블과 의자, 단정한 주방, 편안한 조명, 밤이 깊어질수록 바르셀로나의 분위기도 무르익어간다. 맥주와 와인, 셰리주를 맛볼 수 있는데,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해 알코올 도수를 높인 셰리주가 특히 인기다. 네 가지 셰리주를 글라스로 맛보고 난 뒤, 좀 부족하다 싶으면 드라이한 맛의 콘트라다반디스타를 추가하는 게 정석이다. 안주는 치즈, 아몬드, 올리브가 푸짐하게 나오는 쓰리섬 플레이트로 골랐다. 주소 종로구 누하동 77-7 문의 02-735-1117
그 밖의 서촌
1 라빠르망 공정한 가격으로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가구 브랜드의 쇼룸 라빠르망. 간결한 스칸디나비아풍 맞춤 가구, 수입 가구와 다양한 소품의 향연이 일품이다. 주소 종로구 통의동 13 문의 02-735-1970
2 전대감댁 적선시장 안쪽에 주막을 연상시키는 한옥 구조의 ‘전’ 집. 비가 줄기차게 내릴 여름날, 이 집 마당에 있는 좌식 테이블 한구석에 앉아 막걸리 한 사발 마실 날만 기다린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담근 효소로 맛을 내며, 언제나 푸짐한 한 상 차림이다. 주소 종로구 체부동 184 문의 070-4202-5170
3 계단집 골목을 마주 보고 본관과 별관이 나뉘어 있는 작은 포차. 동해의 항구에서 마주하는 해산물의 선도를 서울의 한복판에서도 변함없이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찾을 수밖에 없는 집이다. 맘껏 먹어도 부담 없는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갖췄다. 주소 종로구 내자동 11-1 문의 02-737-8412
4 데미타스 프랑스어로 ‘블랙 커피용 작은 컵’이라는 뜻의 데미타스는 그릇 컬렉터 김연화 씨의 공간이다. 그녀가 여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니며 10년 넘게 수집해온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주소 종로구 창의문로 133 문의 02-391-6360
5 피에스 바앤필림 오래된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한 피에스 바앤필림에는 전직 미술감독이었던 주인의 감각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스튜, 석화, 피자, 안심스테이크 등 메뉴의 종류가 다양하다. 주소 종로구 청운동 89-9 문의 02-737-0965
정동, 신문로 | 정동은 시간과 역사가 축적된 장소다.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섞여 있다. 그러한 이유로 태평로 2가와 신문로 2가를 가로지르는 정동길은 서울에서 가장 특별한 길로 손꼽힌다. 이곳에서는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10:30 am 성곡미술관 성곡미술관에서 전시는 보지 않았다. 이곳을 찾은 목적은 처음부터 조각 공원을 걷는 것이었으니까. 입장료 5천원을 내면 미술관 뒤편에 마련된 호젓한 정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국내외 작가들의 조각이 군데군데 보이고 벤치가 짧은 숲길 사이에 숨어 있다. 100여 종이 넘는 나무가 숲을 이루어 사계절의 변화를 체감하기도 좋다. 입장료 5천원은 공원 안 카페에서 음료 한 잔을 먹을 수 있는 가격이 포함되어 있다. 조각 공원을 둘러보고 탁 트인 카페 의자에 앉아 유자차 한 잔을 주문했다. 주소 종로구 신문로2가 1-101 문의 02-737-7650
01:00 pm 카페 버즈앤벅스 100년 전, 커피가 생경하던 시절, 이화카페가 있던 자리에 카페 버즈앤벅스가 문을 열었다.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1층에 자리한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팔작지붕 대문을 통과해야 한다. 시옷자로 맞붙은 지붕 옆면에 짧은 지붕을 덧대 멋을 낸 조선시대 건축 양식인데, 이 안에 현대식 카페가 숨어 있다는 게 재미있다. 1층과 2층으로 분리된 공간은 높은 천장과 넓은 창으로 꾸며졌다. 케이크,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기 좋다. 주소 중구 정동 32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1층 문의 02-777-8988
02:00 pm 씨네큐브 씨네큐브에서는 오히려 둘인 게 어색하다. 같은 생각을 하는 혼자 온 관객이 많아 그 어떤 영화라도, 심지어 로맨틱 코미디라도 당당하게 관람할 수 있다. 게다가 물을 제외한 모든 음식 반입이 금지되어 있으니, 팝콘 먹는 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 씨네큐브 지척에는 독립 영화관 인디스페이스도 있고 좀 더 가면 광화문스폰지하우스도 있다. 씨네큐브처럼 대형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주소 종로구 신문로1가 226 문의 02-2002-7770
04:00 pm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길이 다 그렇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 간다는 건 시간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이 자리에 한때 퇴계 이황의 집이 있었고, 경성재판소가 있었고, 대법원이 있었다. 그러니 분명 이곳은 단순히 갤러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입구는 짧고 낮은 오르막길로 되어 있는데 양옆에 조각이 놓인 정원이 있어 미술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주소 중구 서소문동 37 문의 02-2124-8800
06:00 pm 정동근린공원 이화여고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정동근린공원이 있다. 정동수녀원이 있던, 한국 가톨릭수도원의 첫 번째 자리다. 한 바퀴 돌아 계단을 오르면 하얀색의 작은 첨탑 건물이 눈에 띈다. 1890년 건립된 러시아공사관의 일부로, 고종이 외세의 위협에 약 1년 동안 피신했던 아관파천의 현장이다. 역사는 흔적도 없고 무심한 봄기운만 완연하다. 주소 중구 정동 15-1
07: 00 pm 르풀 가로수길 블룸 앤 구떼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블룸 앤 구떼가 그러한 것처럼 카페 내부는 꽃으로 가득하다. 우리말 ‘풀’에 프랑스 정관사 ‘르’를 붙여 지은 르풀은 겉모습은 기와를 얹은 건축물이지만 내부는 유럽 스타일로 꾸민 인테리어와 딱 맞아떨어진다. 샌드위치, 키쉬, 파니니 중에 가장 인기가 좋은 건 파니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치아바타빵과 르풀에서 직접 만든 수제 리코타 치즈는 언제든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좀 더 배불리 먹고 싶을 때는 라자냐를 주문한다. 주소 중구 정동 1-28 문의 02-3789-0400
그 밖의 정동, 신문로
1 어반 가든 싱그러운 도심 속 정원에서 건강한 이탤리언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1층 한쪽에는 함께 운영하는 꽃집이 있어서 모든 테이블 위에 향긋한 생화가 놓여 있다. 하우스웨딩 및 세미나, 회식 등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주소 중구 정동 28-2 문의 02-777-2254
2 산 다미아노 덕수궁 정동길에 위치한 북카페. 수도회 소속으로 그림 전시와 클래식 음악회, 영화 상영 등의 문화 행사를 열기도 한다. 꽤 널찍한 규모의 책장에 다양한 분야의 책이 꽂혀 있어서 서점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드립커피, 전통차를 비롯 디저트 메뉴로 구성돼 있다. 주소 중구 정동 17-1 문의 02-6364-2233
3 콩두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운영하는 모던 한식 레스토랑. 최근에 자리를 옮겼는데 가게 입구 일부가 문화재여서 간판조차 달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내공 있는 곳이다. 한국 요리의 기본이 되는 콩과 장에 대한 자부심으로 미래 한식에 대한 고민을 요리에 담았다. 주소 중구 정동 1-54 문의 02-722-7002
4 월매네남원추어탕 이 집 추어탕은 맵지 않다. 시래기와 잘게 간 추어를 같이 넣고 끓여 걸쭉하고 뒷맛이 깔끔하다.미꾸라지로 만든 튀김, 전, 물만두와 고추만두도 있다. 주소 중구 서소문동 51-2 문의 02-757-9580
5 정동국시 경향신문사 건물 바로 옆에 붙은 칼국수집. 뽀얀 사골 국물에 적당히 통통한 면발, 그리고 약간의 고기와 파채가 전부지만 칼국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무랄 데 없는 맛이다. 주소 중구 정동 22-2 문의 02-732-0114
부암동 | 예쁜 지붕을 얹은 집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부암동. 인왕산의 멋들어진 허리를 그림처럼 두르고 있고, 동네 뒷산 산책하듯 조금만 걸으면 비밀스러운 정원과 계곡 안으로 들어설 수 있다.
10:30 am 환기미술관 부암동의 가장 높은 미술관이 자하미술관이라면, 가장 오래된 미술관은 환기미술관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인 김환기 작가를 기념하는 미술관으로, 김환기 선생의 작품을 보존, 연구, 전시하는 공간이다. 유화, 수채화, 드로잉과 같은 작품은 물론 생활유품, 편지, 사진을 소장하고 있다. 1992년 개관 이래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의 상설전과 특별 기획전을 열어오고 있는데, 현재는 <Hommage a Whanki – 김환기를 기리다>라는 주제의 전시가 한창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외관과 미술관 내부의 독특한 구조는 작가의 작품을 대변하는 듯 신비롭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전시장 입구에 걸린,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한 손으로 허리를 받친 채 붓질하는 선생의 사진이다. 주소 종로구 부암동 210-8 문의 02-391-7701
01:30 pm 백석동천, 백사실 계곡 서울성곽이 높다란 산자락을 따라 흰 지렁이처럼 구불구불 올라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주택가 끝자락. 이곳에서 숲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들어가면 부암동의 비밀스러운 정원. 백석 동천과 백사실 계속이 등장한다. 처음 오는 이들은 ‘서울에 이런 곳이!’ 하고 놀라고, 한번쯤 와본 이들은 자주 못 와 아쉬운 곳이다. 도롱뇽, 버들치기, 맹꽁이, 개구리가 사는 계곡은 홍제천 줄기를 따라 세검정까지 이어지는데, 가만히 서 있으니 나무에 바람이 흔들리는 소리, 계곡이 흐르는 소리가 노래처럼 들려왔다. 주소 종로구 부암동 115 문의 02-731-0395
03:30 pm 윤동주 문학관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 있던 수도 가압장이 윤동주를 위한 공간으로 변신할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건축가 이소진은 재건축 과정에서 발견한 5미터 높이에 달하는 물탱크 윗부분을 개방해 전시관의 중정으로 만들었다. 마치 윤동주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하늘’을 올려다보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처럼 조화롭게 느껴진다. 길을 따라가면 3전시실이 등장하는데, 어두운 공간 안에 쏟아지는 한 줄기 빛에서 시인이 마지막을 보낸 후쿠오카 형무소가 떠오른다. 규모는 작지만 윤동주라는 사람이, 작품이 확연히 보이는 공간이다. 주소 종로구 청운동 3-100 문의 02-2148-4175
05:00 pm 자하미술관 미술관이 있나 싶을 정도로 한참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부암동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자하미술관. 눈앞에 서울 성곽이 길게 펼쳐지고 북악산과 북한산의 비봉능선 풍경이 더해지니 눈이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작품을 1, 2층에 전시하고 있지만, 2층 큰 창 앞에서는 풍경만 바라보게 된다. 내려오는 길 옆에는 넓은 빈터가 있다. 표지석을 보면 이곳이 소설가 현진건의 집터라는 걸 알 수 있다. 지금 그 자리에는 오래된 은행나무 두 그루만 남아 있다. 주소 종로구 부암동 362-21 문의 02-395-3222
06:30 pm 클럽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커피로 유명한 ‘클럽 에스프레소’. 빨간 벽돌의 커다란 외관이 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커피가 있는 도심의 산장 같다. 국내 최초로 커피 아카데미를 연 바리스타 마은식이 운영하는 곳으로, 1층은 커피숍, 2층은 로스팅 기계가 있는 커피공장으로 운영해 직접 로스팅한 세계 각국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나무 냄새 나는 아늑한 산장 같은 분위기도 이곳의 매력이다. 커피 맛에 그리 까다로운 편은 아니지만 부암동에 오면 방앗간 참새처럼 이곳에 들른다. ‘그래, 이 맛이었지’ 하면 괜히 천천히, 여유를 부려가며 마시게 되는 커피. 언제 와도 이 자리에는 이 가게가 있었으면. 주소 종로구 부암동 257-1 문의 02-764-8719
08:30 pm 계열사 ‘치어스’에서 계열사로 이름을 바꾼 부암동의 소문난 치킨집이다. 4인용 테이블이 5개뿐인 작은 맥주집이다. 그 명성만큼 안 되는 것도 많다. 반 마리도 안 되고, 양념치킨도 안 되고, 배달도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킨과 맥주를 마시려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운 좋게 기다리지 않고 테이블을 잡았다. 메뉴판이 있긴 하지만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자동적으로 프라이드치킨, 인원수만큼의 맥주를 주문한다. 프라이드치킨 외에도 매콤새콤한 골뱅이국수, 해삼과 멍게, 생굴이 나오는 ‘바닷속 삼형제’ 메뉴도 인기다. 바삭한 닭도 닭이지만 큼직하게 튀긴 생감자가 제맛이다. 주소 종로구 부암동 258-3 문의 02-391-3566
그 밖의 부암동
1 산모퉁이 카페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에서 이선균의 집으로 나와 유명해진 곳이다. 북악산이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자랑한다. 갤러리 지하에는 이 주택의 원래 주인인 목인박물관 김의광 관장의 수집품을 볼 수 있다. 주소 종로구 부암동 97-5 문의 02-391-4737
2 송스키친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운영하는 아담한 다이닝 카페로 벽돌과 기와, 나무가 어우러져 빈티지한 느낌. 와인, 맥주에 어울리는 여러 가지 메뉴가 있는데 직접 발효시킨 도우로 만든 피자와 해물떡볶이가 대표 메뉴다. 주소 종로구 신영동 168-3 문의 02-395-1713
3 데미타스 좁다란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펼쳐지는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공간이 마치 친구네 다락방 같은 카페. 유럽 빈티지풍의 예쁜 그릇과 소품으로 가득하다. 인스턴트식품을 쓰지 않고 직접 만드는 먹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주소 종로구 부암동 254-5 문의 02-391-6360
4 동양방앗간 40년 넘게 떡을 빚어온 할머니의 손맛이 담겨 있다. 왕송편을 비롯해 인절미, 증편, 쑥떡, 백설기 등은 재료 하나하나 직접 삶고 빻은 뒤, 손으로 빚어 더욱 맛있다. 주소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 근처 문의 02-379-1941
5 710 어나더맨 두 달의 공사 기간을 거쳐 올 초 새롭게 오픈한 레스토랑이다. 브레이크타임을 없애고,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한다. 기존의 인기 메뉴인 710오리엔탈 치킨과 누룽지 해산물찜은 그대로 두고 신메뉴를 잔뜩 들고 왔다. 주소 서울 종로구 부암동 239-9 문의 02-395-5092
- 에디터
- 피처 에디터 / 조소영
- 포토그래퍼
- 이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