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먹고, 서핑하고, 사랑하라
빛나는 태양과 천혜의 자연환경, 활기찬 도시의 에너지와 낙천적인 호주 사람들의‘ 오지(Aussie)’ 애티튜드가 어우러져 반짝이는 곳. 호주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에서 체험한‘ 먹고, 서핑하고, 사랑하라'.
EAT
브리즈번은 훌륭한 식도락을 위해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해안가와 인접해 해산물이 풍부하고,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만큼 다채로운 다이닝 문화를 자랑한다. 게다가 높은 소득 수준,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는 현지의 요식 산업이 세련된 형태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 고로, 어딜 가든 음식으로 실망할 일은 드물다. 시내 곳곳에 자리한 구르메 베이커리에서 아침 식사를 하거나, 힙한 카페에서 ‘분다버그(Bundaberg) 진저 비어’ 같은 로컬 음료를 홀짝여도 좋고, 이글 스트리트 피어에 밀집한 강변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여보자. 서울로 치면 명동쯤 될까, 패션 부티크가 즐비한 쇼핑의 메카 퀸 스트리트에는 벽을 완전히 허문, 뻥 뚫린 레스토랑이 있다. 바로 32년째 성업중인 ‘지미스 온 더 몰(Jimmy’s on the Mall)’이다. 24시간 운영에 자리 한쪽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을 보면 그저 ‘노른자 땅에 자리한 잘되는 식당’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사실 이 레스토랑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 식재료에 다양한 식문화를 더한 호주식 퓨전 메뉴에 있다. 예를들어 인근의 모턴 만(Moreton Bay) 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버그(Bug) 랍스터를 통통한 대하, 관자와 함께 마늘을 듬뿍 넣은 간장 소스에 조리한다거나, 인근 농장에서 공수한 양고기를 터키식 향신료에 버무려 피스타치오, 석류 알갱이와 함께 따뜻한 샐러드로 서빙하는 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브리즈번과 꼭 닮은 메뉴 구성이 아주 훌륭하다. 여행자의 지친 몸을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 채워줄 슈퍼 푸드 레스토랑과 유기농 베이커리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중 신선한 야채와 단백질, 씨앗으로 구성된 팔레오(Paleo) 식단의 요리를 선보이는 ‘아사나 레스토랑(Asana by Pete Evans)’은 호주의 스타 셰프이자 서퍼인 피트 에반스의 총괄하에 운영되는 곳.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찾다’라는 의미의 요가 용어에서 이름을 따온 만큼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보인다. 마카다미아 옷을 입은 닭가슴살 구이와 김치, 콜리플라워 타불레 샐러드를 곁들인 양갈비 스테이크처럼 생소한 듯 군침 도는 슈퍼 푸드 메뉴로 가득하다.
한편, 건강식이 웬 말이냐 하는 아기 입맛, 고기 러버를 위한 길거리 음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시내 한복판, 건물과 건물 사이 작은 공간을 차지한 ‘미엘 컨테이너(Miel Container)’는 하루 종일 줄어들지 않는 손님들의 줄만 봐도 맛집의 기운을 팍팍 풍기는 수제 버거집이다. 이곳이 현지인들 사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이유는 바로 잔디만 먹인 호주 청정 육우 패티와 현지의 스타 브레드메이커인 세바스찬 피사살레의 부드러운 브리오시 번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기 때문. 특히 냉장 상태의 신선한 소고기로 바로 빚어 만드는 패티는 겉면의 강렬한 불맛과 불그스름한 속살의 육즙이 감칠맛 나게 어우러져 호주 소고기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또 시내에서 강을 따라 20분가량 배를 타면 해밀턴 선착장에 다다르는데, 바로 여기에서 브리즈번의 먹거리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잇스트리트 야시장(Eat Street Markets)’이 열린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되는 이 야시장은 선선한 저녁 강바람과 알전구 조명의 낭만,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라이브 음악에 다양한 메뉴로 무장한 개성 만점의 푸드 왜건들이 어우러져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잘생긴 호주 오빠들이 서빙하는 시푸드 파에야나 쭉쭉빵빵 미녀들이 신나게 춤추며 만드는 디저트 등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먹거리가 지천에 널려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는 바로 얇은 페이스트리 베이스에 각종 야채를 다져 올리고 특제 소스로 마무리한 헝가리식 피자, 그리고 마도로스 모자를 쓴 선장님이 직접 껍질을 까주는 ‘오이스터 바’의 신선한 굴 플레이트. 가볍고 상큼한 맛의 독특한 피자와 태평양 바다의 향을 가득 품은 통통한 굴이 하루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한다.
브리즈번의 맛집들
JIMMY’S ON THE MALL
Queen Street Mall, Brisbane CBD
www.jimmysonthemall.com.au
MIEL CONTAINER
shop 1, 96 Albert Street, Brisbane CBD
+61 423 466 503
ASANA BY PETE EVANS
80 Albert Street, Brisbane CBD
+61 7 3013 0088
EAT STREET MARKETS
Macarthur Avenue, Hamilton, Brisbane
www.eatstreetmarkets.com
SURF
브리즈번에서 배를 두둑하게 채웠다면 이제는 골드코스트로 향할 차례다. 해수욕은 물론 서핑, 패들 보딩, 카야킹 등 수상 레포츠의 천국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브리즈번 시내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가량 달리다보면 장장 70km에 걸쳐 이어지는 아름다운 백사장 해안선을 마주하게 되는데, 쭉 뻗은 마천루가 집중된 골드코스트 시를 중심으로 메인 비치, 서퍼스 파라다이스, 머메이드 비치 등 살면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해변이 연달아 나타난다. 그저 창문을 열고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만 해도 묵은 스트레스가 날아가겠지만, 이곳에서 진정으로 즐겨야 할 것은 단연 바다 그 자체다. 하와이의 와이키키, 리우데자네이루의 이파네마, 마이애미 팜 비치와 함께 ‘세계 5대 해변’ 같은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는 말 그대로 ‘서퍼들의 천국’이자 골드코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다. 좋은 파도와 알맞은 기후로 일년 내내 파도를 탈 수 있는 데다, 매년 서핑 세계 선수권 대회가 열려서 전 세계 서퍼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성지와도 같은 곳. 하지만 서퍼가 아니라도 괜찮다. 현지에 있는 수많은 서핑 스쿨에 등록해 당장 레슨을 받을 수도 있고,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아서 단순히 해수욕을 즐기거나 곱고 부드러운 모래 위에서 온몸으로 햇볕을 쬐어도 좋다. 광활하고 화려한 서퍼스 파라다이스와 달리, 아늑하고 소박한 해변을 찾는다면 버레이 헤즈(Burleigh Heads)가 정답이다.
서퍼스 파라다이스에서 남쪽으로 쭉 내려오다 보면 만나는 나지막한 언덕 아래 자리한 이곳은 관광객보다 가족 단위로 느긋하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 해변가의 무료 그릴 시설물에서 바비큐를 즐기거나 근처 제임스 스트리트의 아기자기한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등 다들 여유로운 모습이다. 한 템포 느린 마음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빌려 타거나, 산책로를 따라 버레이 헤즈 언덕을 오르는 것도 좋다. 국립 공원으로 지정된 만큼 훌륭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데다, 언덕을 오르는 길에 잠깐 숨을 고르다 보면 골드코스트의 끝내주는 스카이라인이 등 뒤로 펼쳐져 있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언덕을 넘어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골드코스트의 끝자락에 위치한 쿨랑가타(Coolangatta)를 만날 수 있다. 해안선이 급격하게 꺾이며 태평양을 향해 뻗어 있는 이곳은 서퍼들의 보장된 놀이터로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대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두란바(Duranbah) 해변은골드코스트의 다른 해변들이 모두 잠잠할 때에도 좋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기로 유명하다. 매의 눈을 장착한 인명구조대원들이 있어서 든든한, 최고의 서핑 스팟에서 뜨거운 젊음의 에너지를 발산해보자.
LOVE
여행이란 새로운 인연을 만들거나, 원래의 인연에 잊지 못할 추억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브리즈번은 완벽하다. 사람과 사람을 가깝게 만들어줄 낭만적인 순간들이 온 도시에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개척시대의 유럽풍 건축물과 최신식 고층 빌딩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시내도 아름답지만, 마음을 온통 훈훈한 온기로 가득 채워줄, 브리즈번 최고의 로맨틱 스팟을 찾는다면 강변부터 둘러보기를 권한다. 시내를 굽이쳐 흐르는 브리즈번 강은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그려내는데, 특히 밤의 이글스트리트 선착장은 강물에 비친 마천루의 불빛과 조명을 밝힌 스토리 브리지가 한꺼번에 반짝이며 감동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또 강을 따라 이어진 잘 정비된 산책로, 개인 선착장을 갖춘 캥거루 포인트의 대저택들은 이곳에서의 달콤한 삶을 꿈꾸게 하고, 강 위로 놓인 수많은 다리는 대도시 특유의 긴장감과 흥분을 심어준다. 이 모든 풍경을 제대로 눈에 담기 위해 브리즈번 시청에서 직접 운영하는 무료 보트, ‘시티하퍼(City Hopper)’를 이용하자. 가능한 한 배의 맨 위층에 자리 잡고 해질녘 노을을 배경으로 시원한 강바람을 맞는 낭만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사우스뱅크(Southbank)에는 강변을 따라 아름다운 아열대 식물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연인과 손잡고 거닐기에 더없이 좋은 건 물론, 브리즈번 시내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서 더욱 근사하다. 또 진짜 모래와 야자수로 꾸며진 스트리츠 해변(Streets Beach)은 인공 시설물이라는 것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로 편안한 도심 속 휴식처를 제공하는데, 브리즈번에서 가장 훈훈한 미남, 미녀들이 수영복을 입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좀 더 문화적 소양이 충만한 하루를 원한다면 사우스뱅크 끝에 자리한 현대미술관과 퀸즐랜드 아트 갤러리를 둘러보거나 퍼포밍 아츠 센터에서 선보이는 공연을 관람해도 좋겠다. 브리즈번 시내에서 차를 타고 30분가량 내륙 지방으로 이동하면 울창한 열대 우림 속에 자리한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Lone Pine Koala Sanctuary)에 다다른다. 흔히들 ‘호주까지 왔으니 코알라나 캥거루 한마리쯤은 봐줘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으로 찾지만 그곳에 거주하는 310여 마리의 코알라 중 한 마리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새로운 차원의 평온함을 느끼게 된다. 늘 그랬듯 쿨쿨 낮잠을 자고, 유칼립투스 잎사귀를 먹으며 품에 안은 새끼를 쓰다듬는 코알라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동안 각박한 사회에서 경쟁하듯 살아온 자신의 삶이 떠오르며 묘한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은 들판을 자유롭게 노니는 수백 마리의 캥거루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지극히 호주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이기도 하다. 캥거루와 함께 셀피를 찍고, 코알라의 느긋한 움직임을 눈으로 쫓다 보면 평소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눈에도 결국 하트가 박히기 마련. 이 외에도 웜뱃, 딩고, 에뮤 같은 호주의 희귀 동물 수백 마리가 교감을 위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을 열기만 하면 된다. 브리즈번에서 맛있게 먹고, 신나게 서핑하고, 뜨겁게 사랑하다 보면 호주 관광청의 유명한 캐치프레이즈, ‘이 세상 어디에도 호주 같은 곳은 없습니다’가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도시가 또 있을까 싶다. 풍요로운 자연 환경에 자유롭고 느긋한 분위기,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 인프라를 모두 누리고 나면, 삶이 조금 더 즐거운 방향으로 향할 것 같은 행복한 기분이 드는 곳, 브리즈번은 그런 곳이다.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호주의 대표 수영복 브랜드들
SEAFOLLY 시폴리는 호주에서 가장 큰 수영복 브랜드다. 수많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부분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수영복이 주를 이루며 시시각각 변하는 수영복 트렌드를 주도한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서는 정식 취급하는 곳이 없으니 호주에 들를 일이 있다면 꼭 체크해야 할 브랜드 중 하나! 문의 www.seafolly.com
PEONY 세련된 복고 감성의, 미니멀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호주의 옷 좀 입는다는 패셔니스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아직 국내에서 피오니를 정식 취급하는 곳은 없지만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답게 페이팔을 통한 직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 당장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자. 문의 www.peonyswimwear.com
ZIMMERMANN 호주 패션위크의 주요 브랜드 중 하나인 짐머만은 레디투웨어 컬렉션 못지않게 여성스럽고 빈티지한 매력이 넘치는 수영복 컬렉션으로 지난 25년간 사랑받아왔다. 베테랑 디자이너 브랜드답게 수영복에서도 과감한 절개와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일종의 쿠튀르 정신을 느낄 수 있다. 문의 www.zimmermannwe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