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순례

전국의 이름난 짬뽕집을 찾아 다니며 품평을 하는 이들이 있다. 이른바 짬뽕 순례단. 해물이 그릇 꼭대기까지 차 있다는 군산의 짬뽕과 속살이 꽉 찬 꽃게가 서너 마리 들었다는 제주도의 꽃게짬뽕 못지않은, 서울의 이름난 짬뽕을 찾아나선 순례길. 그 길에서 파스타만큼이나 다채로운 짬뽕의 세계를 발견했다.

1. 짬뽕|초마
짬뽕 순례객의 성지로 통하는 송탄 영빈루의 분점. 돼지고기와 오징어를 가늘게 썰어 도톰하게 썬 양파와 양배추, 통새우와 함께 센불에서 재빨리 볶아 구수한 불맛이 제대로 살아 있다. 돼지등뼈와 해산물을 뽀얗게 우려낸 육수에 고추기름과 매운 고춧가루를 넣기 때문에 먹으면 입안이 얼얼해질 정도로 맵고 칼칼하다.

●가격 짬뽕 5천원 ●주소 마포구 서교동 407-18 2층 ●문의 070-7661-8963 ●영업시간 정오부터 오후9시까지, 월요일 휴무

2. 복어탕면|마담 밍
짬뽕냉면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찬바람 부는 계절에는 복어탕면이 인기다. 맑은 닭육수에 싱싱한 복어와 바지락을 넣고 끓이다 청양고추와 말린 홍고추를 곁들여 슴슴한 듯하면서도 얼큰한 뒷맛이 일품이다. 팔팔끓여 나오는 국물이 어찌나 시원한지 호호 불면서 한두 술뜨다 보면 건더기만 남는다. 졸깃한 복어살과 바지락에 통통하고 부드러운 면발까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가격 복어탕면 7천원 ●주소 강남구 대치동 897-23 ●문의 02-557-6992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일요일 휴무

3. 나가사키짬뽕|츠키지
나가사키짬뽕을 주문하면 팔팔 끓는 뚝배기에 숙주를 가득 얹어 내온다. 뚝배기의 뜨거운 열기에 숙주가 적당히 익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다. 돼지고기와 홍합, 새우, 게, 오징어를 센 불에 볶아 뽀얗게 우러난 돼지육수를 붓고 끓이는데, 구수한 불 맛과 해물의 감칠맛이 매력적이다. 면발이 탱탱하고 매끄러워 입안으로 호로록 말려 들어간다.

●가격 나가사키짬뽕 1만2천원 ●주소 종로구 재동 109 ●문의 02-742-2335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자정까지

4. 왕새우짬뽕|개화
이 집 짬뽕은 색이 참 곱다. 새색시 입술처럼 발간 국물에 대하 세 마리와 버섯을 고명처럼 얹어 내온다. 혀가 얼얼해질 만큼 매울 것 같지만, 먹어보면 의외로 구수한 맛이 강하고 혀끝이 살짝 아린 정도. 탱탱한 새우 살을 발라 국물과 같이 떠 먹으면 새우의 감칠맛과 닭고기육수의 구수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수타면처럼 넓적하고 얇은 면발도 차지게 붙는다.

●가격 왕새우짬뽕 8천원 ●주소 중구 명동2가 107 ●문의 02-776-0508 ●영업시간 오전 11시2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5. 콩나물짬뽕| 이화원
시원한 국물 생각이 간절할 때 찾게 되는 곳. 닭고기를 푹 고은 국물에 콩나물을 듬뿍넣고 고춧가루로 간을 맞춰 슴슴한 듯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특징이다. 그릇째 들고 들이켜면 몸속까지 개운해지는 기분이다. 면이 가늘고 면발이 부드러워 국물과 함께 뜨면 입안으로 호로록 넘어간다. 아삭아삭한 콩나물과 졸깃한 돼지고기 볶음의 씹는 맛도 살아 있다.

●가격 콩나물짬뽕 7천원 ●주소 서대문구 연희동 189-8 ●문의 02-334-1888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6. 굴짬뽕|영빈수타전문
양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국물이 걸쭉하다. 육수를 쓰는 대신 굴과 목이버섯, 얼갈이 배추, 마늘과 매운 고추를 센 불에 볶다가 물을 조금 넣고 살짝 끓이는데, 굴의 고소한 향과 마늘과 고추의 얼큰한 향이 뒤섞여먹기도 전에 침이 고인다. 직접 반죽한 면발은 찰기가 있어 졸깃하게 씹히고, 면발이 넓적해 입에 척척 붙는다.

1. 홍합짬뽕|만리성
홍합짬뽕의 원조집답게 홍합과 오징어, 주꾸미, 소라 등 각종해물이 그릇 꼭대기까지 차있어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 부드러운 홍합살을 발라 먹고, 오징어와 주꾸미를 오돌오돌 씹어 먹은 다음 면은 국물과 마지막에 후루룩 먹어야 제 맛이다. 싱싱한 해물에 사골 뼈를 푹 고은 진한육수를 더해 육수의 깊은 맛과 해물의 시원한 맛이 조화롭고, 구수한 불맛도 살아 있다.

●가격 홍합짬뽕 6천원 ●주소 중구 순화동 6-14 ●문의 02-771-8276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9시 30분까지,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2. 삼선짬뽕|영성각
충남 서산에서 40년째 짬뽕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영성각의 셋째 아들이 운영하는 곳. 아버지 밑에서 수년간 혹독한 수련을 거쳐 국물의 깊은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 따로 육수를 내는 대신, 그날그날 신선한 채소와 해물을 아낌없이 넣기 때문에 국물이 진한데도 뒷맛이 깔끔하다. 톰얌꿍처럼 시고달고 매운맛이 어우러진 국물은 겨울감기에 달아난 입맛도 되돌아올 맛이다.

●가격삼선짬뽕 7천원 ●주소 마포구 서교동 449-61층 ●문의 02-334-0889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요일 휴무

3. 서해꽃게짬뽕|꽃게짬뽕전문점
이렇게 팔아 뭐가 남을까 싶을 만큼 재료를 아낌없이 넣는다. 해물짬뽕을 주문하면 솥뚜껑만한 냄비에 홍합과 바지락을 바가지로 퍼 담을 정도다. 꽃게짬뽕에는 살이 꽉 찬 꽃게 두 마리가, 해물짬뽕에는 홍합과 바지락, 새우에 꽃게와 전복까지 실하게 들어 있다. 해물에서 우러나온 육수에 얼얼하게 매운 고춧가루가 더해져 국물이 얼큰하다. 칼국수 면처럼 고불거리는 면발도 고들고들하니 맛있다.

●가격 서해꽃게짬뽕 9천원, 해물짬뽕 7천5백원 ●주소 용산구 이촌동301-155 ●문의 02-795-0340 ●영업시간 24시간 영업

4. 미더덕짬뽕|뿅의전설
집에 손님이 오는 날이면 엄마는 시장에 나가 싱싱한 미더덕과 바지락, 생선을사다가 묵은지를 넣고 매운탕을 끓였다. 시고 얼큰한 그 맛이 생각날 때면 이곳을 찾는다. 미더덕과 오징어, 굴, 새우 등 싱싱한 해물과 갖은 채소로 맛을 낸다. 미더덕을 오돌오돌 씹을 때마다 비릿한 바다 내음이 입안을 채운다. 직접 반죽한 면도 맛있지만, 미더덕 짬뽕에는 면보다는 밥이 잘 어울린다.

●가격 미더덕짬뽕 8천원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1동 321-2 ●문의 031-703-3062 ●영업시간 24시간 영업

5. 매생이굴짬뽕|매화
이 집 짬뽕은 잔불에 며칠 푹 고은 미역국처럼 깊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닭고기 우린 물에 말린 새우와 각종채소를 넣고 육수를 만들고, 여기에 매생이와 굴, 홍고추를 넣고 다시 한번 끓인다. 구수한 감칠맛과 얼얼한 매운맛의 조화가 훌륭하다. 해물의 짭조름한 간이 면 깊숙이 배어들어 면만 건져 먹어도 맛있지만, 국물에 굴과 청경채, 면을 올려 한입 가득 먹어야 더 맛있다.

●가격 매생이굴짬뽕 1만원 ●주소 마포구 연남동 227-23 ●문의 02-332-0078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6. 광동식하얀짬뽕|야래향
시원한 국물보다 진한 국물을 선호한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닭고기와 돼지뼈를 오랫동안 푹 고아 자작하게 졸인 육수를 쓰고, 양파를 듬뿍 넣어 달큼한 감칠맛이 난다. 보통 짬뽕보다 국물이 진하고 기름기도 많은 편이라 얼큰한 맛은 덜한 대신 고소하고 부드럽다. 통통한 굴과 양파를 한입에 넣으면 구수한 불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한번 맛보면 자주 생각날 맛이다.

●가격 광동식하얀짬뽕 7천원 ●주소 중구 회현동1가 35-7 ●문의 02-752-3991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조은선
    포토그래퍼
    정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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