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맥’의 시대

‘치맥’, 피맥’,그리고 그 다음은 ‘버맥’의 시대일지도 모른다. 제대로 된 버거를 만드는 가게를 찾아 그곳의 버거와 가장 어울리는 맥주는 무엇인지 물었다.

1 올스타버거 × 빅웨이브ㅣ소울트럭 

RECOMMEND! “올스타버거는 고소한 맛의 클래식한 버거. 에일 맥주 입문자용으로도 좋은 빅웨이브의 청량감과 산뜻한 오렌지향이 치즈 맛과 잘 어우러진다.”
어린 시절, 일찌감치 햄버거의 매력에 눈뜬 오너가 차린 버거 전문점. 지난 4월 경리단길에 문을 열었다. 아보카도가 들어간 캘리포니아, 그릴드 파인애플과 수제 데리야키 소스가 조화를 이루는 알로하 버거, 살라미를 넣은 알베르토 등 총 아홉 종류의 수제버거를 맛볼 수 있다. 물론 가장 ‘미국스러운’ 맛을 원한다면 정답은 올스타버거다. 아메리칸 치즈와 베이컨, 180그램짜리 패티를 넣어 두툼하다. 버거만큼이나 인기 있는 것은 사이드 메뉴인 프라이즈. 잘 구운 프렌치 프라이에 치즈와 칠리 소스를 양껏 올린 칠리치즈 프라이즈, 새콤한 사워크림이 입맛을 돋우는 아이리스 프라이즈 등 다양한 프라이즈가 준비돼 있다. 안주로 하나 둘 집어 먹다 보면 맥주를 한 병 더 시키게 될지도 모른다.

가격 올스타버거 1만4천원, 빅웨이브 8천원 영업시간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26길 7 문의 070-4230-0506

2 칠리버거 × 인디언 페일 에일(IPA)ㅣ버거크래프트 

RECOMMEND! “칠리 버거는 소스의 맛이 강한 버거. 역시 향이 강하고 비교적 도수가 높은 IPA와 잘 어울린다”

지난 3월 말, 연남동에서 산울림 소극장 근처로 이사를 한 버거크래프트는 푸짐한 미국식 버거를 만든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요리’라는 새로운 적성을 찾은 김명규 대표는 버거크래프트가 버거와 맥주를 먹는 게 당연한 펍 같은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만큼 주류도 다양한 편. 총 네 종류의 생맥주는 청평에 자리한 수제 맥주회사 카브루의 것을 사용하고, 칵테일과 위스키 샷도 준비되어 있다. 버거의 맛도 지지 않는다. 버거크래프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인 칠리버거의 소스는 직접 만드는데, 매콤함을 더하는 할라피뇨를 포함해 온갖 재료가 들어가 시중에 파는 소스보다 훨씬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밀크셰이크에 테킬라나 위스키 샷을 추가해 마시는 것도 시도해볼 것.
가격 칠리버거 8천5백원, 생맥주 7천원부터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9길 4-15 문의 02-333-1911

3 로열위드 치즈 × 엠버 에일ㅣ몰트

RECOMMEND! “치즈를 듬뿍 넣은 로열위드 치즈는 쓴맛을 가진 멕시칸 엠버 에일 맥주인 ‘Death Becomes You’와 좋은 짝이다. 몰트에서만 수입하며, IPA만큼 맛이 강하지 않아 부담 없다.

지난 7월, 술과 음식 좀 아는 남자들이 의기투합해 가스트로 펍의 문을 열었다. 주류 수입과 레스토랑, 바를 운영하던 영국과 미국, 호주 출신 세 남자가 차린 몰트는 10종류가 넘는 생맥주는 물론 크래프트 맥주, 위스키, 칵테일 등의 주류를 다양하게 취급한다. 골뱅이, 핫윙 등 안주 역시 다채로운 몰트에서 자신만만하게 내놓은 버거가 바로 로열위드 치즈다. 다른 돼지고기보다 지방이 많아서 부드러운 이베리코와 소고기를 1대1 비율로 섞어 만든 패티에 그뤼에르 치즈를 듬뿍 넣고, 잉글리시 머스터드로 맛을 냈다. 트뤼플 소금을 뿌려 풍미를 더한 프렌치 프라이는 남기지 말고 먹어야 한다.

가격 로열위드 치즈 2만4천원, 엠버 에일 1만2천원 영업시간 오후 3시부터 새벽 2시까지(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48길 29 문의 010-4224-3466

4 아메리칸 치즈버거 × 펠트슐뢰센 필스너ㅣ오키스 

RECOMMEND! “기본에 충실한 버거에 어울리는 기본적인 맥주의 맛.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치즈를 필스너의 톡 쏘는 맛이 잡아준다.”

훌륭한 스테이크로 이름난 이탤리언 레스토랑, 비스테카와 토레엔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김형규 셰프가 문득 버거에 눈을 돌렸다. 붉은색 벽에 걸린 마릴린 먼로와 그레고리 팩 등 옛 할리우드 스타들의 액자가 캐주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오키스도 고기만큼은 자신이 있다. 곡물로 150일 사육한 호주산 등심과 미국 프라임 등급의 고기를 패티로 사용할 뿐 아니라 매일 브리오슈 번을 직접 굽는다. 버거의 맛은 패티와 번, 치즈의 삼위일체가 결정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본인 셰프가 추천한 도쿄의 버거집을 순례하며 얻은 단순한 진리다. 아메리칸 치즈버거는 그런 오키스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메뉴다. 요란한 소스 대신 케첩과 직접 만든 마요네즈만 사용한 데다 한 손에 들고 먹기에도 무리가 없다.
가격 아메리칸 치즈 버거 1만1천5백원, 펠트슐뢰센 필스너 5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47 문의 02-749-7746

5 옐로우버거 × 크롬바커ㅣ더 옐로우

RECOMMEND! “크롬바커는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끝맛을 가진 맥주다. 옐로우버거의 풍미에 지지 않으면서도 그 달콤함이 애플브라운 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요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두 남자가 있는 버거 전문점, 더 옐로우의 버거는 친근하다. 굳이 미국식이나 정통을 추구하기보다 재료끼리의 궁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더 옐로우는 1호점인 연남동 지점에 이어 상수역 근처에 2호점의 문을 열었다. 탱글한 계란 노른자가 돋보이는 옐로우버거는 더 옐로우를 대표하는 버거. 두툼하기 그지없는 수제 패티는 오븐에 구운 뒤 다시 한 번 팬에 굽는 수고로움을 감수한 덕에 육즙이 한층 풍부하다. 기름진 패티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사과를 넣어 새콤함을 더한 애플브라운 소스. 여기에 토마토와 양파가 맛을 더한다.

가격 옐로우버거 1만2천원, 크롬바커 6천5백원 영업시간 정오부터 새벽 2시까지(월요일 후무)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13길 40 문의 02-3142-6142

6 크림버거 × 사무엘 아담스ㅣ화이트라벨 01

RECOMMEND! “라거인 사무엘 아담스는 청량감이 강한 동시에, 에일 맥주의 밀맛도 느껴지는 술. 치즈맛이 강한 크림버거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세 명의 청년이 꾸려나가는 화이트라벨 01의 공간은 기분 좋은 활기로 가득하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취향을 반영해 차고처럼 꾸민 실내는 마치 친구집에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제로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버거와 맥주를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 좌석도 바 좌석과 테이블 좌석으로 나눴다. 버거 종류는 세 종류로 단출한 편. 하지만 그 외에도 핫도그와 프렌치 프라이, 나초 등 안주 메뉴를 고르게 갖췄고, 병맥주는 물론 버니니, 한라산까지 구비한 센스도 돋보인다. 여자 손님들이 좋아한다는 크림 햄버거에는 양지를 넣은 패티와 해시브라운이 함께 들어간다. 직접 만든 크림 소스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도 일품이다. 늦은 시각까지 문을 여니 늦은 시간 버거가 그리울 때 찾으면 되겠다.

가격 크림버거 1만원, 사무엘 아담스 8천원 영업시간 정오부터 자정까지(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희로1길 11 문의 010-4899-2228

    에디터
    이마루
    포토그래퍼
    정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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