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읽다
아직 봄날의 숲을 방문하지 못한 당신을 위해, 숲을 담은 책을 대신 가지고 왔다.
1. <수요일은 숲요일>
저자 김수나는 하루를 길가에 핀 꽃과 휘영청 떠 있던 달로 기억한다. 그녀가 만든 도시 자연 달력에는 ‘3월 저녁 7시 경복궁의 노을색’, ‘사과꽃 필 무렵 남산공원’이 담겨있다. 수요일을 숲에 가는 숲요일로 만들자고 권하기도 하는 그녀의 책 <수요일은 숲요일>은 일상에 누적된 자연의 풍경으로 가득하다. 화분에 핀 꽃, 아침의 수목원부터 눈 내린 한옥의 앞마당까지 소소한 사계절이 370페이지에 걸쳐 펼쳐진다. 북노마드
2. <웅진 세밀화 식물도감>
우리네 산과 들에서 볼 수 있는 식물 308종을 비롯해 320개의 식물을 하나하나 담은 진짜 식물도감. 나무, 풀, 이끼, 고사리 순서대로 나누어 실은 다음, 사계절별로 꽃 색깔에 따라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나무들의 전체 모습을 또 한번 그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까마중, 물달개비처럼 익숙한 듯 낯선 이름들을 다정하게 불러본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계절 내음이 물씬 풍긴다. 호박꽃
3. <나무 심는 여자>
세상에는 수많은 ‘나무 심는 사람’이 실재한다. 소설가 샬럿 길도 그중 한 명이다. 그녀는 헬리콥터와 공기구명보트를 타고 이동하며 지난 20년 동안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캐나다 땅에 심었다. 그녀의 열정에 감탄하다가도 ‘카탈로그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아주 얇은 나무 조각을 하나씩 넘기는 셈이다’라는 문장 앞에서 문득 죄책감을 느낀다. 그녀의 말처럼 사람의 삶은 참 짧다. 더군다나 나무에 비하면. 굿모닝미디어
4. <굴참나무 숲에는>
안동댐 근처 마을에 사는 아이들이 마을이 수몰되어 떠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동화. 여러모로 투박한 책이지만 경상도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해 친근함이 뚝뚝 묻어난다. 상수리나무와 닮은 굴참나무의 껍질은 와인의 코르크 마개처럼 부드럽다고 한다. 책에 등장한 문장처럼 ‘굴참나무 숲에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과 묘한 나무 냄새가 일 때’ 그 숲에 가고 싶다. 아동문예
5. <숲의 인문학>
책을 펼치자마자 나타나는 노랑제비꽃의 찬란함과 두릅나무의 위풍당당함에 책장을 넘기는 손이 다급해진다. 저자인 김담은 소설가다. 대하소설을 쓰기 위해 내려간 고향에서 소설 대신 숲을 만났다. 20년 동안 숲과 가까이 살아온 한 사람이 세밀하게 바라본 숲의 모습과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생각이 아름다운 문장에 가득 담겨 있다. 다 읽고 나면 좋은 사람과 기분좋은 산책을 마친 기분이 든다. 글항아리
6. <숲>
작은 나무들이 자라서 숲을 이룬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공장을 지으며 사라졌던 숲은, 세찬 비바람이 높은 건물과 공장을 무너뜨린 이후 더 큰 숲으로 태어난다. 작은 나무가 자라 큰 나무가 되고,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는 과정을 담은 그림책이다. 숲이 생겼다 사라졌다 다시 생겨나는 그림을 보며 자연의 순환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무들만 있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키즈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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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에디터 / 이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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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