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만나

최근 발표된 앨범들 중 예상하지 못한 이들의 ‘의외의 만남’이 자주 눈에 띈다.

1.마이큐 4집 앨범에 보컬로 참여한 공효진 2.2AM 슬옹과 함께한 첫 솔로 앨범을 선보인 클래지 3.다양한 뮤지션들과의 협업이 돋보이는 아이유 2집

혼자일 때보다 둘이 좋은 건, 그래서 만나고 헤어지고 또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는 건 음악 시장에서 늘 있어왔던 일이지만 최근 발표된 앨범들 중 예상하지 못한 이들의 ‘의외의 만남’이 자주 눈에 띈다. 가장 이슈가 된 만남은 역시 아이유와 삼촌들의 만남이다. 아이유의 정규 2집 <Last Fantasy&gt에는 총 13곡이 수록되었는데 리스트를 훑어보면 김광진, 정재형, 이적, 김형석, 정석원, 김현철, 윤종신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작곡가는 다 모였다 싶을 만큼 화려하다. 심지어 아이유가 롤 모델이라 밝히며 합동 무대를 가진 적이 있는 코린 베일리 래가 작곡한 노래도 있다. 제목은 ‘4AM’, 가사는 아이유가 붙였다. 이렇게 실력있는 뮤지션이 대거 참가했음에도 정작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곡은 ‘좋은 날’의 작곡가 이민수가 만든 ‘너랑 나’라는 사실이 좀 의아하다. 심지어 ‘좋은 날’과 매우 흡사한 멜로디 라인을 지니고 있는 것도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 따위 비웃기라도 하듯 ‘너랑 나’는 발매되자마자 음원 사이트의 주간차트 1위를 기록하며 소위 대중에게 ‘통하는 음악’임을 입증해 보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삼촌 뮤지션들이 참여한 ‘비밀’, ‘잠자는 숲 속의 왕자’, ‘삼촌’, ‘별을 찾는 아이’, ‘벽지무늬’, ‘사랑니’, ‘Everything’s Alright’ 도 20위권에 올랐다는 사실. 삼촌들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은 거다. 물론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갔다, 과한 욕심을 부렸다 등의 여론도 있고 곡에 따라 그 결실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언제 들어도 비슷한 아이돌의 노래가 돌고 도는 요즘의 가요 세태를 감안할 때 여러모로 긍정적인 시도였다.

또 다른 의외의 만남은 바로 클래지콰이의 프로듀서 클래지와 2AM 슬옹의 만남이다. 요리도 하고 라디오 진행도 하고 연기도 하고 MC도 보는, 그야말로 사방팔방으로 활약하고 있는 알렉스, 호란과 달리 통 소식이 없던 클래지가 아주 오랜만에, 솔로로는 처음으로 들고 온 앨범이다. 슬옹이 보컬로 참여한 ‘우리 변한 거잖아’는 레트로한 느낌의 R&B 요소가 돋보이는 곡이다. 이전의 클래지콰이의 음악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비트와 사운드가 워낙 강렬한 편이라 노래를 다 듣고 난 후 슬옹의 목소리보다는 멜로디가 더 기억에 남는 것이 사실이지만 클래지가 슬옹을 선택한건 이러한 이유에서였구나,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잘 어우러진다.

영화 <즐거운 인생&gt, <님은 먼 곳에&gt의 음악감독인 이병훈의 밴드 ‘VOY’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와 손을 잡았다. 첫 번째 곡 ‘VOY Meet Girl Part 1: Ever Ever’의 주인공은 바로 계피다. 현재 ‘우쿨렐레 피크닉’과 ‘가을방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안 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없어요’를 부르던 그 덤덤한 목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멜로디를 언제나 그랬듯이 나직하면서도 덤덤하게 불러낸다. 두 번째 곡 ‘VOY Meet Girl Part 2: 기억을 쓴다’는 그룹 ‘푸른새벽’을 거쳐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 한희정이 불렀다. 에피톤 프로젝트와 함께한 ‘이화동’과는 또 다르게 ‘VOY’의 곡과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27일에는 오지은, 김진아, 안신애가 부른 곡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싱어송라이터 마이큐는 친한 동료들과 함께한 4집 <Ready for the World>를 발매했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공효진, 한효주와 듀엣곡을 불러 화제가 되었다. 공효진과 함께한 ‘나 너를 사랑하나봐’는 1970년대 올드 팝 느낌에 마이큐 특유의 편곡이 인상적인 곡이다. 공효진은 그녀의 연기가 그러하듯이 기교를 부리거나 오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래를 이어나간다. 군대에서 친분을 쌓은 다이나믹 듀오와 양동근과는 ‘관계가 제일 어렵잖아’에서 호흡을 맞췄다.

2AM 진운의 두 번째 싱글 ‘지금이 아니면’은 윤도현이 진운을 위해 특별 제작한 노래다. 진운의 ‘록 바라기’ 행보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되었는데 베이스 최훈, 어쿠스틱 기타 배영경, 일렉기타 정재필 등과 밴드를 결성해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윤도현은 “록음악을 한다 해서 처음에는 얼마나 진정성이 있을까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진운이에게 푹 빠졌어요”라며 그에게 곡을 선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New Music & Concert

1. 리아나 <Talk That Talk>
제이 지가 피처링한 타이틀곡 ‘Talk That Talk’는 도입부부터 몸을 들썩거리게 한다. 4, 5, 6집을 발매한 기간이 1년밖에 안 되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앨범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유니버설뮤직

2. 에이미 와인 하우스 <Lioness : Hidden Treasure>
아주 특별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천재 뮤지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유작 앨범이다. 그녀가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녹음했던 신곡들과 지난 앨범 수록곡들의 미발표곡, 리메이크곡 12곡을 담았다. 유니버설뮤직

3. 벤 폴즈 <The Best Imitation of Myself>
피아노 록 음악의 대부이자 얼터너티브 록의 시대를 관통하는 벤 폴즈의 베스트 앨범이다. 3인조인데 벤 폴즈 파이브라는 이름을 써서 헷갈리게 만들었던 밴드 시절부터 솔로 시절에 이르는 17년의 세월을 총정리했다. 소니뮤직

4. Ed Sheeran <+>
영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의 데뷔앨범이 발매되었다. 영국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데뷔 앨범으로 기록되며 주목받고 있다. 포스트 데미언 라이스의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지 내심 기대된다. 워너뮤직

5. <보니엠 내한공연>
전 세계에 디스코 열풍을 안겨다준 보니엠이 온다. 8천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를 기록하며 자메이칸 디스코의 신기원을 이룩한 제3세계 음악의 전도사 보니엠의 열정적인 디스코 콘서트. 1월 21일, 올림픽홀

    에디터
    조소영
    포토그래퍼
    나경환, Sony Music, Loen Entertainment, Fluxus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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