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의 술집 <2>
따뜻한 실내에‘ 콕’ 박혀 홀짝홀짝 술을 들이켜기 좋은 계절이다. 진짜 술 잘 마시는 소문난 애주가 열 한 명이 단골집을 꼽았다. 다가오는 계절에는 어느 술집으로 향할지 고민할 일은 없을 거다.
미켈러 바 | 손묘경(공연기획자)
비어마스터클럽 회원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회자되는 곳은 다름 아닌 가로수길에 등장한 미켈러 바 서울이다. 덴마크에서 시작한 맥주 회사 미켈러 바가 샌프란시스코, 방콕, 스톡홀름, 레이캬비크에 이어 드디어 서울에 상륙한 것! 무려 30개의 생맥주 탭이 위엄을 자랑하는 미켈러 바는 개성 넘치는 세계 각국의 크래프트 비어를 마실 수 있는 만큼 맥주 마니아들의 성지다. 한식과 프렌치가 융합된 타파스 요리를 선보이는데 일본식 타코와사비를 닮은 미켈러 타코, 수비드 기법을 이용한 삼겹살에 고추장소스, 고트치즈를 이용한 포크밸리 등 잔마다 바꿔 먹고 싶은 메뉴가 4천원대부터 시작한다.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주말은 오후 2시부터) 가격 생맥주 4천5백원부터, 포크밸리 8천5백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17길 33 문의 070-4231-4723
양재통닭 | 진경환(영상연출가)
양재동 파출소 골목에 자리한 진짜 옛날 통닭을 파는 가게다. 이미 부암동 계열사, 동대문 통닭과 함께 서울 3대 통닭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한 데다가 생맥주와 소주 말고는 별다른 선택이 없는 이 집을 굳이 매번 찾는 이유는 양재통닭의 치킨만큼 소주와 잘 어울리는 치킨을 맛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생닭을 튀긴 치킨은 간이 세지 않고 심심한 맛인데 그게 소주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잘 튀긴 옛날식 통닭 한 마리만 있으면 다른 안주도 필요 없다. 사람들이 ‘치맥’이라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치소’다. 영업시간 정오부터 자정까지 가격 치킨 1만3천원, 소주 3천원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56길 15 문의 02-572-1741
뱅가 | 이영지(중앙일보 강남통신 기자)
와인 수입 판매업체인 나라식품에서 차린 뱅가는 훌륭한 소믈리에의 미각을 믿고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보기 드문 와인바. 도산공원 근처에서 1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은 우아한 분위기에서 총 800여 종에 달하는 와인을 골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미국 와인에 관심이 많다면 꼭 들러보길. 하우스 샴페인을 보유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 워밍업을 하고 싶을 때 찾으면 더욱 좋다. 단품 메뉴인 카르파치오를 곁들이면 훌륭하다.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일요일 휴무) 가격 뱅가스페셜치즈보드 3만5천원, 문어 카르파치오 2만8천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68길 6 문의 02-516-1761
포레스트 | 이민지(주류 PR)
성수동 토박이지만 성수동에 브런치부터 카페, 음주까지 가능한 제대로 된 비스트로 주점이 등장한 것은 포레스트(4REST)가 최초이지 싶다. 하루 종일 맛볼 수 있는 수제버거 세트를 제외하면 안주는 매일 바뀌는데 어묵탕, 태국식 볶음면, 버팔로윙 등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크래프트 비어를 비롯해 주류 메뉴도 다양하지만 그냥 팔지 않는다. 화요는 토닉을 섞은 화토닉으로, 막걸리는 칵테일처럼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생맥주는 자몽 맥주. 직접 알알이 분리한 자몽을 넣어 맛과 향을 더했다. 인기에 힘입어 최근 지하까지 확장 공사를 완료했다. 영업시간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가격 클래식 버거 세트 1만1천8백원, 자몽맥주 4천원, 화토닉 2만4천원 주소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길 53-1 문의 02-469-9292
쓰리 섹시즈 | 이광연(디자인 모조 대표)
어둡고 비밀스러운 분위기에서 한잔하기에 완벽한 장소. 생긴 지 네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경리단길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되었다. 규모가 아담한 만큼 주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바텐더가 권하는 진짜 ‘술’을 고르게 즐길 수 있다. 트렌드에도 발 빠른 편. 미국에서 인기를 얻은 리큐어, 미드나잇 문을 일찌감치 들여온 곳 중 하나다. 늦은 시간에 찾아갈수록 재미있다. 영업시간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주말은 오후 4시부터) 가격 미드나잇 문 칵테일 1만3천원, 바틀 16만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38-2 문의 010-9947-5960
목동해물 | 김도훈(외식업체 FIM C&C 대표)
해산물 마니아, 또는 소주 마니아라면 반드시 찾아야 할 곳. 동해의 해삼, 남해의 돌멍게 등 각 지역의 제철 해산물을 공수하는 것은 물론, 지역 소주까지 판매한다. 전라남도 잎새주, 충청남도 맑을린 등 벽에 붙어 있는 8도 소주 지도를 보고 나면 전국 소주 제패에 나서고 싶은 욕심까지 생길 정도. 신선한 해산물을 푸짐한 요리와 함께 즐길 수 있어 여럿이 찾으면 특히 좋다. 12월에는 제철을 맞은 대방어와 도치가 활약할 예정이다. 문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피문어 숙회, 입이 떡 벌어지는 크기의 밥솥 조개 전골 등 겨울을 위한 뜨끈한 안주도 항시 대기 중이다. 영업시간 오후 3시부터 새벽 2시까지(일요일은 자정까지) 가격 밥솥 조개 전골 6만9천원, 문배술 2만5천원, 지역소주 4천원 주소 서울시 양천구 목동동로 226-13 문의 02-6101-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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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마루
- 포토그래퍼
- 정성원, 노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