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헤서웨이는 휴가 중

아카데미상 수상 경력에 빛나는 이 여배우는 테킬라를 즐겨 마시고 마일리 사이러스의 쇼킹한 퍼포먼스도 서슴없이 따라 한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여자, 영화 <인턴>으로 돌아온 앤 해서웨이다.

코트는 막스 마라(Max Mara). 왼쪽 귀고리는 누 페레즈(Noor Fares). 오른쪽 귀고리는 일리나 마키리(Ileana Makri). 목걸이는에이치사무엘(Hsamuel). 

코트는 막스 마라(Max Mara). 왼쪽 귀고리는 누 페레즈(Noor Fares). 오른쪽 귀고리는 일리나 마키리(Ileana Makri). 목걸이는
에이치사무엘(Hsamuel).

뉴욕 롱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한적한 주택. 주방 한켠에서 앤 해서웨이가 로제 와인 두 병과 테킬라 한 병을 꺼내 는 중이다. 남편 애덤 셜먼과 인근의 별장에서 6주간의 여름 휴가를 보내는 중인 그녀를 우리가 커버 촬영을 위해 잠시 빌려온 셈이다. 앤은 오전 11시부터 겨울 의상을 입은 채 해안가에서 사진 촬영을 감행했다. 사실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다. 묵직한 겨울 코트는 28°C를 웃도는 날씨에 아마도 그다지 쾌적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어느새 시계는 오후 4시를 가리키고 있고, 촬영은 종료됐다. 술 한 잔으로 피로를 풀 시간이 된 것이다. 촬영 스태프에게 스스로를 ‘애니(Annie)’라 소개한 이 여배우는 찢어진 반바지와 편안한 데님 셔츠로 갈아입고 스태프들에게 테킬라를 넉넉하게 한 잔씩 따라주는 참이다. 모두에게 잔이 돌아간 후에야 스스로를 위한 마지막 한 잔을 따랐다. 우리에게 어느덧 익숙해진 예의 그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녀가 말한다. “건배!”

앤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친구의 별장으로 이동하는 데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넓고 쾌적한 실내에 자리를 잡자 매끈하게 정리된 정원의 잔디밭이 내다보였다. 비둘기색으로 칠해진 벽,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된 바닥 타일, 하얀 소파…. 세련되기 그지없는 인테리어가 충분한 힌트를 제공했지만 앤의 아주 가까운 지인이라는 이 집의 주인이 바로 캘빈클라인 여성복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란시스코 코스타라는 사실을 인터뷰를 끝마칠 즈음 귀띔했다. 타고난 도시 체질인 앤은 이곳 벨포트(Bellport)에서 6주간의 시간을 오롯이 독서, 요리, 요가에 할애한 후에야 비로소 느긋함을 즐기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평생 이처럼 느슨하게 시간을 보내본 적이 없어요. ‘자, 인생에 잠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스스로를 마주할 시간을 갖자’라고 말하는 건 제 천성에 어긋나는 일일지도 몰라요.” 앤이 설명한다.

니트 스웨터는 비오네(Vionnet). 스커트는 조셉(Joseph).

니트 스웨터는 비오네(Vionnet). 스커트는 조셉(Joseph).

이번 휴가는 개봉을 앞둔 영화 <인턴(The Intern)>의 홍보 일정이 폭풍처럼 몰아치기 전 마지막으로 휴식을 만끽할 기회이기도 했다.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을 집필한 낸시 마이어스의 신작인 <인턴>에서 앤은 열정적인 온라인 쇼핑몰 CEO 줄스를 연기한다. 상대역은 무려 70대의 인턴, 로버트 드 니로. 이번 작품을 통해 그녀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속 앤디의 어리바리한 사회 초년생 모습을 완전히 졸업하고 미란다 프리슬리를 연상시키는 워커홀릭 상사로 변신한다. 견습생이 마스터가 된 것이다! “대단한 미란다죠.” 앤이 웃으며 말한다. “줄스는 아마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며 미란다 프리슬리와 동질감을 느꼈을 거예요. 미란다가 이미 경지에 올랐다면 줄스는 아직 배우는 중이에요. 미란다가 최고의 위치에 설 때까지 한 계단씩 성장해나간 반면 줄스는 한순간에 사장의 자리로 떠밀린 셈이죠. 배우면서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작은 실수도 숨길 틈이 없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거예요. 제게는 완전히 공감 가는 부분이죠.”

그녀의 말 뒤에 숨겨진 의미는 아마도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인터넷 괴물’ 네티즌들에게 몰매를 맞은 2년여 전을 언급하는 게 아닐까 싶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판틴 역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직후, 네티즌들은 두서 없는 이유로 그녀를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지적한 주된 문제점 중 하나는 바로 앤이 ‘지나치게 노력한다’는 것이다. 댓글 하나로 인생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도 하는 오늘날에도 이런 비방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멋진 일이라고 받아들여지게 된 데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이 컸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것에 아주 솔직했기 때문이다. 앤 역시 이 의견에 동의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르며 사는 것 같아요.” 그녀가 말을 잇는다. “이런 말을 해도 괜찮은지 모르겠지만 테일러가 제이크 질렌할과 사귈 때 만난 적이 있어요. 그녀가 스무 살 쯤이었죠. 어느 날 밤 함께 어울렸는데 ‘당신은 정말 굉장한 존재예요!’라고 말해주었죠. 불에 타오르듯 열정적인 면모가 인상적이었는데 어느덧 이렇게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했네요.”

니트 스웨터는 막스 마라. 귀고리는 누 페레즈.

니트 스웨터는 막스 마라. 귀고리는 누 페레즈.

앤의 존재감 역시 뒤지지 않는다. 따뜻한 마음씨와 흥겨운 성격에 자존감도 뚜렷하다.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직후 또 하나의 흥행작 <인터스텔라(Interstellar)>로 연타를 날린 그녀는 2010년 작 <러브 & 드럭스(Love And Other Drugs)> 이후 한동안 손을 놓은 흥겨운 코미디작이 하고 싶었다. “<인터스텔라> 촬영장에서였어요. 자신이 우주에 남은 마지막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고 믿은 브랜드는 지독한 두려움과 외로움의 문을 두드려야 했죠. 이 장면을 촬영한 후 PD에게 달려가 그녀의 목에 팔을 두르며 외쳤죠. ‘세상에, 이제 그만 코미디를 찍고 싶어! 마음껏 웃고 싶단 말이야!’라고요.” 어깨를 으쓱하며 앤이 말을 잇는다. “너무 오래돼서 잊고 있었던 거예요. 코미디가 드라마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말이죠! 처음 촬영할 때는 정말 재밌어요. 두 번째 촬영도 정말 재밌죠.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너무 지겹다’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인턴> 외에 올해 그녀가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작업은 이미 훌륭한 평가를 이끌어낸 1인극 <그라운디드(Grounded)>다. 비평가들이 입을 모아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이 작품을 통해 앤은 ‘아름답지만 너무나 어려운’ 경험을 했다고 실토한다. 그녀의 다음 작품은 2016년 개봉 예정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다. 어느덧 해마다 1~2개 정도의 작품을 하는 패턴이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작을 했던 데뷔 초나 쉬지 않고 활동하는 어린 여배우들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는 행보다. 그녀가 인생의 정지 버튼을 더 자주 사용하게 된 걸까?

“인생 계획을 현명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사람일 거예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서른둘이 됐지만 배우로 활동한 시간만 15년이 넘어요. 어쩌면 예전처럼 열렬하고 간절하게 작업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제안받는 모든 작품을 승낙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제가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믿고 모험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제가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 건지도 모르죠. 반대로 제가 옳았을지도 모르고요.”

앤의 결정이 옳았음은 이미 무수한 방법으로 입증되었다. 아카데미상,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룬 블록버스터, 비평가들의 찬사가 쏟아진 인디 영화, 영원한 코미디 걸작으로 남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라!  “작품을 덜 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여배우를 위한 역할이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죠. 몇 안 되는 배역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고요. 동년배 배우들의 에너지, 아름다움, 쿨한 스타일, 스타로서의 자리를 지켜내는 위엄은 정말 놀라워요. 같은 배역을 위해 너무나도 훌륭하고 쟁쟁한 배우들과 경쟁해야 하는 거죠.”

터틀넥 스웨터는 조셉. 왼쪽 귀고리는 누 페레즈. 오른쪽 귀고리는 일리나 마키리.

터틀넥 스웨터는 조셉. 왼쪽 귀고리는 누 페레즈. 오른쪽 귀고리는 일리나 마키리.

영화업계에서 여성의 업적이 강조되는 것은 아직도 꽤 드문 일로, 작은 소식도 반드시 주목하고 넘어가야 한다.“ 여성의 입지가 과거에 비해 좀 더 확고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저 역시 이런 혜택을 입었기 때문에 지금 와서 불평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50대 여배우를 위해 쓰여진 배역을 20대 초반의 제가 받기도 했으니까요. 30대 초반이 되고 나니 ‘아니, 왜 24세의 배우가 이 역할을 따냈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저 역시 25세시절 같은 혜택을 경험했으니 지금 와서 화낼 수는 없죠.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태껏 충실히 커리어를, 그리고 나만의 개성을 쌓아올 수 있었음에, 그리고 사람들이 흥미로움을 느낄 만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기회를 기다리는 게 다예요.”

성공한 여배우인 그녀도 여전히 오디션을 본다. <인턴>의 배역 을 위해 오디션을 봐야 했던 앤은, 성공한 후에는 낙방의 아픔에 무감각해진다는 말은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무수한 경험을 통해 한결 철학적인 시선을 갖게 되는 것뿐이라고. “당연히 아주 실망스러워요. 펑펑 울고 난 후 하루 정도 지나고 나면 기분이 영 찝찝해지죠. 그런 다음에는 저 대신 배역을 따낸 누군가를 위해 박수를 보내며 ‘영화 포스터를 보고 돌을 던지는 행동 따위는 하지 말자’라고 다독이곤 해요. 더 이상 스스로를 들볶지 않는 거죠. 이제는 실패를 통해 실현 가능한 기회를 엿볼 수 있어요. 한결 성숙해진 거죠. 하지만 23세 여배우들과 그들의 완벽한 피부에는 반기를 들 수밖에 없네요! 따라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에요.”

지금 자신의 사진을 보면 온통 결점뿐이지만 언젠가 훨씬 나이가 들어 같은 사진을 되돌아볼 때 ‘젠장, 나 진짜 예뻤잖아’라고 생각하게 될 게 확실하기 때문에 바로 지금,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자 앤이 말했다. “신인 시절에는 ‘세상에, 내 얼굴은 세상에서 제일 뚱뚱해!’라고 불평하곤 했는데 지금 당시의 사진을 보면 ‘콜라겐이 흘러 넘치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자란 앤은 올해 초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하면서도 자신이 이곳과 사랑에 빠지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지난 14년간 로스앤젤레스를 오고 갔지만 아무 느낌도 받지 못했죠. 그런데 좋은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고,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매일 하이킹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녀가 또다시 웃음을 터트린다. “캘리포니아 광석에 대해 잡담을 나누는 것도 저를 아주 행복하게 만들어줘요. 하지만 가장 행복할 때는 여행하거나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예요.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고 있으니 운이 좋은 셈이죠. 남편이 바로 제 집이에요. 남편, 강아지들이 모두 함께 모이면 ‘좋아. 이게 바로 내 집이지’라는 기분이 들거든요.”

코트는 막스 마라. 귀고리는 누 페레즈. 목걸이는 에이치사무엘. 반지는 애스틀리 클락크(Astley Clarke).

코트는 막스 마라. 귀고리는 누 페레즈. 목걸이는 에이치사무엘. 반지는 애스틀리 클락크(Astley Clarke).

3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해온 남편에 대한 사랑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남편은 물론, 부부가 함께 입양해 키우고 있는 유기견 케노비와 에스메랄다에 대해 얘기할 때는 얼굴에 빛이 날 정도니까. 남편과는 2008년부터 연인 관계였지만, 2012년 아주 로맨틱한 발렌티노 웨딩드레스와 함께 시작된 결혼 생활과 이로 인한 여러 변화는 그녀 자신에게도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털어놓는다.

“혼인신고서에 사인하는 게 결혼의 전부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내면에 일어난 심적인 변화는 정말 놀라웠답니다. ‘이미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결혼한다고 뭐가 변하겠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연애 기간 동안 꽁꽁 봉인돼 있던 영혼 한 조각이 있었던 거예요. 결혼 후 드디어 그 영혼 한 조각이 자유로워지며 내가 이렇게까지 행복해질 수 있었던가 정말 놀라게 됐어요.” 그녀가 속마음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앤의 행복을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는 에밀리 블런트처럼 커리어 초반에 작품을 함께한 동료 배우들을 포함한 여자 친구들이다. “에밀리가 올해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Sicario)>를 통해 많은 주목을 받은 거 같아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를지도 모르겠어요!” 에밀리 블런트의 이름이 언급되자 앤은 들뜬 말투로 말한다. “그녀는 아주 똑똑한 데다 재능이 어마어마해요. 제가 아는 여배우, 아니 사람들 중 가장 자존감이 뚜렷하죠.”

올해 초, 이 두 친구는 지미 펄론의 토크쇼에서 립싱크 대결을 펼쳤다. 앤이 실제로 마일리 사이러스의 뮤직비디오에서 사용된 커다란 철봉에 매달려 춤추고 망치를 핥아대는 모습을 보고 블런트는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에밀리는 제가 어떤 모습으로 무대에 나타날지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1주일 정도 지난 후에 제게 문자를 보내 ‘너 이제 정신이 돌아왔니?’라고 묻더군요. 전 ‘아직도 머리가 좀 띵해’라고 답장했고요.”

이 모임에 가장 최근 합류한 이는 바로 제시카 차스테인. “에밀리, 제시카와 함께 북 클럽을 시작하려고 해요. 이 둘은 함께 영화 촬영 중이거든요. 케이트 앳킨슨의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Life After Life)>를 함께 읽자고 제안했죠. 지금 전 쉬고 있지만 둘은 촬영 중이라 생각처럼 진도가 나가고 있지는 않아요.” 앤과 제시카는 <인터스텔라>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다. “함께 촬영하는 신이 많지 않았지만 영화 홍보 일정을 소화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일정이 끝나갈 때쯤 ‘촌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당신이 정말 좋아요’라고 그녀에게 말했죠. 제시카는 ‘우리 벌써 친구 아닌가요?’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전 ‘아, 그럼 없던 얘기로 해요. 내가 좀 우습죠?’라고 말하고 말았어요.”

앤은 스스로를 ‘늦게 피는 꽃’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그렇듯 나이가 들며 조금 더 단단해진 것일 뿐이라는 게 우리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드러났다. “언젠가 완벽한 존재가 되고, 인생에서도 완전한 균형을 이룰 거라는 욕심은 버리게 됐어요. 20대에는 모든 것이 두려웠지만 30대에 들어서서는 모든 것에 대해 행복한 기대감을 맛보게 됐거든요. 30대에 다다르면 누구나 인생의 쓴맛을 어느 정도 경험했을 거예요. 때문에 설사 계획한 일이 실패한다 하더라도 인생의 끝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죠.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실패를 경험하게 될 테지만 어쨌든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당신의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고, 또 그 사랑을 상대방에게 돌려줄 정도의 성숙함을 성취했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삶을 살고 있는 거랍니다.”

    Photographed by
    Jem Mitchell
    패션 에디터
    나탈리 하틀리 (Natalie Hartley)
    헤어
    아디르 에버겔 (Adir Abergel)
    메이크업
    케이트 리 (Kate Lee)
    매니큐어
    진순 최 (Jin Soon Choi)
    헬렌 위테이커(Helen Whit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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