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다섯 남자, 위너와의 축배
미니앨범 <Exit:E>의 활동을 마무리 짓는 위너를 위해 축배를 들었다. 앞으로, 그리고 언제나 향해야 할 목적지, 위너가 걷는 길에 행운이 가득하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각인시킨 승윤과 승훈, 언더그라운드 래퍼로 무대에서 날을 벼른 민호, 오랜 시간 연습생으로 외줄타기 시간을 견딘 진우와 태현. A팀과 B팀으로 나눈 서바이벌 프로그램 <WIN>에서 살아남은 그들에게 위너의 이름이 쥐어졌다. 완성도 앞에서 타협을 선택하지 않은 YG가 빅뱅 이후 남자 아이돌 그룹 위너를 선보이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긴 작업 끝에 추려낸 열 곡의 자작곡은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목소리를 내세웠다. 데뷔 첫날 타이틀 곡 ‘공허해’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났다. 빠르게 돌아가는 아이돌의 생태계에서 흔치 않고, 또 쉽지 않은 행보였다. 돌아온 위너는 2016년을 쉬지 않고 달릴 연간 프로젝트 ‘Exit Movement’를 예고 한다. 포문이나 다름없는 미니앨범 <Exit:E>는 여전히 위너가 쓰고 부른 자작곡으로 채워냈다. 타이틀 곡 ‘Baby Baby’와 ‘센치해’를 비롯해 남태현의 솔로곡 ‘좋더라’까지 다섯 곡과 세 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우리는 여기서 블루스와 팝, 발라드 등 넓어진 장르적 스펙트럼보다 한 곡 씩 빚어낸 곡의 완성도가 진지하게 빛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너는 기다렸다는 듯 전국 단독 콘서트 0‘216 Winner Exit Tour’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육아 예능 프로그램 <반달 친구>에 도전했다. 본능적인 에너지와 열정, 여기에 유쾌한 장난기를 얹은 청춘들은 아직 보여줄 게 많다. 위너라는 이름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우리는 그들이 진짜 위너로 성장하는 길을 즐겁게 지켜보면 된다. 위너의 이름은 앞으로, 그리고 언제나 향해야 할 목적지이므로. 음악에 대한 그들의 갈증은 생각보다 더 깊고 짙으니까.
1년 5개월의 공백 후 찾아온 미니앨범< Exit:E> 활동을 마쳤고, 전국단독 콘서트도 무사히 끝냈어요. 후련한가요?
승윤 그동안 풀리지 않던 가슴의 응어리가 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촬영할 때 터트린 샴페인처럼 갇혀 있던 에너지를 확 분출시키니까, 속 시원했어요.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해요. 앞으로 샴페인을 따를 잔이 많이 남아 있어요. 더 새롭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민호 공백 동안 너무나 답답했거든요. 빨리 컴백해서 왕성하게 우리의 음악을 들려드리고픈 마음이 컸죠. 조바심을 많이 삼켜야 했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그보다 더 컸어요. 고마울 뿐이죠.
태현 공백기 때는 활동에 목이 탔지만, 무대에 오르자 다시 공백기가 그리웠어요. ‘그 사이에 악기 연습을 더 맹렬하게 했다’면, ‘탄탄한 준비가 되어 있었더라면 내게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요. 후회도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조급증을 부리는 건 아닌지 고민돼요. 어린 나이에 너무 빨리 완성을 향해 달려가려는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닌가 해서요.
진우 1년 5개월의 공백기가 응어리져 있다 보니, 조금이나마 한풀이를 한 것 같아요. 다시 빨리 무대에 서는 게 우리의 목표죠. 그간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으니까요.
승훈 밖에서는 위너의 화려한 시간만 비춰지잖아요. 그 화려한 무대가 사라졌을 때 오는 공허함은 반대로 절절하거든요. 당사자가 느끼는 기분과 밖에서 보여지는 부분이 또 다를 거예요.
그 공허함은 1집의 ‘공허해’에 실렸죠.
승훈 무대 위에서 받던 환호와 스포트라이트가 갑자기 사라지면, 가슴 한켠이 텅 빈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승윤 무대에 설 기회가 없으면 온몸이 근질근질해요.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싶은 헛헛함이 찾아와요. 마치 내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처럼 당황스럽죠. 더불어 경제적인 공허함도 함께 와요. 하하. 너무 현실적인가요? 통장의 공허함까지 덮치면 그때는 ‘센치’ 해져요.
이번 곡 ‘센치해’까지 연결하는 센스를 기억해둘게요. 앨범의 제목이<Exit:E>인 이유를 묻고 싶었어요. 요즘은 ‘팬심’이 생길 ‘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다’는 말을 쓰는데 과감히 출구를 택한 이유는요?
승윤 앨범 이름은 우연과 직관으로 얻었어요. 영국에서 촬영한 티저 이미지에 감독님께서 ‘Exit’라 적어주셨는데, 그 느낌이 너무나 좋은 거예요. ‘우리에게서 나가라’가 아니라, ‘위너의 음악을 듣고 위너를 통해 또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뜻처럼 들렸거든요.
민호 우리의 노래로 누군가가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하나의 탈출구가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도 없다는 데 모두 찬성했죠.
태현 다섯 명 모두의 마음에 들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해요.
취향이 서로 다른가 봐요. 개성이 강한 위너는 어떻게 합을 맞춰요?
승훈 많이 달라요. 의견도 제각각이고요. 다섯 명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할 때에는 리더인 승윤이가 멤버들과 각각 의견을 나누고 의견을 반영해서 최종적으로 취합해요.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죠.
승윤 다들 리더의 의견을 지지해줘요. 고맙죠.
신뢰할 수 있는 리더를 만나는 것도 복이죠. 자작곡으로 평가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위너는 언제나 정면돌파를 택해요.
승윤 우리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해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들다고만 하면 대중가수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 같아요. 그건 직무유기나 다름없죠.
평가 앞에서 언제나 당당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자신감이 떨어질 때, 무엇으로 채우나요?
민호 자신감이 사라지거나 종종 인생의 방향이 헷갈릴 때,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요. 해답도 얻고 힌트를 나누죠. 같은 일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들이 곁에 많아 다행이에요.
진우 상황을 잠시 덮어두고 잊는 편을 택해요. 스스로를 좀먹지 않으려고요. 잠시 잊었다가 돌아와 새로운 국면을 찾을 때가 많아요.
승윤 샤워요! 샤워를 하면서 거울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하하. 농담이고요.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의 칭찬에 귀 기울여요. 에너지 드링크 같죠 . 솔직히 팬의 편지를 읽으면서 얻는 힐링이 어마어마해요. 자신감이 밑바닥을 긁을 땐, 편지의 단어 하나하나가 모여서 가슴에 짝 달라붙거든요.
태현 다른 음악을 들으면서 어떻게든 흡수하려고 노력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침전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어려워요. 그 방법을 찾는 게 숙제예요.
승훈 “너 잘했다”라는 사장님의 칭찬은 드래곤볼의 선두와 같아요. (여기서 멤버들은 모두 격하게 공감했다!) 정말 진귀한 경험이라 그만큼 파급력도 커요.
승훈 씨처럼 이제까지 살면서 들어본, 마음에 새길 만큼 인상 깊었던 칭찬은 무엇인가요?
승윤 “진짜 노래가 좋다!”
태현 맞아요. 노래 좋다고 해줄 때요. ‘내 새끼’를 칭찬해줄 때가 가장 기분 좋아요.
승훈 “너밖에 없다”는 말이요. 남자는 인정 욕구가 강한 동물이니까요.
승윤 민호는 “웃긴다” “옷 잘 입는다”일 거예요. 하하. “진우 형은 잘생겼다”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울까요?
승훈 사실 ‘잘생겼다’는 말은 팬들이 자주 해줘요. 하지만 진우 형 앞에서는 온 우주의 영혼을 담아 흐느끼면서 “오빠, 잘생겼어요!”라고 외친다는 차이가 있죠.
최근 새롭게 육아 예능 프로그램< 반달 친구>를 시작했어요. 카오스에 빠진 위너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웃음과 감동을안겨주죠. 잘생긴 ‘쥬쥬샘’의 인기도 느꼈어요. 아이를 키우는 도전은 어땠나요?
진우 예전부터 밭 매는 일과 애 보는 일 중에서는 밭을 택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만큼 육아가 힘들다는 뜻인데, 옛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핑크빛 헤어 스타일 때문에 인기를 얻었을 뿐이에요.
태현 저 둘 중에 고르라면 육아를 택할래요.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잖아요.
승훈 아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았어요. 아이들의 세계가 사회의 축소판 같았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을 만나 멤버들이 좀 더 순수해졌어요.
승윤 이제까지 살면서 한 번도 우리가 어른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간신히 자신만 돌보며 살았죠. 나이는 들었어도 철은 들지 않았던 거예요. 아이들 앞에서 처음으로 어른의 의미를 되새겨봤어요. 잠시나마 누군가의 생명의 울타리가 되어 책임을 져야 했거든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죠.
민호 아이들 앞에서만큼은 우리는 어른이고, 선생님이잖아요. 책임감이란 무서운 거였어요.
이 기회를 통해 결혼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나요?
승훈 프로그램이 제작되기 전에 사전 인터뷰를 통해 결혼관에 대한 질문이 오갔어요. 그땐 방송의 주제가 정해지지 않았거든요. 주변에도 빨리 결혼한 친구가 있긴 하지만, 제게 결혼은 너무나 먼 이야기라 말했어요. 일을 좋아하니까 최대한 늦게 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막상 아이들을 처음 접해보니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거예요.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20대에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자식과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겠죠. 나름대로 재미난 삶일 것 같아요. 물론 지금 곁에 누군가 없으니 불가능하겠지만요.
태현 전 달라요. 예전부터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어요. 사람 감정에 치이는 건 힘들어서요. 안정적이고 싶어요. 그러면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혼하고 싶은 사람만 있다면 주저하고 싶진 않아요.
민호 결혼은 최대한 늦게요. 그 전에는 자유롭게, 행복하게 즐기고 살겠습니다!
이곳 촬영지에서 인천공항까지는 불과 10분밖에 걸리지 않아요. 7일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무얼 하겠어요?
진우 그리스의 자킨토스 섬으로 여행 가고 싶어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촬영지인데, 종영된 지금까지 빠져 있거든요. 해변이 너무나 예뻤어요.
민호 자연의 풍경이 압도적인 멋진 나라로 떠날래요. 그곳에서 ‘멍 때리며’ 있어야겠어요. 하늘 한 번 보고 야자수 한 번 보고요. 바다가 되었든, 산이 되었든 그 어디든 좋아요.
승윤 전 그런 민호를 따라갈래요.
민호 하하. 데려가지 않을 거예요.
승윤 그럼 고향인 부산에 내려갈게요. 스케줄 때문에 부산에 들러도 정작 집에는 못 갔거든요. 해외여행도 좋지만, 제대로 풀지 못한 친구들과의 회포가 간절해요. 가족도요. 보고 싶은 얼굴이 너무 많아요.
승훈 지난 앨범의 재킷을 촬영하러 뉴욕에 갔었는데, 그때 실컷 일만 하고 돌아왔어요. 뉴욕은 태어나 처음으로 가장 멀리 가본 도시였거든요. 시간에 쫓기면서 열심히 촬영만 하다 왔어도, 앨범 재킷을 보자 그때 좋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거예요. 좋아하는 영화는 몇 번이고 반복해 보는 취미가 있는데, 시간이 지날 때마다 포개지는 새로운 감정이 있잖아요. 뉴욕에서도 새로운 느낌을 다시 받아보고 싶어요.
태현 해외 뮤직 페스티벌에 가서, 잔디 위에 텐트를 치고 음악을 들으며 일주일간 푹 뒹굴래요. 이 기회에 못해본 배낭 여행도 해보고 싶어요.
잠시만요, 앞으로 시작될 위너의 연간 프로젝트 ‘Exit Movement’에 대한 힌트를 나눠주고 떠나요! 콘서트에서 들려준 신곡은 언제쯤 앨범으로 공개될까요?
승윤 어제도 오늘도 신곡 녹음을 진행했어요. 열심히 매일 밤을 지새우고 있죠. 녹음한 곡을 또 수정하고 반복하면서요. 그러다 보면 또 더 좋은 곡을 짓게 되고, 그 과정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가고 있어요.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앨범에 만족을 가득 채워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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