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세븐 JB와 유겸의 온도 차이
갓세븐(GOT7)의 댄싱 머신, JB와 유겸이 카메라 앞에 둘만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뜨거움과 차가움을 오가는 두 사람의 온도 차이에 대하여. ▶영상 보러가기
‘마샬 아츠’가 특기인 그룹. 데뷔 2년 차인 갓세븐을 소개할 때 항상 따라붙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 무대 위에서 갓세븐은 구르고 뛰기보다는 노래를 하고, 리듬을 타고, 연기를 하는 근사한 퍼포먼서다. 그리고 퍼포먼스의 중심에 있는 두 사람, 팀의 리더이자 맏형인 JB(재범), 그리고 올해로 막 스무 살이 된 팀의 막내 유겸을 한자리에 소환한 것은 갓세븐이 가진 다양한 온도의 차이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하던 유겸과 서늘한 눈매를 가졌지만 웃을 때면 깜짝 놀랄 정도로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JB. 달라 보인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은 카메라 앞에서 똑같이 장난을 치고, 기회가 되면 스스럼없이 함께 춤을 췄다. 연습생 때부터 함께한 지 5년째. 음악 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거머쥘 때도, 첫 번째 월드 투어에 오른 지금도 함께인 이 두 사람 사이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까?
리더와 막내의 만남이에요. 두 사람이 화보를 함께 찍는 건 처음인데 어색했던 건 아니죠?
JB 촬영할 때 농담으로 ‘우리 둘이 제일 어색한 사이다’라고 했는데 전혀 아니에요. 저희 팀은 다 친해요. 어색하거나 사이가 안 좋았던 때는 이미 옛날에 다 지났죠.
옛날에 지났다는 말의 의미는?
유겸 예전에는 일곱 명이 서로 싸우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당연하죠.
JB 갓세븐으로 데뷔하기 이전, 연습생 때 오히려 형, 동생의 선이 확실히 있었거든요. 그게 문제가 되기도 했고요.
막내인 유겸 씨가 매우 공감하는 표정인데요?
유겸 재범이 형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원래 사람이 살아온 환경이 있는데 형이 살아온 환경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포함해 서열이나 선이 또렷한 관계였던 거예요. 형이 저희에게 맞춰주고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장난도 많이 받아주고요.
형이 바뀌려고 노력한 게 고마운가 봐요.
유겸 물론이죠. 고마워, 형.
JB 고마워서 그런지 이제 저한테 함부로 대하더라고요!
근황을 묻자면 콘서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월드 투어 시작을 축하해요. 소감이 어때요?
유겸 행복합니다. 진짜로.
JB 원래는 중국, 일본, 태국 등을 도는 아시아 투어였는데 미국 공연이 추가되면서 투어가 길어졌어요. 저는 허리 부상 때문에 쉬면서 공연과 무대 자체에 대한 고마움, 그리움이 좀 더 생겼거든요.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건 참 다르더라고요.
긴장되지는 않아요?
JB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긴장되지는 않아요. 오히려 긴장될 때는 콘서트 중에 멘트할 때예요.
언어의 장벽 때문에요? 하지만 갓세븐은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로 구성됐잖아요.
JB 그렇죠. 잭슨(중국), 마크(미국), 뱀뱀(태국)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일본에만 가도 일본어를 유창하게 해줄 멤버가 없어요. 그리고 어쨌든 제가 말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잖아요. 저는 진지하게 한 말인데 웃길까 봐 걱정도 돼요.
월드 투어를 처음 시작한 지난 5월. 한국 콘서트에서 JB는 갑작스러운 부상 때문에 무대에 서지 못했어요. 도쿄에서 다 같이 무대에 오른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유겸 부상 때문에 형이 춤을 100% 소화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일곱 명이 동선을 맞추고,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로 훨씬 꽉 찬 느낌이었죠. 다같이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그래도 아쉬움은 당연히 있겠죠?
JB 어떻게 보면 제게는 충격적인 일일 수도 있어요. 첫 콘서트인데 공연 며칠 전에, 그것도 연습을 하다가 다친 거니까요. 그런데 사람들의 걱정처럼 심각하게 좌절하진 않았어요. 이게 마지막은 아니잖아요. 몸을 더 잘 관리하자는 기회로 생각하려고 했어요. 아, 정말 기분이 이상했던 순간은 멤버들이 앙코르 곡으로 제가 만든 ‘매일’이라는 곡을 부를 때였어요.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노래가 들리는 거예요. 제 파트도 나오고요. 멤버들은 다 무대에 있고 저만 뒤에 있다는 게 이상했어요. 슬프고 우울하다기보다는 정말 이상했어요.
유겸 씨, 지금 우는 거 아니죠?
유겸 아뇨! 아니에요. 저 잘 안 울어요.
JB 제가 무대에 아예 오르지 않으면 안 오는 분들이 혹시나 있을까 봐 콘서트 일정에는 이틀 모두 참석했어요. 제가 없어도 갓세븐 공연은 재미있으니까, 공연 자체를 좋아해달라는 마음이었죠.
음악 방송이나 TV에서 보여주는 무대는 매우 한정적이잖아요. 콘서트에서는 어떤 걸 보여주고 싶어요?
JB 퍼포먼스도 퍼포먼스이지만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갓세븐 공연하네, 한번 볼까?’해서 오는 사람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요. 저는 노래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이걸 이런 식으로 표현했네. 잘했다!’ 하는 반응이 나오면 가장 기쁠 것 같아요.
유겸 일단 계속 성장하는 게 보여야죠. 멤버 개개인이 다방면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돼서 그룹 전체가 다음 단계로 함께 올라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능에서 이미 활약하고 있는 멤버들도 있지만 개개인의 매력을 사람들이 더 많이 안다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데뷔한 지 2년 반이 됐어요. 연습생 때나 데뷔 초에는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지는 않나요? 관심사가 달라질 수도 있고요.
JB 저는 그냥 춤추는 게 좋았어요. 그러다가 노래에도 관심이 생겨서 보컬 연습을 하다 보니까 제 곡을 만들어서 직접 부르고 싶어졌죠. 요즘은 오히려 무대 안무나 퍼포먼스를 제외한, 제가 즐거워서 췄던 춤을 너무 잊고 지냈다는 생각을 해요. 원래 어릴 때부터 좋아하고 공부했던 것들을 놨다는 느낌? 비보잉이든 뭐든 제가 좋아했던 걸 다시 일상적으로 하고 싶어요.
부상 때문에 몸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지 않았을까 했는데 그렇지는 않군요. 다행이네요.
JB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부상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예전 비보잉할 때 크루 형들이랑 했던 것들, 제가 춤을 좋아했던 이유들을 좀 더 기억하려고요.
JB처럼 유겸도 팀 내에서 춤을 잘 추는 멤버예요. 유겸은 어때요?
유겸 저는 하우스랑 힙합 댄서였어요. 크루 형들이랑 공연하고, 놀았던 방식도 재범 형과 비슷해요. 정말 밥 먹고 춤만 췄거든요. 저는 연습생 때는 노래에 대한 재미를 못 느끼다가 데뷔한 이후에 노래에 욕심이 생겼어요. 잘하게 될수록 재미도 생기잖아요. 최근 목표는 남자가 봐도 멋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다섯 장의 미니 앨범과 정규 앨범 두 장을 냈죠. 활동 곡마다 온도 차이라고 할까,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에게 가장 어울렸던 곡은 뭐예요?
JB ‘니가 하면’이나 ‘하지 하지 마’처럼 마이너 계열의 곡이 마음은 편했어요. 그런데 활동할 때 잘했다는 평을 들은 건 밝은 곡이었던 것 같아요. ‘딱 좋아’도 반응이 좋았고요.
유겸 저도 편했던 곡은 형과 같아요. 그런데 팬분들 반응이 유달리 좋았던 건 가장 최근 활동 곡인 ‘홈런’이었어요. 형이 직접 만든 곡인데 곡이 밝다 보니 무대에서 웃을 일이 많았거든요. 멋있는 걸 할 때 저는 더 멋있게 보이려고 열심히 하는데, 팬분들은 잘 웃고 해맑은 제 모습을 조금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떤 게 반응이 좋은지 확실히 알고 있네요? 최근에는 팬들 피드백을 들을 경로가 많아지긴 했죠.
유겸 브이앱! 브이앱은 정말 좀 신기해요. 어떤 영상은 바로 영어 자막이 달리기도 하던데 어떻게 그럴 수 있죠?
JB 와, 그런 게 돼? 통역이 된다고?
그렇게 피드백을 다양하게, 즉각적으로 받을 일이 많아지는 것은 어떤 기분인가요?
유겸 팬분들은 저희가 뭘 하든 예뻐하고 기뻐해줄 준비가 되어 있죠. 하지만 어떤 날의 무대나 퍼포먼스를 아쉬워할 때도 있어요. 사소하게는 앞머리를 올려보면 어떻겠냐는 의견도 종종 보는데 그러다 보면 당장 하지는 않아도 ‘그럼 언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남긴 하거든요.
JB 예전에는 피드백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개인 취향이 반영된 의견도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예전만큼 연연하지 않아요. 제가 노래를 불렀는데 못했다는 의견이 90%라면 반성하고 제가 뭘 잘못했는지 들어보고 고쳐나가야겠죠. 그런데 반응이 각양각색이라면 제 주관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아, 딱 하나! 제 말투에 대한 이야기는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해요. 왜 이렇게 자랐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말투가 많이 차갑거든요. 고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말투가 차갑다고 전혀 느끼지 못했는걸요? 차갑다는 말이 나왔는데, 근사한 걸 표현할 때 ‘쿨(Cool)’하고 ‘핫(Hot)’하다고 하잖아요.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본인들은 어떤 남자인 것 같아요?
JB 저는 둘 다 아닌 것 같아요. 왔다 갔다 하는 중간?
유겸이 보기에는 어때요?
유겸 재범 형은 그래도 쿨이죠. 외모부터 그렇잖아요. 그리고 무대에서 형만의 뭔가를 발산할 때 정말 쿨해요.
JB 저도 할래요! 제가 보기에 유겸이는 핫에서 쿨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스무 살이 되면 10대 때는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게 되는 것들이 분명 있잖아요. 그러면서 유겸이도 점점 쿨한 남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얼굴도 갸름해졌어요.
오래 함께 생활했잖아요. 그룹 내에서 주어진 리더, 막내, 보컬, 댄스 같은 표면적인 역할 외에도 서로 생각하는 역할이 있을 것 같아요.
유겸 저는 ‘그럴 수도 있지’ 담당! 형, 무슨 말인지 알죠?
하하. ‘그럴 수도 있지’가 뭐예요. 유겸의 말버릇인가요?
JB 사소하게 멤버들과 의견이 갈릴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연습하는 순서를 정하는 데 시간이 겹치면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이런 의견을 제가 제시하면 유겸이가 옆에서 ‘그럴 수도 있지’ 꼭 한마디를 거들어서 상황을 애매하게 만들어요. 다른 멤버들이 듣기엔 ‘그래. 유겸이도 그럴 수도 있다잖아’ 이렇게 받아들이는 거죠.
유겸 저는 형 편을 들려고 한 거였어요. 그리고 이제는 안 그래요.
JB 실제로 유겸이는 우리 팀의 댄스 가수 담당이죠. 댄스 가수라고 하니까 표현이 좀 촌스럽긴 한데 유겸이가 춤을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춤 담당이라고 하기에는 노래도 잘하거든요.
다 잘한다는 이야기네요?
유겸 형 고마워요! 그런데 형도 춤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다 잘해요.
원래 이렇게 팀 분위기가 훈훈한가요?
JB 저희는 서로 헐뜯지 않습니다.
유겸 제가 보는 형은 팀의 ‘소울’ 담당이에요. 곡을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형이 만든 곡을 들어보면 좋은 게 많아요.
두 사람은 음악적으로 비슷한 면이 많아 보이네요. 댄서로 시작한 것도 그렇고요.
유겸 음, 그래도 조금 달라요.
JB 둘 다 알앤비를 좋아하긴 하는데 저는 춤을 출 수 없이 리듬만 타는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유겸이는 좀 더 그루브가 있는, 춤을 출 수 있는 곡을 좋아하죠.
데뷔 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아이돌로 활동하니까 이런 것도 해야 하는구나 하며 놀란 적이 있어요?
JB 저는 제가 아이돌로 데뷔하더라도 노래하고 춤만 추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노래와 춤을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해야 하는 면도 있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똑같이 춤을 춰도 예전에는 컨디션이 별로다 싶으면 쉬어도 괜찮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스케줄도, 몸도 더 잘 챙겨야 하는 거죠. 각오는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유겸 저는 음악방송 녹화를 이렇게 일찍 준비하는 줄 몰랐어요. 가수뿐만 아니라 방송 관계자분들까지 프로그램 하나 때문에 이렇게 노력하시는 게 신기했다고나 할까?
가장 빨리 한 녹화가 몇 시였는데요?
유겸 새벽 네 시요.
JB 그러면 그냥 오늘 밤은 아예 잠을 자지 말아야겠다, 생각합니다.
너무 일 얘기만 해버렸네요. 마지막으로 보낸 개인적인 시간에는 뭘했는지 궁금한데요?
JB 전 작업했어요.
재미없는 대답이잖아요! 그럼 그냥 개인적인 시간에는 보통 뭘 하냐고 물어볼게요.
JB 그런데 정말이에요. 얼마 전에도 스케줄 때문에 캐나다에서 바로 일본에 갔다가 한국에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바로 작업실로 갔어요. 함께했던 크루 형들과 만나서 같이 춤도 추고…. 아, 연습실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같이 놀긴 했네요.
형이 맨날 이렇게 혼자 작업하러 휙 가버리면 동생으로서 유겸은 섭섭하지 않아요?
유겸 전혀…. 저는 제가 알아서 잘 놀아요. 연습도 하고 작업도 하고, 친구들하고 술 마실 때도 있고. 이제 저도 술 마실 수 있으니까요.
술! 갓세븐에서 술 제일 잘 마시는 멤버는 누구예요?
JB 모르겠어요. 저는 일단 다음 날 머리 아픈 게 싫어서 기분 좋아질 때만 마셔요. 언젠가 진창 마시게 되는 날이 있으려나.
유겸 그러고 보니 다 같이 오늘 끝까지 가보자, 하고 제대로 마셔본 적이 없네요. 정말 누가 제일 잘 마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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