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의 맛

찬 바람이 쌩쌩 부는 11월에는 따뜻한 사케 한잔과 꼬치구이가 생각난다. 꼬치의 종류는 많고 우리는 매번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장안의 유명 꼬치구이집에서 자신 있게 내놓은 꼬치의 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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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단을 걸어 내려가면 슈메이의 넓은 내부가 손님을 맞는다. 2 구운 닭다리살과 파를 꿴 꼬치는 한 개에 4천원.

1 네기마 | 슈메이
슈메이는 가로수길 골목에 있는 일본식 숯불꼬치구이 전문점이다. 메인 홀은 지하에 위치하지만 지상에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슈메이에서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메뉴는 닭의 다리살을 뜻하는 네기마로, 야키도리의 대표 메뉴다. 레몬즙을 뿌려 소금에 살짝 찍어 먹었을 때 가장 맛있다. 숯불에 구워진 살이 담백하면서도 촉촉한데 중간중간 끼워놓은 구운 파를 곁들여 먹으면 식감이 더욱 살아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10길 30-8 문의 02-3446-2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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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키도리 가게임을 알리는 닭 일러스트 간판이 눈에 띈다. 2 겉면만 살짝 구운 닭 안심 꼬치는 두 개에 4천5백원.

2 사사미 | 쿠시무라
<술꾼도시처녀들>이라는 웹툰에도 등장한 적 있는 쿠시무라는 꼬치 전문점이라는 뜻으로, 친구들과 도란도란 술을 마시기 좋은 공간이다. 이곳의 특별 메뉴인 사사미는 닭 안심을 주재료로 하는 꼬치다. 닭 안심에 칼집을 내어 겉만 익히는 방식이다. 속은 신선한 생닭으로 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붙들어 매어도 된다. 타다키를 연상시키는 식감에 와사비를 넣은 특제 간장소스가 맛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3길 13 문의 02-333-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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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닭날개를 구운 후 꼬치에 끼워 제공하는 테바사키는 한 개에 3천5백원. 2 아태원 해밀톤 호텔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고우,

3 테바사키 | 고우
일본 정통 야키도리 전문점 고우의 국내 1호점으로,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우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닭날개 구이를 의미하는 테바사키다. 지방이 적절히 들어 있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의 20퍼센트 정도는 일본인이다. 그만큼 현지의 맛에 가깝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27가길 45 지하 1층 문의 02-794-7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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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던한 분위기의 코지 내부. 양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더욱 넓어 보인다. 2 서로 다른 맛으로 나오는 베이컨 새우 꼬치는 두 개에 7천원.

4 베이컨 새우 꼬치 | 코지
코지는 지난 6월 말 압구정에 새로 문을 연 이자카야다. 베이컨 새우 꼬치는 속이 꽉 찬 새우를 베이컨으로 둘둘 말아 불에 구운 것으로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 하나는 구운 그대로, 다른 하나는 달착지근한 타르 소스를 바른 채로 제공된다. 바삭한 베이컨 속에서 새우가 톡톡 터지는데 왜 맛의 포인트가 식감에 있다고 하는지 단박에 이해가 간다. 닭날개를 구워 다진 고기로 속을 채운 테바교자도 인기 메뉴다.
주소 서울 강남구 논현로163길 13-4 문의 02-517-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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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테이블이 세로로 길게 배치되어 있는 규자카야 모토의 내부. 2 한 접시에 두 개가 나오는 곱창 꼬치는 9천원.


5 곱창 꼬치
| 규자카야 모토
연남동에 위치한 규자카야 모토는 소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이자카야다. 따라서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곱창, 대창, 염통 등 소의 특수 부위로 만든 꼬치를 판다. 곱창 꼬치는 양배추와 함께 제공되는데 쫄깃한 식감의 곱창과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가 입안에서 찰떡궁합을 이룬다. 꼬치에서 나는 숯불 향과 타래 소스의 맛도 놓쳐서는 안 되는 포인트 중 하나다.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 276 문의 070-7677-6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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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재로 꾸민 유다의 외부. 일본의 오래된 이자카야 같은 분위기가 난다. 2 쓰쿠네는 유다가 가장 잘하는 메뉴다. 한 개에 7천원.


6 쓰쿠네
| 유다
이촌종합시장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유다는 마치 숨겨진 아지트처럼 아늑한 장소다. 유다에서 가장 잘하는 꼬치는 햄버거 패티처럼 고기 완자를 잘게 다져서 만드는 쓰쿠네다. 이자카야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꼬치로, 닭의 연골을 함께 갈아 만들기 때문에 식감이 훌륭하다. 파를 송송 썰어 넣은 간장소스에 생달걀을 풀어 꼬치를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완벽한 술 안주가 된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촌로77길 19 이촌종합상가 문의 02-797-9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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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의 세계
꼬치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사케 셋.
1 토미노후우잔 고구마 소주로, 사케에 쓰이는 황누룩으로 빚어 청명한 향기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2 송죽매 도꾸베츠 준마이 일본 5대 청주 회사 중 하나인 송죽매에서 생산하는 사케로 향이 부드럽고 맛이 훌륭하다.
3 온나나카세 준마이 다이긴죠 오무라야 주조장의 최고급 술로 은은한 단맛과 강하지 않은 향이 특징이며 목넘김은 부드럽다. 취하는지도 모르게 마시게 되는 술.

    에디터
    정지원
    포토그래퍼
    Lee Jeong Hoon, Kim Myung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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