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용실 전성시대 <1>
‘ 혼술’, ‘혼밥’으로 대변 되는‘ 나 홀로 문화’는 헤어숍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1인 미용실 역시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개성 있는 1인 미용실이 밀집된 홍대 인근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한 헤어숍을 찾았다.
더 컷
더 컷의 오상윤 원장은 ‘1인 미용실계의 터줏대감’이라 불린다. 1인 미용실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2005년, 상수역 근처에 더 컷을 오픈한 뒤 12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덕분이다. 말수가 적으며 록 음악을 사랑하는 그는 연륜에서 배어나는 실력과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로 오랫동안 손님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오상윤 원장의 플레이 리스트, 시즌마다 작품이 바뀌는 팝업 전시 공간도 더 컷 고유의 매력으로 꼽힌다.
2005년은 ‘1인 미용실’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기다. 1인 미용실을 차리게 된 계기는?
ㅡ 프랜차이즈 헤어숍에 다니다가 숍 오픈 1년 전쯤, 영국으로 유학을 갔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헤어 기술보다도 런던의 참신한 헤어숍에 눈이 가더라. 1인 미용실도 많고, 숍 안에 DJ가 따로 있는 곳도 있고. 그래서 영국에서 돌아온 후 바로 1인 미용실을 차리게 됐다.
1인 미용실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ㅡ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하는 게 장점이다. 디자이너가 즐겁게 일하는 만큼 결과물도 좋다. 고객 입장에서는 숍이 없어지지 않는 한 그 디자이너가 계속 같은 숍에 있는 게 장점이다. 자신과 잘 맞는 디자이너가 평생 머리를 관리해주면 좋지 않은가.
주로 어떤 고객이 방문하나?
ㅡ 10대부터 할머니까지 연령층이 정말 다양하다. 10년 전 홍대 앞 미술 학원을 다니던 중학생 고객은 이제 20대 후반이 되어 결혼 고민을 털어놓는다. 한 고객을 오랫동안 지켜보는 만큼 재미있는 일도 많다.
가장 자신 있게 하는 헤어 스타일링은 무엇인가?
ㅡ 고객이 커트로 변신에 성공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다.
헤어 스타일링 전, 상담은 어떻게 진행하나?
ㅡ 예전에는 열정이 과해 내 욕심대로 머리를 한 적도 많았는데, 이제는 얼굴형과 분위기를 고려하며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에 최대한 맞춘다.
헤어 디자이너로서 본인의 장점은?
ㅡ 편하다는 것? 젊은 디자이너들보다 파격적인 센스는 좀 떨어지지만, 이전보다 고객을 더 편안히 대하는 것 같다.
헤어 그리다
하도인 원장은 각종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헤어쇼와 방송에 출연하며 실력을 쌓은 16년 경력의 미용사다. ‘헤어 그리다’라는 이름은 TV 속 화가를 보고 떠올린 이름으로, 머리카락을 그림처럼 다양하게 그리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 개개인에 잘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을 찾아주는 데서 뿌듯함을 느끼며, ‘얼굴과 두상에 어울리는 커트, 피부색에 잘 어울리는 컬러, 체형과 얼굴형에 잘 어울리는 펌, 누구나 손질이 편한 스타일’을 모토로 삼고 있다.
1인 미용실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ㅡ 워낙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의견도 많아서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잘 못한다. 대형 미용실에서 일할 때는 늘 ‘이 정도면 돼’ 하고 타협하는 게 컸다. 더 재미있게 일을 하고 싶어서 1인 미용실을 차리게 됐다.
1인 미용실의 매력은?
ㅡ 다른 직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고객을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다. 1인 미용실은 인테리어부터 시술까지 모든 곳에 디자이너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주로 어떤 고객이 방문하나?
ㅡ 모발 상태가 좋지 않은 고객이 많다. 딱 보면 답이 나오는 고객보다 답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고객이 많이 온다.
헤어 상담은 어떻게 진행하나?
ㅡ 연예인 사진을 가져오는 고객이 많은데, 사진을 보여주면 느낌 위주로 본다. 사진을 보면 이 사람이 세련된 걸 원하는지, 귀여운 걸 원하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그 느낌을 포착한 다음,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로 절충하는 편이다.
가장 자신 있는 헤어 스타일링은?
ㅡ 주로 고객이 해보지 않은 스타일을 추천하는 편이다. 그 사람의 얼굴형과 두상, 피부색 등을 고려해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을 찾는 편인데, 거울을 함께 보면서 설명을 한다. 얼굴이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헤어 스타일의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
ㅡ 만화를 자주 본다. 만화가들은 캐릭터의 생김새에 맞는 헤어 컬러와 스타일을 참 잘 잡는다. 실제로 똑같이 하긴 힘들지만, 영감을 얻는다.
마스터피스
올해로 3년째 마스터피스를 운영 중인 헤어 디자이너 이영현은 13년 경력의 베테랑 미용사다. 마스터피스라는 상호는 고객의 머리를 명작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미용실 로고 역시 평화를 상징하는 문양에 가위를 그려 넣어 재치 있는 로고를 완성했다. 한때 미술을 공부한 그녀의 취미는 셀프 인테리어. 그래서 마스터피스의 구석구석에는 모두 이영현 원장의 손길이 닿아 있다.
1인 미용실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ㅡ 프랜차이즈 숍에서 일할 때는 손님들과 온전히 소통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고객과 1대1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1인 미용실을 차리게 됐다. 즐기면서 일하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확실히 일하는 게 정말 즐거워졌다.
숍 인테리어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
ㅡ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 특히 베를린을 좋아해서, 인테리어를 할 때 베를린 분위기를 많이 녹이려고 했다.
주로 어떤 고객이 방문하나?
ㅡ 취향이 뚜렷한 고객이 많이 찾아온다. 일부러 간판을 달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알고들 찾아오더라. 연령대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하다. 회사 내 팀원 모두가 우리 숍에 다니는 경우도 있다.
1인 미용실의 장점은?
ㅡ 손님들과 친해지기가 쉽다. 한번 고객이 되면 관계가 굉장히 돈독해져서 거의 단골손님이 된다. 그래서 주로 방문하는 고객도 단골손님 아니면 단골손님이 소개해준 손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다 혼자 하기 때문에 손님들도 편안해하는 것 같다.
가장 자신 있는 헤어 스타일은 무엇인가?
ㅡ 1인 미용실은 혼자 모든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연령의 머리를 만져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독립하기 전에 일부러 아기 머리도 해보고, 아주머니 머리도 해보고, 바버숍에서도 근무했었다. 가장 자신 있는 분야는 커트다. 헤어 스타일에서는 커트가 제일 중요하니까.
헤어 디자이너로서 본인의 장점은?
ㅡ 손이 빠른 편이다. 그래서 그걸 아는 고객들은 급하게 머리를 잘라야 할 때 전화하고 바로 오는 경우도 있다.
서샵
서샵은 머리 잘하는 미용실로 유명하다. 포털 사이트에 ‘홍대 미용실 추천’, ‘홍대 머리 잘하는 곳’, ‘홍대 1인 미용실’을 검색하면 어김없이 서샵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다. 직원은 서형일 원장과 지훈 원장 둘로, 각 디자이너가 고객 한 명씩을 맡아 시술을 진행하는 1대1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서샵이라는 상호는 7년 전 오너 원장 서형일이 자신의 성을 따서 지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테리어는 마치 유럽의 조용한 카페를 떠오르게 한다.
1인 미용실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ㅡ 1997년에 미용 일을 시작했고, 2010년에 서샵을 오픈했다. 4년 전 근처에 미용실을 오픈했을 때만 해도 스태프를 따로 고용했다. 그런데 고객들과 대화를 할수록 고객이 원하는 건 디자이너가 자기만 봐주는 것이더라. 예전부터 예약제로 운영하고 싶은 마음도 있던 터라, 숍을 이사하면서 1인 헤어숍으로 바꾸게 됐다.
‘홍대 1인 미용실’을 검색하면 서샵이 연관 검색어로 쫙 뜨더라.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ㅡ 솔직히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대신 제품은 정말 좋은 걸 쓴다. 펌은 보통 다 알칼리 펌인데 우리는 산성 펌인 콘디 펌을 주로 한다. 산성 펌은 반복적인 시술을 해도 모발 손상이 거의 없다. 그게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1인 미용실의 매력은?
ㅡ 오너 입장에서는 스케줄 조절이 쉽다는 게 장점이다. 손님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예약해서 오면 대기 시간 없이 머리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장 자신 있는 헤어 스타일링은?
ㅡ 앞서 말한 콘디 펌을 주로 한다. 콘디 펌으로 열펌이나 매직 세팅펌을 하면 일반 펌보다 모발 손상도 적고 컬이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
헤어 스타일링을 할 때 꼭 지키는 철학은?
ㅡ 가장 중요한 건 모발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홈 케어도 중요하다. 머릿결이 손상돼 있으면 염색이나 펌을 해도 예쁘지가 않다. 시술을 할 때도 모발 손상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최근의 헤어 트렌드는 뭐라고 생각하나?
ㅡ 컬러 염색이나 옴브레 헤어를 여전히 많이 하지만, 최근에는 톤다운 염색을 많이 하는 편이다. 레이어드 커트도 확실히 강세다.
서샵만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ㅡ 고객이 원하는 걸 최대한 맞춰주는 편이다. 모발 손상이 적으며,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머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
- 에디터
- 김지수
- 포토그래퍼
- Seok Y.Lee, Jang Min 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