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붓질에 새는 세찬 날갯짓을 하며 하늘을 날고, 익살맞은 걸음걸이로 모이를 쫀다. 노랗게 바랜 한국화 속 우리의 새들은 그렇게 생생하게 살아 있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우리의 토속새들을 조선시대의 화조화에서 찾았다. 500여 년 전 한반도를 자유로이 날았던 학과 꿩 그리고 백로처럼, 아름다운 헤어와 메이크업 속으로.
부스스하게 부풀린 거친 머리카락이 매서운 맹금류를 닮았다. 단단하게 땋은 머릿결로 매나 올빼미의 강인한 깃털을 표현했다. 새의 발톱처럼 세 갈래로 날렵하게 그린 아이라인은 슈에무라의 잉크:블랙 라이너를 사용해 그린 것. 마지막으로 나스의 브로우 젤 우랄을 이용해 눈썹에 바스락거리는 건조한 질감을 더했다.
김홍도, 화조도, 수묵채색화, 32.5×23.8cm, 성호기념관 소장
나뭇잎과 줄기, 자신의 털을 뽑아 보금자리를 만드는 새. 자유롭게 솟은 머리카락은 새의 둥지를, 한쪽 눈썹에만 삐쭉빼쭉하게 그린 아이라인은 새의 날개 결을 형상화한다. 선명한 검은 눈썹은 디올의 디올쇼 아트펜 095 캣워크 블랙 컬러를, 자연의 색을 그대로 담은 입술은 로라 메르시에의 익스트림 뉴트럴 아이 팔레트의 핫초콜렛 컬러를 바른 것.
작은 새가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크고 작은 발자국 혹은 자잘한 점으로 가득한 새알의 표면처럼 자연이 남기는 흔적에는 거칠고 소박한 매력이 있다. 새의 꼬리처럼 끝을 날카롭게 살린 눈썹은 샤넬의 린느그라피끄드 샤넬 10 느와르 느와르로 그렸다. 광대뼈 위로 그려진 홍조는 맥의 파우더 블러쉬 피치시를 부드럽게 펴 바른 것.
새의 담대한 날갯짓이 얼굴을 감싼다. 까만 날개 속 흰 속살이 모던하게 어우러지는 까치처럼, 뺨을 덮은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언더라인이 도드라지도록 그렸다. 눈밑과 입술 주변을 채운 새하얀색 라인은 메이크업 포에버의 아쿠아 아이즈 펜슬 14L로 그린 것. 뺨은 입생로랑의 베이비 돌 키스 앤 브러쉬 듀오스틱 4호 프롬 미 투유를 손의 온기를 이용해 녹인 후 부드럽게 물들였다.
신사임당, 노화수금도, 23.6×27.3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새하얀 깃털의 고고한 학과 백로는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다. 가는 다리, 새하얀 날개를 얼굴 위 얇은 선으로 형상화했다. 슈에무라의 페인팅 아이라이너 M블랙을 이용해 속눈썹을 한 가닥씩 섬세하게 그려 풍성하게 만들고, 맥의 브로우 셋 클리어로 눈썹결을 한올한올 세웠다. 하얀색 크림 타입 아이섀도를 스크루 브러시에 묻혀 얼굴 전체에 불규칙한 모양으로 선을 그렸다.
짙은 초록과 파랑, 고동색 사이로 은밀하게 반짝이는 금빛, 은빛의 깃털. 한국의 새들은 열대의 새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고 진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색색의 깃털이 오묘한 색감을 자랑하는 물새나 제비처럼 눈가를 물들였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아이즈 투 킬 콰트로 팔레트 4호 중 고동색 컬러로 눈두덩을 넓게 칠한 다음, 나스의 나이트 아이섀도 나이트 포터로 깊은 음영을 더했다. 붉은 입술은 나스의 어데이셔스 립스틱 리브를 아주 소량만 묻혀 입술 안쪽부터 자연스럽게 퍼진 듯 연출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