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Beautiful <2>
일년의 아쉬움을 덜어내려는 듯, 더욱 화려하게 반짝인다. 반짝이지 못할 곳은 없다. 이번 가을/겨울 컬렉션은 마치 연말만을 기다린 것처럼 일제히 글리터와 시머를 쏟아부었다. 과장된 반짝거림과 은근한 광채가 공존하는 12월.
누구든 날아오르게 만드는 팅커벨의 요정 가루를 닮은 피그먼트 한 통만 있다면 늘 해온 스모키 메이크업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평소보다 더 번진 메이크업을 완성한 후, 눈 꼬리와 언더라인 부근에 피그먼트를 톡톡 두드려 바르기만 하면 된다. 그 효과는 엘리 사브 쇼에서 가장 극적으로 발휘되었는데, 우아하고 고혹적이지만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메이크업이 그야말로 완벽한 파티 메이크업이 된 것. 퇴근 후 파티가 예정되어 있다면 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한편, 나를 단숨에 사로잡은 쇼는 입술산을 날렵하게 그린 후 메탈릭 레드 립스틱을 바른 뒤, 사각형의 레드 크리스털 스톤을 올린 구찌 쇼였다! 쇼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과 판타지를 보여준 이 립 메이크업에서 걱정되는 건 오직 키스뿐. 반짝거리는 데에 있어선 헤어도 예외가 아니다. 아쉬시의 알리 피르자데시는 헤어에 은은한 반짝임을 더할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전했다.“메탈릭한 피그먼트나 파우더를 머리에 뿌리세요. 그리고 조금 털어내면 머리카락에 시머한 톤만 남게 되죠. 그러면 움직일 때마다 매혹적인 빛이 나요.”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자신 없다면 피그먼트를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면 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12월을 겨냥해 시그니처 향수인 Si의 리미티드 퍼퓸을 선보였는데, 미세한 진주 펄 피그먼트가 함유되어 어디든 은은한 반짝임을 더할 수 있다.
쇼마다 찾아오는 글리터와 시머지만, 제각기 다른 질감과 분위기를 내기 위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묘수를 짜낸다. 아크네 스튜디오의 쇼를 맡은 아론 드 메이는 정갈함 속에서 하이라이트 효과와 반짝임을 주기 위해 눈꺼풀에 글로스를 사용했다. 중심부에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시머 섀도를 사용했다. 이세이 미야케 쇼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 다름아닌 모델의 피부 표현으로, 은은한 광채 덕분에 모델이 워킹할 때마다 마치 성탄절 카드 속 천사처럼 보였다. “비결이요? 맥 글리터 리플렛츠를 섞어 발랐어요. 당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광일 거예요.” 이세이 미야케 쇼를 담당했던 알렉스 박스의 설명이다.
이 모든 것이 파티를 위한 것일까? 그러나 파티에 가지 않더라도, 비록 사무실이나 때로 집에서 파자마 차림이더라도 언제나 나 홀로 파티일 수 있다. 바로 글리터 네일이다.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글리터 네일은 언제나 당신에게 다시 속삭이듯 말해줄 것이다. 지금은 2017년의 마지막인 12월이라고. 올해도 잘해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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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허윤선
- 포토그래퍼
- James Cochrane, Lee Jeong 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