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ne Kruger <1>
모델 시절부터 매혹적이었던 눈빛은 그대로다. 톱모델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칸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다이앤 크루거.
다이앤 크루거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트라이베카의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그날 일요일 아침, 오후 예정의 US오픈 결승에 라파엘 나달이 출전했다. “결승 티켓이 있어요. 진짜 신나요! 41세의 다이앤 크루거에게는 약간의 북부 독일어 억양이 남아 있다. 이는 그녀에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인 더 페이드> 속 역할(테러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카티에)과 잘 어울린다. 이제 그녀는 외모뿐 아니라 연기력으로도 인정받는 여배우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두려운가요?
아니요. 사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요. 그게 파티 감독과 함부르크에 있을 때와 다른 점이에요. 그와 함께 있으면 어딜 가나 주목을 받았거든요.
어디에서 어떻게 만났나요?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이었던 2012년에 그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터키의 학대받는 마을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그가 연 파티에 가서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를 만날 목적으로 갔었나요?
맞아요. 전 그의 영화가 항상 흥미롭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이후로 친구가 된 건가요?
우리는 처음부터 친구 같았어요.
파티 감독이 당신을 위해서 <인 더 페이드>의 카티에 역을 쓴 것인가요?
그는 오래전부터 테러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고 실현하는데 10년이 넘게 걸렸어요. 처음 카티에 역으로 고려됐던 캐릭터는 기관차 운전사인 남자였죠. 시간이 흘러 점점 제게 맞는 역할로 발전해나갔어요. 하지만 그가 저를 위해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에요. <인 더 페이드>와 같은,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테러리즘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NSU(신나치주의 세력 민족사회주의지하당)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인가요?
솔직히 NSU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어요. 그럼에도 이 작품의 각본은 저를 매료시켰죠. 테러리스트는 신나치 대원일 수도, 스탈린주의자일 수도, 또는 이슬람교도일 수도 있어요. 이 영화는 가해자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슬픔과 상실에 빠진 생존자들이 어떻게 나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이에요. 언론은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아요. 단지 이라크에서 테러로 80명이 사망했다. 폭탄 테러로 파키스탄의 어린이 30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할 뿐이에요. 우리는 하나하나의 죽음을 의식하지 않는 거죠. 저는 이것이 영화의 모티브라고 생각해요. 이는 결국 슬픔에 관한 영화예요. 그리고 이것이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오스카가 그를 찾았다고 생각해요. 파티 아킨은 아주 독일적인 이야기를 보편적인 이슈로 표현하는 데 능해요. 테러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지역일지라도, 전 세계가 테러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이 영화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거예요.
독일 영화는 처음 찍으신 걸로 아는데요.
네. 함부르크 근처에서 촬영을 했는데, 촬영하는 내내 고향집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 더군다나 파티 감독 팀은 믿기 힘들 정도로 인내심이 강하며 다정했어요. 촬영장에서 그런 따뜻함을 느낀 적이 없어요. 파리나 밴쿠버와는 너무 달랐죠. 저는 독일을 20년 동안 떠나 있었고 영어 또는 불어를 쓰는 작품을 해왔지만 마음은 언제나 독일에 있었어요.
제 이름이 불린 순간은 정말 감격적이었어요. 특히 이번 주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 도중 맨체스터 테러가 발생해 더욱 만감이 교차했어요. 수십 명의 카티에가 영국에서 생겨난 것을 안 후에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기가 어려웠어요.
칸 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죠.
네. 이제 오스카를 기다리고 있어요. 물론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것만도 좋지만요.
칸 영화제 수상 당시는 어땠나요?
영화제에 초대 받아서 파티 감독과 저는 정말 놀랐어요. 우리는 칸에서 처음 서로를 만났고 제 배우 경력도 2003년 칸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시작했거든요. 그런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게 돼 우린 둘 다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무대 위에서 트로피를 받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우린 <인 더 페이드>가 수상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막 칸을 떠나려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영화가 수상했으니 아직 떠나지 마세요”라는 연락을 받았고, 어느 부문에서 수상한 줄 몰라 방에서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제 이름이 불린 순간은 정말 감격적이었죠. 너무 흥분해서 그 순간의 기억이 희미해요. 특히 그 주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 도중 맨체스터 테러가 발생했기에 더욱 만감이 교차했어요. 수십 명의 카티에(주인공)가 영국에서 생겨난 것을 안 후에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기가 어려웠어요.
주제에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이 영화는 <바스터즈>와도 달라요. 또 아주 가까웠던 양아버지가 촬영 중 돌아 가셔서 내내 슬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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