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놓치면 안될 절대 전시 4선

아제딘 알라이아부터 마틴 마르지엘라까지. 패션을 사랑하는 그대들이여, 모여라!

올리비에

OLIVIER THEYSKENS

배우보다 잘 생긴 디자이너 또는 천재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올리비에 테스켄스. 어린 시절 패션 드로잉에 매료되어 패션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1997년 일찍이 자신의 레이블을 열었다가 자금 문제로 접은 경험이 있다(2016년 다시 론칭!). 그러나 당시 마돈나가 그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되었고, 그 뒤로 로샤스, 니나 리치, 띠어리에서 차례대로 아트 디렉터를 역임하며 실력을 쌓았다. 그때 그 시절 사라 제시카 파커, 니콜 키드먼, 제니퍼 애니스톤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그의 단골 고객들이었다고. 이번 전시는 여러 브랜드를 거치며 쌓은 열정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소개의 장이다. 패션뿐 아니라 사진, 영화, 스케치 등 그가 만든 모든 시각적 세계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She Walks in Beauty>
~ 2018년 4월 15일
at 앤트워프 모드 뮤지엄

베르사체

GIANNI VERSACE

생전에 독일과 많은 인연이 있었던(첫 번째 쇼와 전시를 모두 이곳에서!) 지아니 베르사체의 사후 20주년 기념 전시가 베를린 황태자궁에서 열린다. 베르사체 제국을 이끌었던 지아니 베르사체는 메두사의 금빛 머리를 로고로 해 여성이 지닌 화려함과 관능적 이미지를 옷에 투영하고자 했던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다.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자신의 뮤즈였던 여동생 도나텔라 베르사체에게 영감을 받아 성적 매력이 넘치고 자신만만한 힘이 느껴지는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들었다. 회고전에는 마돈나, 엘튼 존, 프린스 등 유명 뮤지션과 나오미 캠벨, 크리스티 털링턴, 클라우디아 쉬퍼 등 당대 런웨이를 주름 잡았던 슈퍼 모델이 착용한 피스들이 전시될 예정(슈퍼 모델이라는 개념도 그가 만든 것!). ‘적은 것은 부족하다’(less is less)라는 독특한 철학을 지녔던 그의 말대로, 다양한 장식성, 도발적이고 대담한 디자인 등을 그의 회고전에서 만나보자.

<지아니 베르사체 회고전>
~ 2018년 4월 14일
at 베를린 황태자궁

마틴-마르지엘라

MARTIN MARGIELA

현재 해체주의를 적당한 선에서 하이 패션과 맞물려 무대에서 재창조하는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뎀나 바잘리아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 이전에 마틴 마르지엘라가 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그만이 오롯이 컬렉션을 지배하던 시절. 파스텔 원피스에 어깨 라인이 처질 정도로 과도하게 큰 글린 체크 재킷을 연출하거나, 스커트를 입지 않고 앞으로 고정하는가 하면, 아예 모델의 눈을 가리거나 얼굴 전체를 가리고 등장시켜 입는 이가 특정인이 아닌 대중이라는 점을 역설하는 무대도 꾸몄다. 릭 오웬스나 뎀나 바잘리아가 시도한 일반인 모델을 런웨이에 내세우는 것 역시 이미 마르지엘라의 실험을 거친 결과물이라 하겠다. 이처럼 관습을 거부하고 다채로운 시도를 계속했던 마르지엘라의 회고전이 파리에서 최초로 개최된다. 1989년부터 2009년까지, 해체주의가 극대화되었던 시기라 더 관심을 모은다.

<마틴 마르지엘라 회고전>
2018년 3월 3일 ~ 2018년 7월 15일
at 파리의사박물관

아제딘-알라디아

0228-0122

AZZEDINE ALAIA

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아제딘 알라이아는 여자의 신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입체적인 패턴으로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던 명인. 완벽주의적인 성향 덕에 커팅, 맞춤, 재봉 등을 직접 숙달하고, 모든 패턴을 꼼꼼하게 작업했다. 패턴이 돋보이는 신 소재를 개발하고, 시장에서 많이 찾지 않는 소재를 찾아 대중에 선보이는 작업은 진정한 쿠튀리에로서 면모를 보여준다. 이 같은 패션 명인의 정신을 기리고자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아제딘 알라이아: 더 쿠튀리에>전을 준비한다. 아제딘 알라이아가 영면하기 전 함께 기획했던 것을 기초로 지난 35년의 결과물 중 그와 그의 큐레이터가 선정한 60개의 작업물이 공개된다. 밀착의 귀재라 불렸던 만큼, 몸에 꼭 맞는 다양한 디자인의 쿠튀르 피스를 보고 싶다면 놓치지 말 것.

<아제딘 알라이아: 더 쿠튀리에>
2018년 5월 10일 ~ 2018년 10월 7일
at 런던 디자인 뮤지엄

    에디터
    김지은
    포토그래퍼
    Courtesy of The Design Museum, Kronprinzenpalais, Palais Galliera, Mode Museum Antwe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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