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차, 수소전기차 넥쏘
차세대 미래에너지는 수소다. 자동차 전문 기자가 수소를 원료로 사용한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차 넥쏘(NEXO)를 타봤다.
일본 애니메이션 <자이언트 로보 ~지구가 정지한 날~>에는 ‘시즈마 드라이브’라는 미래 에너지원이 등장한다. 이 에너지의 특징은 높은 효율, 완전 무해,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작품 내에서는 시즈마 드라이브를 둘러싸고 세계 정보 기구와 악당 집단의 싸움이 펼쳐진다. 현실에서 시즈마 드라이브와 같이 주목 받는 에너지가 있다. 바로 수소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어 거의 무한대로 공급된다. 지구 어디에서도 흔하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화석 연료가 나지 않는 국가에서 특히 관심이 높다.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가 1998년부터 수소차 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15년이 지난 2013년 수소를 사용해 달리는 차를 만들어냈다. 이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넥쏘라는 이름을 가진 2세대 수소차를 선보였다. 넥쏘는 수소차지만 수소 그 자체를 사용하진 않는다. 수소가 산소와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기로 전기모터를 돌려 움직인다. 이 동력 시스템을 가리켜 수소연료전지(HFC)로 부르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차는 수소연료전지차 또는 수소전기차라고 부른다. 수소전기차는 일반적인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인 주행거리를 보완했다. 한 번 충전하면 609㎞를 달릴 수 있으며 여기에 다시 수소를 가득 채우는 데는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넥쏘는 수소 탱크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애초에 공간 활용에 유리한 SUV를 채택했다. 디자인은 역시 미래적이다. 그러면서도 현대차의 SUV 패밀리룩으로 사용하는 컴포지트 램프를 넣었다. 크기는 길이 4671mm, 너비 1859mm, 높이 1630mm, 휠베이스 2789mm로, 동급인 현대차 SUV 투싼보다 근소하게 크다. 공기 저항을 덜 받기 위해 만들어진 바퀴는 디자인이 독특하다. 역시 미래적인 디지털 계기판에는 전기와 마찬가지로 달릴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에서 ‘레디’라는 글자가 표시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즉각 바퀴로 전달되어 특유의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수소 탱크에서 나온 수소가 연료전지 안에서 산소와 만나 전기를 발생하고, 이 전기가 모터를 돌리는 원리를 앞자리에 위치한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속도를 높이면 범퍼 아래쪽의 배출구에서 흰 연기가 많이 나온다. 바로 수증기다. 만약 길에서 만난 수소전기차가 눈에 보일 정도로 흰 연기를 내고 있으면 이 차는 지금 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밖에는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리는 느낌이 같다. 미래를 상징하는 차답게 다양한 안전장치도 눈에 띈다. 먼저 방향지시등을 넣으면 주행하려는 방향의 현재 상황이 계기판에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굳이 사이드미러를 고개 돌려 확인하지 않고 계기판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또 방향지시등을 넣지 않고 차선을 변경할 때 뒤쪽 차의 접근을 자동으로 알려준다.
현대차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를 1만 대 보급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소전기차의 개발은 녹록치 않지만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에디터
- 정지원
- 글
- 박진우( 기자)
- 사진 및 영상
- Courtesy of Hyundai Mot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