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더 예쁜 헤어 엑세서리
곱창밴드부터 주얼 장식의 헤어핀, 바비핀, 헤어 밴드까지. 볼륨 없이 축 처지고 곱슬거리기 일쑤인 여름철 헤어스타일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헤어 액세서리 스타일링 노하우.
덥고 습한 여름엔 어떠한 헤어스타일도 스타일리시해 보이지 않는다. 이때 빛을 발하는 건 바로 헤어 액세서리. 즐거운 건 2018 봄/여름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고 싶은 헤어 액세서리가 가득하다는 사실이다.
한동안 촌스러운 스타일로 치부되던 곱창밴드가 올여름에는 하나쯤은 소장해야 할 잇 아이템이 될 예정이다. 발렌시아가가 2018년 리조트 컬렉션에서 자체 제작한 곱창밴드를 선보였고, 만수르 가브리엘 역시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출시하며 트렌드에 불을 붙인 셈이다. 다만 2018년 곱창밴드 스타일은 가르마를 탄 곧은 생머리를 하나로 곱게 묶은 90년대의 일명 ‘김희선 스타일’과는 분명 다르다. 르네 휘테르 트레이닝 팀의 정성희 부장의 조언에 따르면 무엇보다 정교하게 무심한 스타일로 연출하는 것이 스타일을 결정짓는 관건이라고. “언뜻 매우 손쉬워 보이는 포니테일 스타일은 사실 가장 공을 들여야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답니다. 블로우 드라이와 웨이브, 잔머리 손질이 들어간 스타일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죠.” 이때 마치 헝클어진 것처럼 머리카락을 한두 가닥씩 꼬리빗이나 손가락으로 살짝 빼는 것이 포인트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머리에 볼륨감을 부여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베르사체와 돌체앤가바나, 로다테 쇼에서 포착된 반짝반짝 빛나는 큐빅과 비즈, 진주 등을 장식한 헤어핀도 주목해보자. 특히 시몬 로샤 쇼의 헤어스타일링을 맡은 제임스 페시스는 풍성한 컬리 헤어의 모델에 볼드한 주얼 헤어핀을 스타일링해 빈티지한 로맨틱 무드를 극대화했다. 반면 J.W. 앤더슨이나 브로그나노 쇼에서는 일명 ‘실핀’이라 불리는 바비핀을 활용해 보다 간결하고 청순한 느낌으로 연출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헤어핀의 특징은 한 끗 차이로 스타일이 판가름 난다는 점이다. 에이바이봄의 강다현 이사는 헤어핀을 꽂을 때는 위치가 생명이라고 강조한다. “얼굴형과 가르마 방향, 모발의 텍스처, 그리고 그날의 의상까지 모든 면모를 꼼꼼하게 따져서 완벽한 위치를 찾아내야 하죠.” 이때 정수리에 가까울수록 소녀스럽고 앳된 느낌으로, 관자놀이에 가까울수록 세련된 느낌으로 표현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한다. 반면 바비핀을 보다 자연스럽고 무심한 느낌으로 연출하고 싶다면, 이번 시즌 프라다 쇼에서 귀도 팔라우가 선보인 룩을 참고하자. 흐트러진 앞머리가 보이시한 매력을 전하는 포니테일 스타일을 연출했는데,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머리 옆쪽에 찔러 넣은 바비핀이라는 사실. “헤어 질감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묶기 전에 모발 전체에 왁스를 발라두었지요. 그런 다음 머리 사이사이에 핀을 꽂고, 구레나룻과 머리 옆부분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자연스럽게 빼내면 일명 ‘닳은 포니테일 스타일’이 완성된답니다.”
땀으로 범벅된 얼굴에 머리카락이 닿는 것이 질색인 사람들에게 가장 유용한 아이템은 헤어밴드다. 올여름에는 로맨틱한 느낌을 연출하는 돌체앤가바나 쇼의 주얼 장식 헤어밴드부터 구찌 쇼처럼 스카프를 활용한 이국적인 헤어밴드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헤어밴드를 만날 수 있다. “넓은 엘라스틱 밴드 역시 깔끔하게 묶어 올린 머리에도, 자연스럽게 풀어 내린 머리에도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죠.” 리파이너리 윤호 원장의 말처럼 엘라스틱 밴드는 깔끔하게 묶어 올린 머리에는 스포티한 느낌을, 자연스럽게 풀어 내린 머리에는 펑키한 느낌을 연출하기에 좋다. 미우미우 쇼의 모델들 역시 포니테일로 묶은 다음, 엘라스틱 밴드를 이용해 헤어 라인을 말끔하게 정리해 넘겼는데, 이때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정수리 부분의 볼륨감을 살린 것. 덕분에 자칫 피트니스 센터 스타일로 전략하기 십상인 스타일이 글래머러스하게 완성될 수 있었다.
이쯤 되면 다양한 런웨이 헤어 액세서리 스타일링을 통해서 기억해야 할 점은 단 하나다. 올여름 취향에 맞게 골라 사용할 수 있는 헤어 액세서리는 충분하다는 것. 다만 사소한 디테일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스타일링의 포인트다. 자, 이제 화장대 서랍 안을 뒤져 그동안 묵혀뒀던 헤어 액세서리를 꺼내보자. 볼륨 없이 축 처지고 곱슬거리기 일쑤인 여름철 헤어스타일에 단비 같은 활기를 불어넣어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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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서혜원
- 포토그래퍼
- James Cochrane, Cho Hee 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