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의 완전체,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러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러닝화가 있다? 러닝화는 사격에서의 총, 경륜의 자전거처럼 러닝을 완전하게 만드는 단 하나의 장비이자 도구다. 그만큼 선택할 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 그런데 놀랍게도 엘리우드 킵초게, 셜레인 플레너건, 오사코 스구루와 유타 시타라까지 월드 클래스 러너들의 취향을 동시에 저격한 러닝화가 나타났다는 사실!
엘리트 선수 엘리우드 킵초게는 이 신발을 신고 뛴 테스트 러닝에서 자신의 40K 개인 기록을 경신했다. “놀랍도록 가벼워요. 그리고 부드러운 폼 덕분에 근육이 매우 빨리 회복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제 대회에서 나는 듯이 달릴 수 있도록 도와줘요.” 이토록 극찬을 받은 신발의 정체는 8월 2일 출시를 앞둔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 이 러닝화를 <얼루어> 에디터가 조금 먼저 직접 만나봤다.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의 첫인상은 ‘날렵해 보인다’는 거였다. 신발의 혀에서 앞코의 끝까지, 두툼한 직선으로 떨어지는 강렬한 컬러가 경쾌하고 스피디한 인상을 주었다. 나이키 기술력의 집약체라니 가볍고 편안할 거라고 기대는 했지만, 신발에 발을 담자 마자 기대 따위는 가볍게 뛰어넘는 놀라운 편안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인데요!”
이런 착화감의 구현을 가능케 한 건 바로 나이키 줌X 폼. 나이키 줌X 폼은 무게가 일반 러닝화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의 놀라운 가벼움을 자랑하지만 반발력은 85%에 달할 정도로 높다. 밑창이 이렇다 보니 다리에서 나온 폭발적인 힘이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바닥까지 전해지는 것. 동시에 아웃솔에 적용된 작은 와플 모양 피스톤이 무릎이나 발목에 생기는 충격은 흡수하고 미끄러짐도 예방한다. 스프링처럼 통통 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탄력 있는 신발은 실제로 몸이 민첩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무릎이나 다리에 통증이 쉽게 오는데 나이키 줌 페가수스 터보는 적당한 탄성과 경도의 밑창을 적용해 발걸음은 가볍게 하고 통증 걱정까지 줄였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변형이 쉽고 움직임이 편안한 싱글레이어 메쉬 소재. 깃털처럼 가벼운 메쉬 소재로 전체를 감싸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도 답답함을 없앴다. 오히려 날렵하게 보이는 실루엣에 비해 발 볼은 넉넉한 편. 발바닥 전체에 촘촘히 쪼개진 관절형 구조를 적용해 움직임의 범위를 넓혀 쭈그려 앉거나 스트레칭을 할 때도 가볍게 구부러진다. 또 뒤꿈치가 1센티정도 뾰족하게 올라오는 모양은 디자인적인 요소일 뿐 아니라 아킬레스의 하중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 주행에 거슬리지 않도록 바깥쪽으로 꺾이도록 디자인하는 세심한 배려도 담겼다.
야경을 감상하며 강변을 따라 느긋하게 러닝을 하는 내내 의지와 상관없이 발이 저절로 굴려지듯 편안함을 느꼈다. 트레드밀 위에서 3분 30초의 페이스로 빠르게 뛰었을 때도 거추장스럽다거나 발이 답답하다는 느낌, 혹은 다리가 무겁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평소 조금만 과하게 뛰면 오른쪽 발등과 발목, 왼쪽 무릎에 통증이 전해지는데 이틀간의 밤샘 후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무리했는데도 불구하고 다리가 너무 아무렇지 않아서 스스로도 놀랐다. 얇은 갑피가 발을 섬세하게 감싸줘 신고 오랜 시간이 지나 발이 부어도 신발이 끼거나 답답하지 않은 것도 좋았다. 예쁜데 가볍고, 편안한 데다 속도 향상에까지 도움을 준다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특정 퍼포먼스에 뛰어난 신발은 많지만, 이처럼 전반적인 만족감을 주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는 드물다. 아쉬운 점이 하나도 없는 인생 러닝화를 여기서 발견했다고 감히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다.
- 에디터
- 송명경
- 포토그래퍼
- Photography courtesy of N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