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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이 남긴 것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이 말했다. 청중들은 주먹을 불끈 쥔 채 그의 입만 바라보았다. 어서 그 꿈을 이야기해달라고. 그 꿈속으로 우리를 데려가달라고. 마침내 마틴 루터 킹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 안 할래요.” 갈길 잃은 청중들의 두 주먹은 어떻게든 휘둘러져야 했다. 그것이 값비싼 65인치 텔레비전이라고 해도.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마지막 회를 본 이들의 심정은 이와 다르지 않았다. 작가는 자신에게 꿈이 있다며 시청자를 초대했다. 그 말에 의하면 이 드라마에는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했다. 기술적 설정의 어설픔은 차치해두자. 렌즈를 낀 것뿐인데 감각이 느껴진다든지, 게임 레벨이 오른다고 실제 신체 능력이 올라간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그런 허점이 있더라도 일찍이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세상을 보여준다면, 드라마의 미덕 중 하나는 채워지는 셈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꿈에 대해 말했다면 뒤에는 그 스토리에 대해 말해야 한다. 하지만 작가는 결국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실체가 사라진 꿈의 드라마. 이제 그곳에 남은 것을 보자. 거기에는 낡은 영웅서사와 주인공의 일기장만 있다. 우리는 그걸 보는데 16부의 시간을 허비했다. 그 과정에서 이름뿐인 여자 주인공은 정해진 대사만 반복하며 허무하게 소비됐다. 조연이라고 나을 것은 없다. 그들은 진우가 레벨업을 하기 위한 몬스터에 불과했다. 그들은 멍청했고, 항상 뒤늦게 깨달았다. 심지어 게임의 창조주인 세주마저 “나는 모르겠어”라는 말만 반복한다. 그 결과, 캐릭터들은 서로 붙지 않고, 풀어야 할 사건과 갈등은 앞서 말한 설정의 어설픔처럼 스스로 차치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빈 드라마를 채우려 혼자 사건을 맞닥뜨리고, 혼자 계시받은 듯 갑자기 문제를 해결한다. 딱히 어려울 것은 없었다. ‘내레이션’이라는 그들만의 고레벨 무기가 있었으니까.

우리가 보고 싶었던 건 이게 아니다.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지금껏 본 적 없던 설정을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그 세계관 속에 어쩌면 미래의 우리가 마주할 삶을 시뮬레이션해보고 싶었다. 그게 어렵다면 기존 드라마처럼 게임 속에서 두 주인공이 사랑을 나누는 것이라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알함브라 궁전’에 남은 것은 궁금하지도 않은 지하 감옥뿐이었다. – 글 최동민(<작가를 짓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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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의 귀환

지난해, ‘칼퇴’를 부른 예능이 시즌 2로 돌아온다. 강호동이 이끄는 <강식당>과 <대탈출>, 유재석이 이끄는 <미추리 8-1000>과 <범인은 바로 너!>다. 톱 MC들이 이끄는 새 시즌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강식당은 피오를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으로 투입했다. 반면 <대탈출>은 2월 첫 촬영이 시작됐지만 아직 출연 멤버는 공개 전이다. <미추리 8-1000> 역시 제니 대신 스페셜 멤버가 자리를 채운다고. <범인은 바로 너!>에는 이광수 대신 이승기가 출연해 기존 멤버들과 새로운 케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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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캐슬의 아이들은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아이들은 이제 어디서 볼 수 있을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들은 모두 빠르게 차기작을 택했다. 배우 김보라는 <귀신데렐라>에서 귀신과 소통하는 웹툰 작가로 열연할 예정. ‘우주’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찬희는 청춘들의 로맨스를 그릴 웹드라마 <네 맛대로 하는 연애>에 캐스팅되어 연하남의 매력을 뽐낸다. 쌍둥이 역할을 맡았던 김동희와 조병규는 각각 웹드라마 <에이틴2>와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에 출연한다. 잘 만든 드라마 하나, 서울대 의대가 부럽지 않다. 에디터


NEW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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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
아무리 여행 프로그램이 지겹다지만, 이 배우들의 조합이라면 다르다. <꽃보다 청춘>에서 ‘프로여행러’의 모습을 보여준 류준열과 이제훈의 배낭여행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첫 방송 2월 21일 방송사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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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믿고 보는 OCN의 새 형사물. 불량 형사 강필성과 강한 영적 기운을 가진 홍서정이 사람의 몸에 빙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악한 영혼을 쫓는 다는 줄거리. 주연은 배우 송새벽과 고준희가 맡았다. 첫 방송 3월 6일 방송사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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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판결이 확정되면 다시 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가려진 진실을 좇는 이들의 법정 이야기. 배우 준호와 유재명의 호흡이 기대된다. 매주 주말 밤 방송. 첫 방송 3월 23일 방송사 tvN

    에디터
    황보선
    포토그래퍼
    COURTESY OF TVN, JTBC,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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