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식단 섭취 전 알아둬야할 것들
단백질은 몸의 기초 구성 요소이며, 아미노산 역시 그 자체로 ‘생명의 알파벳’이다. 이러한 이유로 단백질 가득한 요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면, 혹은 프로테인 파우더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숙고하면 좋을 것들.
동물성 VS 식물성
생물 수업 시간을 떠올리며 심기일전, ‘탄탄한 몸을 만들기 위해 오늘부터 곡기를 끊고 닭가슴살과 삶은 달걀을 주식으로 전환’하겠노라 선언하는 것이 옳을까? 유감스럽지만 단백질을 먹는 행위가 곧 새로운 단백질의 탄생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단백질 음식을 먹으면 위산이나 효소가 이를 분해해 작은 아미노산을 만들고, 그것들이 다시 조립되어 단백질이 된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양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느냐보다는 몸속에서 얼마나 독성 없이 분해돼 효율적으로 활용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다.
그런 면에서 식물성 단백질은 ‘풀떼기’라 호도하기엔 썩 괜찮은 아미노산 공급원이다. 몸에서 스스로 합성할 수 있는 단백질 외,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의 수치만 비교해도 식물성 단백질은 안전하게 합격점이다(아스파라거스 330g, 브로콜리 338g, 달걀 238g, 소고기 276g). <어느 채식 의사의 고백>의 저자 존 맥두걸 박사는 “인간은 식물성 음식에서 단백질 사슬을 완벽하게 구성할 수 있는 아미노산을 모두 합성할 수 있다는 연구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이 식물성 음식은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한다. 에너지로 바로 사용할 수도 없고 식이섬유도 거의 없으며 소화 과정에서 간과 신장에 무리를 주는 고기를 단백질의 절대 공급원으로 추앙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거다. 평균적으로 70세를 사는 동안 동물성 단백질을 소화하느라 신장 기능의 1/4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니 고기를 지나치게 먹는 것은 노화를 자초하는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렇다고 모두 함께 채식주의자가 되자는 뜻이 아니다. 맹신을 경계하자는 호소다.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의 신선한 재료로 꾸려진 식탁을 유지하고 있다면 ‘고기, 고기’ 노래를 부를 필요가 전혀 없다. 육즙과 육질이 주는 풍미를 포기할 수 없다고? 소화 과정에 엄청난 에너지를 써야 하므로 되도록 저녁에, 자연에서 키운 방목 닭고기와 소고기를 섭취하도록.
과유불급
피부 재생 등 몸의 다양한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3g, 그리고 각종 생리학적 필요를 위해 20~30g.인간은 새로운 세포를 만들거나 호르몬을 합성하고 신체 조직을 수리하기 위해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 WHO와 정부가 권장하는 1일 성인 남녀 단백질 요구량은 40~60g 정도.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단백질 1일 섭취량은 약 73g으로 이미 충분하다.
몸에 좋은 것을 좀 더 먹는 게 문제가 되겠냐고? 몸속에서 산화된 지방과 탄수화물은 단순한 기체 상태로 쉽고 빠르게 배출되는 데 반해, 단백질이 산화될 때 발생하는 질소 물질은 신장을 통해서 처리해야 하고 완전히 분해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신장에서 분해하지 못한 이런 질소성 단백질은 혈관을 부유하면서 몸에 해를 끼친다. 과유불급. 단백질에 딱 어울리는 말 아닌가?
GMO 프리 식물 단백질, 저자극 피 프로테인, 초코맛, 녹차맛, 바닐라 맛….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 보충제들 역시 운동하는 여자, 자기 관리하는 여자의 라이프스타일 필수품처럼 여겨지지만 진짜 자신을 사랑하며 건강한 식탁을 유지하고 있다면 필요 없는 항목이다.
곡물의 단백질
기억해야 할 한 가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식자재는 복수의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다. 단지 그 비율이 다를 뿐이다. 감자, 고구마, 현미, 귀리, 오트밀 등 ‘탄수화물’군으로 뭉뚱그려 분류해버린 곡물과 구황작물에도 단백질은 있다. 탄수화물은 움직이면 움직이는 만큼 버닝되어 사라지는 에너지 공급원이니 과식하지만 않으면, 그리고 정제되지 않은 곡식을 먹고 있다면 건강하고 질 좋은 단백질을 함께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살찌는 곡식’이라는 오명은 잊어주길. 경계해야 할 것은 곡식 그 자체가 아니라 함께 섭취한 반찬의 종류와 소스일 테니까.
프로테인 충만한 간식
가공 탄수화물은 맛있는 간식이지만 살을 찌우고 건강을 해친다. “허기와 궁금한 입을 달래줄 소량의 단백질 간식은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죠.” 예당 한약국 변유영 한약사가 강추하는 것은 오징어나 문어 같은 연체동물. “특히 오징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포만감을 줘요.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좋죠.” 번데기도 저지방 고단백 추천 식품 중 하나. 달달한 씹을 거리를 찾아 방황 중이라면 정제된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통밀 빵이나 식사용 발효 빵에 소량의 땅콩버터를 발라 먹는 것도 좋다.
‘하이 프로테인 푸드’의 함정
‘단백질’로 구글링 좀 해봤다 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번씩 마주쳤을 ‘하이 프로테인 푸드’, 땅콩버터, 요거트 그리고 치즈. 이들 음식에 단백질이 풍부한 것은 팩트다. 하지만 땅콩버터에는 그만큼 지방도 많고, 요거트와 치즈 같은 유제품은 사람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피검사를 통한 푸드 테스트를 진행해보면, 달걀과 우유 그리고 유제품을 먹지 않는 사람들 중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더클리닉 김명신 원장의 귀띔이다. 완전 식품, 단백질의 보고라 불리는 음식이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거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의 저자 하비 다이아몬드는 유제품은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정 못 참겠다면 소량, 양념처럼 즐기는 것에 만족하라고 조언한다. “아주 잘게 썰어 순수한 야채 샐러드와 함께 섭취하는 형태로 말이죠”.